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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독립 열람실' 없는 도서관 정책 사실상 포기?

올해 연말까지 광교홍재도서관에 별도 열람실 마련하기로

등록|2015.08.18 13:35 수정|2015.08.18 13:35
신설 도서관에 독립된 열람실을 설치 않았던 경기도 수원시가 열람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17일 확인 결과, 수원시는 연말까지 광교홍재도서관에 열람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광교홍재도서관에는 열람실이 별도로 설치되지 않고 자료실과 통합된 형태로 있어 학습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민원이 다수 발생했다. 이에 도서관 이용자들은 열람실을 분리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광교홍재도서관 독립 열람실 설치 소식에 이용자들은 물론 많은 광교신도시 입주민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던 김아무개(26)씨는 "자료실에서 책을 읽으려고 해도 공부하는 사람들로 가득해 불편했다"며 "자료실과 분리된 열람실이 설치되면 자료실에서 책을 읽기에도 편해질 것 같다"고 반겼다. 도서관 인근에 거주하는 한 주민도 "도서관 주변은 경기대학교를 비롯해 아파트 단지로 학생이 많다"며 "열람실이 이른 시일 내에 설치되어 학생들의 학습 환경도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광교만 열람실 설치... 지역차별 논란 일어

'열공의 물결' 도서관 열람실신설 도서관에 열람실 설치 불가를 고수했던 수원시가 광교홍재도서관에 열람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에 다른 지역 주민들도 도서관에 열람실을 설치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 김민규


광교홍재도서관에 열람실이 설치되는 것이 확정돼 도서관 이용객들은 한층 편리해질 전망이지만, 다른 곳에서 갈등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수원시가 광교홍재도서관에만 열람실을 설치하고, 열람실이 없는 다른 도서관에는 설치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날 수원시청 홈페이지에도 "광교에만 열람실을 설치하고 다른 지역은 불가하다는 것은 구도심 주민들 차별하는 것"이라는 민원 글이 쇄도했다.

2만20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네이버 카페 '수도권의 중심 수원' 게시판에도 광교홍재도서관 열람실 설치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정 도서관에만 열람실을 설치하겠다는 수원시의 발표에 또 다른 지역갈등이 벌어질 조짐이 일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잇따른 도서관 신설... 내실은 없다는 평가

수원시는 '인문학의 도시'를 비전으로 내세워 잇따라 도서관을 개관하고 있다. 지난해 광교홍재, 호매실도서관 개관을 비롯해 올해 7월에는 일월도서관이 개관했다. 도서관 확대는 대다수 수원시민에게 호응을 얻고 있지만, 일부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도서관이 신설됐지만 이를 관리하는 행정력은 뒤따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수원시에 도서관 5개가 개관하면서 기존 도서관의 휴관일이 월 1회에서 2회로 확대됐다. 신설도서관의 경우 주 1회 휴관한다. 기존 도서관 이용자들의 경우 잇따른 도서관 개관으로 개방시간이 축소돼 오히려 질적으로 후퇴했다는 평가가 많다.

신설 도서관 자체에 실망했다는 평가도 많다. 구운동에 사는 최아무개(31)씨는 "동네에 일월도서관에 생긴다고 기대했지만, 곧 실망했다"며 "열람실이 없는 것은 물론 도서관이 너무 작고 읽을 만한 책도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도서관 주차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독립 열람실' 없는 수원시 도서관 정책은 호되게 비판을 받고 있다. '인문학의 도시'를 표방했던 수원시가 기존 정책을 고수할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한발 물러설지 수원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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