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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축소' 울산 동구의회, 관광성 해외연수 논란

새누리당 의원만 6일간 대만·홍콩 방문... 동구주민회 "철회하라"

등록|2015.08.13 17:43 수정|2015.08.13 17:43
울산 동구의회가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일정으로 홍콩과 대만 해외연수를 추진하자 동구주민회가 "주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졸속 추진의 관광성 해외연수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동구의회는 이번 해외연수가 "역량 강화와 외국의 우수사례를 둘러보고 의정활동을 위한 기초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동구실정에 맞는 발전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구주민회는 이번 해외연수 주요 방문지가 대만의 태노각 협곡과 용산사, 홍콩의 1881헤르티지 등으로 해외 관광객이 주로 찾는 곳인데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등으로 어려워진 지역경제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이의를 제기했다.

동구주민회는 13일 오전 11시 동구청 출입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방문지에 외국 관광객이 들어차 있는 사진을 제시하며 "관광성 해외연수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야당의원 빠진 동구의회 해외연수

이번 연수에는 전체 동구의회 8명 의원 중 야당(무소속 2명 포함)의원 3명이 불참하고 5명의 새누리당 의원들만 떠난다. 동구주민회가 반쪽자리 연수라는 지적을 내놓은 이유다.

특히 동구의회 여당의원들은 지난해 의회 구성 때 의장단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내분을 일으켜 논란이 일었고, 이후 새누리당 동구청장이 주민 의사와 반하는 무상급식 축소 등을 강행할 때 야당의원과 달리 이에 동조해 단독 처리한 장본인들이다(관련기사 : 무상급식 축소 자랑하는 울산 정치인들, 대체 뭐지?).

해외연수의 졸속추진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동구의회는 지난 7월 중순 동구주민회에 보낸 공문에서 "해외연수의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답변을 보냈다. 하지만 동구의회는 얼마 뒤인 7월 27일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를 열고 방문지를 대만과 홍콩으로 최종 확정했다. 주민회가 이번 해외연수가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한 이유다.

동구주민회는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일사천리로 추진된 연수준비 과정을 보면 과연 내실있는 연수준비였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며 "또한, 야당의원들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해외연수를 추진하는 것은 이번 연수가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해외연수 목적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방문기관은 대부분 연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관광성이라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며 "지역발전을 위한 선진사례와 활용방안 연구라는 여행목적은 시급하면서도 중요한 지역현안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동구주민회는 "더 우려스러운 것은 여행목적에 따른 방문기관의 대부분이 벤치마킹과는 거리가 먼 관광지로 알려진 곳"이라며 "대만 및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주로 둘러보는 곳이라면 해외연수와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으며, 오히려 국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이치에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구의회 1년 평가에서도 "주민에 실망만 안겼다" 지적 나와

한편 동구의회는 주민회가 모니터링 한 지난 1년간의 의정활동에서도 강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동구주민회는 지난 7월 6일 기자회견에서 "동구의회가 갈등과 대립의 연속,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의회상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관련기사 : 새누리당이 장악한 구·군 행정과 의정, 1년 성적은?).

당시 동구주민회는 "동구의회 민선 6기 출범은 의장단 선거를 둘러싼 파행으로 시작돼 이를 둘러싼 잡음이 가라앉기도 전에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편성을 둘러싼 마찰과 대립으로 격화되기에 이르렀다"며 "지난 1년동안 갈등과 대립의 동구의회는 주민에게 새로운 기대와 희망을 선사하기보다 실망만을 안겨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평한 바 있다.

또한 구군 주민회의 모임으로 상급단체인 울산풀뿌리주민연대도 최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구·군의회 해외연수는 시급하면서도 중요한 지역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주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해외연수여야 한다"며 "그렇다하더라도 목적과 목표에 맞는 코스와 일정, 내용으로 이루어지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동구주민회 이성규 대표는 "상급단체가 밝힌 해외연수 경비환수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며 "주민선전전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동구의회 해외연수를 바로 잡아나가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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