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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찰, 불심검문 후 문제 없으면 바로 사과키로

노샘프턴셔 경찰, 새 불심검문 지침 마련

등록|2015.08.19 08:35 수정|2015.08.19 08:35

▲ 영국 노샘프턴셔 경찰의 새 불심검문 지침을 보도하는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영국 중부의 노샘프턴셔 경찰이 앞으로 시민을 불심검문한 뒤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곧바로 사과하기로 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각) 노샘프턴셔 카운티 경찰의 애덤 시몬즈 국장은 모든 경찰관에게 길거리에서 시민을 불심검문해서 문제가 없다면 그 자리에서 사과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노샘프턴셔 경찰은 흑인과 아시아인이 경찰의 불심검문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관행이 있다는 비판과 경찰의 권한 남용 논란이 확산되자 이 같은 지침을 마련해 일선 경찰관에게 배포했다.

최근 테레사 메이 영국 내무부 장관이 경찰의 인종차별적 불심검문 관행을 고치지 않으면 입법을 통해 검문 권한을 제한하겠다고 압박하자 노샘프턴셔 경찰이 가장 먼저 개혁에 나선 것이다.

노샘프턴셔 경찰의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 시민들의 49%가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심검문을 한다고 응답했고, 경찰이 시민을 정중하게 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도 41%에 달하는 등 경찰에 대한 깊은 불신을 나타냈다.

시몬즈 국장은 "누군가 아무런 이유 없이 검문을 당했다면 그 사람은 피해자(victim)가 된다"라며 "책임 있고 투명한 경찰이 되려면 부적절한 일에 대해 시민과 얼굴을 맞대고 사과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이 약해 보일 수 있다고 비판한다면 '그럴 수 있다'고 답하겠다"라며 "하지만 경찰의 신뢰를 높일 좋은 기회이며, 경찰은 (사과하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불심검문, 신뢰와 책임 뒤따라야"

노샘프턴셔 경찰은 시민들의 협조도 당부했다. 시몬즈 국장은 "만약 시민이 경찰의 불심검문에 정당한 이유 없이 항의할 경우 반나절 동안 경찰관과 함께 지역 순찰에 나설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찰관들이 얼마나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 시민이 직접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며 "경찰 업무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노샘프턴셔는 경찰 고위 임원과 시민들의 소통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했고, 만약 불합리한 불심검문 사례가 반복된다면 해당 경찰관의 검문 권한을 박탈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한 바 있다.

시몬즈 국장은 "검문은 범죄를 예방하고 시민을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신뢰와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라며 "이 제도가 영국의 모든 경찰 조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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