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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갤럭시 S5·S6 해킹 불가"... 해킹 의혹 물타기?

국회 정보위에 관련자료 제출... 야당 의원들 '물타기' 의심

등록|2015.08.13 11:56 수정|2015.08.13 11:56
국가정보원이 지난 201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은 안드로이드 OS(운영체계)와 Windows(PC용)에서 비교적 강력한 성능을 보인 반면, 버전7 이상의 iOS 기기(아이폰)에서는 매우 제한적으로 작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관련기사 : 국정원 해킹, 아이폰에서 왜 무용지물일까).

그런 가운데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삼성 갤럭시 S5·S6과 아이폰은 해킹이 불가능하다"라고 밝혔다.

13일자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RCS 현황'이라는 자료에서 "최신 스마트폰은 해킹이 불가능하다"라며 해킹 프로그램(RCS)으로 해킹할 수 없는 핸드폰 기종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S5·S6과 아이폰을 적시했다.

국정원은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새로 출시될 때마다 이탈리아 해킹팀에 해킹을 의뢰해왔다. 특히 해킹팀은 자살한 국정원 간부 임아무개씨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4.0부터 4.3까지 원격으로 익스플로이트(exploit·해킹)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삼성 갤럭시 S5부터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4 이상을 쓰기 때문에 갤럭시 S5부터는 해킹이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근거로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삼성 갤럭시 S5·S6과 아이폰은 해킹이 불가능하다"라고 밝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정원은 그동안 두 차례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해킹이 불가능한 휴대폰 기종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인 한 야당 의원은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 회의에서 해킹이 불가능한 기종으로 삼성 갤럭시 등을 언급한 적이 전혀 없다"라며 "국정원이 'RCS 현황'이라는 자료를 제출한지도 몰랐다"라고 전했다. 

그런 점에서 국정원이 뒤늦게 "삼성 갤럭시 S5·S6과 아이폰은 해킹이 불가능하다"라고 밝힌 것을 두고는 "해킹 의혹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또다른 야당 의원은 "국정원은 자기에게 유리한 자료를 여당 의원들에게 주고 언론을 통해 이를 공개해왔다"라며 "이번에 '삼성 갤럭시 S5·S6과 아이폰은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도 해킹 의혹을 물타기 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사용자의 잦은 (핸드폰) 단말기 교체와 보안 강화에 따라 실제 성능은 미흡하다"라고 밝힌 점도 논란거리다.

국정원은 지난 달 14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것은 연구개발용이어서 국내인을 대상으로 해킹할 수도 없고 오직 북한 공작 대상자들을 상대로 실험하고 있다"라고 민간인(내국인) 사찰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국정원이 언급한 "사용자의 잦은 (핸드폰) 단말기 교체"라는 대목은 국내 핸드폰 시장의 특징을 기술한 것이어서 국정원의 해킹 대상에 내국인이 포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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