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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나온 가족들로 북적이는 수원 정자시장

마트 휴무일 겹쳐 전통시장 찾는 발길 늘어

등록|2015.08.11 14:33 수정|2015.08.11 14:33

▲ 가족 단위 고객들로 북적이는 정자시장 ⓒ 김민규


지난 9일 저녁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수원 정자시장은 평소 주말보다 더 북적였다. 해는 완전히 져 어두워지기 시작했지만 점포마다 조명을 환하게 켜 낮 시간처럼 밝았다. 이날 정자시장이 평소 일요일 저녁 시간대 보다 훨씬 인파로 북적인 이유는 무더운 날씨 때문이다. 대개 일요일에는 오후 시간이 가장 붐볐는데, 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저녁 시간에 시장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정자시장을 찾은 사람들 중에는 가족 단위가 많았다. 일요일은 멀리 나들이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낮에는 더워 집 밖에 돌아다니기 어렵고 그렇다고 주말을 이렇게 보내려고 하니 아쉬운 것이다. 이런 경우 전통시장 만큼 가족 나들이 하기 좋은 곳은 없다. 특히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일요일 저녁은 시장 나들이하기 좋다.

대형마트 휴무에 전통시장은 '함박웃음'

▲ 대형마트 휴무로 활기찬 시장 내 슈퍼 ⓒ 김민규


수원시내 대다수 대형마트는 이날 쉬었다. 수원시내 대형마트는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에 쉰다. 이는 중소상인들을 보호해 상생하고 대형마트 근로자에게도 휴무 여건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대형마트 휴무일 시행 초기에는 일부 혼란도 있었고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금은 대형마트 휴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된 것으로 평가된다.

대형마트 휴무일로 전통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장 안에 있는 중소형 슈퍼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정자동에 사는 한 주부는 "시장은 불편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어 마트만 이용해왔다"며 "휴무일로 어쩔 수 없이 시장에 갔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생각보다 깨끗해 매일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휴무일이 일요일이라 일부 시장 상인들은 휴무일을 바꿨다. 정자시장 한 젓갈집은 원래 휴무일이 일요일이었지만 월요일로 변경했다.

체험형 쇼핑이 전통시장의 최대 장점

▲ 시장의 한 점포에서 물건을 고르는 고객들 ⓒ 김민규


정자시장을 비롯해 대다수 전통시장이 마트나 쇼핑몰에 비해 쇼핑환경이 뒤지는 것은 사실이다. 체인화 된 마트나 쇼핑몰이 특정기간에 폭탄세일이라도 실시하면 전통시장의 주무기라 할 수 있는 가격도 무력화될 수 있다. 전통시장은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만 있는 곳이 아니다. 바로 직접 보고 만지고 가격에 자신의 의사를 반영시킬 수 있는 체험형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최근에는 많은 점포들이 진열된 상품에 가격표를 부착하고 있다. 가격표가 없어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그때 그때마다 다른 고무줄 가격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많은 점포들이 현대화하는 과정에 가격표를 부착하기 시작했다. 가격표를 부착했지만 여전히 많은 점포에서는 가격을 흥정할 수 있다. 경력이 많은 주부는 가격을 쉽게 흥정한다. 굳이 가격 흥정을 말하지 않아도 많은 점포들, 특히 채소가게에서는 미안할 정도로 많은 덤을 봉투에 담아 준다.

정자시장은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변신을 하고 있다. 난잡하던 간판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정기적으로 할인행사, 시장 축제를 하고 있다. 시장 내 거의 모든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 상품권도 시장 이용에 편리한 장점이다.

더운 여름, 가족들과 전통시장으로 나들이를 한다면 양 손에는 두둑한 물건이 들려 있을 것이고 가족들 입가에는 미소가 만연한 좋은 시간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e수원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의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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