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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과 음악성, 두 마리 토끼 잡겠다"

어쿠스틱 밴드 '초코렛라인’ 인터뷰

등록|2015.08.20 10:20 수정|2015.08.20 10:26
그룹 이름부터 구미가 당겼다. 30대 전후의 젊은이 다섯 명이 '초코렛라인'으로 의기투합했다. 그중 그룹 대표이자 베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김영민(32)씨와 작곡과 건반을 맡고 있는 이승현(32)씨를 지난 10일 인천시 계양구 임학동, 그들의 연습실에서 만났다.

달달한 음악이 하고 싶어서

▲ 김영민(왼쪽)씨와 이승현(오른쪽)씨 ⓒ 김영숙


"몇 년 전에 한 친구와 술을 마시고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던 적이 있어요. 갑자기 달달한 음악을 만들고 싶어서 팀을 결성하자고 했죠. 지금은 함께하지 않는 친구지만, 그때 '초코렛라인'을 결성했습니다."

그 후 음악적으로 더 보강해야겠다는 생각에 작곡가가 합류하고, 컴퓨터 음악이 아니라 밴드를 하고 싶어 건반·어쿠스틱 기타·드럼을 치는 사람을 모아 멤버를 갖추게 됐다. 학교 선후배, 동네 지인 등의 소개로 얽히고설킨 이들은 모두 실용음악과 전공자다. 보컬 이수원(33), 기타 오형준(30), 드럼 김태현(27)씨가 나머지 멤버다.

대부분 음악학원에서 강사활동으로 돈을 벌고 있는 이들은 각자 다른 팀에서 활동한 경력도 많다. 2013년에 싱글앨범을 내면서 첫선을 보인 이들은 햇수로 3년째인 팀이다. 호흡은 잘 맞는 편일까?

"팀이 오래가는 게 쉽지는 않아요. 여러 팀을 거쳐 가는 사람도 많죠. 초코렛라인의 멤버도 교체된 사람이 있어요. 지금 멤버로는 만 2년이 조금 안 됐는데, 느낌은 좋아요. 모두 성격이 좋아서 의견이 갈리거나 하지 않아요. 팀이 오래가려면 음악적 성향도 중요하지만, 멤버들의 성격이 맞지 않으면 어렵다고 봐요."

작곡가이자 건반을 담당하는 이승현씨의 말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 활동을 한 김태현 대표는 "어릴 때에는 머리 세우고 해골 팔찌 하고 펑크 록 계열의 음악을 했어요. 스트레스 풀면서 일탈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엔가 시끄럽게 느껴지더라고요. 군대 다녀와서 철들어서 그런가요?"라고 말했다.

공연으로 관객과 호흡하고 싶어

초코렛라인은 지금까지 싱글앨범을 다섯 번 냈다. 음반 발매에 주로 신경을 썼다. 그러나 관객들을 만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난해 말부터는 기회가 닿을 때마다 거리공연이나 여러 축제에 참여한다. 평균 1주일에 한 번 정도 공연한다.

"얼마 전에 중국판 '우결'(=우리 결혼했어요)인 '우리 서로 사랑하자'를 촬영하러 중국 커플이 우리나라에 온 적이 있어요. 홍대 공연문화를 즐기는 장면이었는데, 저희 밴드가 클럽에서 공연했죠."

최근에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예술마당, 서울랜드에서 개최한 뮤직서바이벌 본선에서 공연하는 등, 기회만 있다면 더 많은 관객을 만나고 싶어 한다. 그중 지난달 말에 강남 코엑스몰에서 열린 '열린 음악의 날' 행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관객들의 호응도가 높아 장맛비가 내리는 구질구질한 날씨인데도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다.

"지금도 잘해오고는 있는데 더 많이 홍보하고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공연도 더 많이 하고 싶고요."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한 밴드

▲ 초코렛라인의 공연 모습 ⓒ 김영숙


"우리의 노래는 그냥 쉽기만 하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은, 중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겸비했다고 할까요? 우리가 대중들한테 어필할 수 있는 건, 카페에서 틀어주는 달달한 음악을 밴드가 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달달한 종류의 음악을 하는 팀은 많지만, 저희처럼 라이브로 모두 소화하는 밴드는 드물어요. 공연할 수 있는 사운드로 음악을 만들어 앨범과 녹음작업을 하고 있는 게 다른 그룹과의 차별성이죠. 보통은 컴퓨터음악을 가미해 혼자나 두 명이 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쩌면 그게 실속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우리는 음악을 악기로 뿜어낼 수 있습니다."

"컴퓨터의 기계음을 사용하면 너무 타이트(tight)하게 잘 맞아요. 기계를 쓰면 사람이 한 것 같지 않거든요. 기계를 많이 쓰지 않고 기타나 여타 현악기 연주를 라이브로 들려주기만 해도 듣는 사람은 다르게 느끼죠."

대중성과 음악성 사이를 잘 유지하고 싶다는 이들은 뻔히 쓰는 코드진행이나 편곡이 아닌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초코렛라인'만의 음악색깔을 찾고 있었다. 그럼에도 대중성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빠르면 다섯 곡 정도 수록된 미니앨범을 9월 안에 제작할 예정인 이들은 준비되면 쇼케이스도 할 계획이다. 물론 앨범 홍보를 위해 각종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일단 라디오방송에 우리 음악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인천이나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공연하러 다니고 싶어요."

다양한 음악을 즐기면서 해야지 음악이다

음악 강사로도 활동하는 이들은 배우는 학생들의 상황에 맞게 교육한다. 가령 대학입시를 앞둔 학생들한테는 그에 맞춘 강의를 하고, 전문적으로 음악을 공부하려는 사람에게는 하고 싶은 말을 다하기도 한다.

"음악은 무척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대중매체는 한계가 있어요. 요즘 애들은 들려주는 것만 듣고 그게 음악의 다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들어보고 취향을 찾아야 하는데, 대중매체에서 취향을 다 만들어 놓고 있잖아요. 다양한 음악을 접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김씨와 이씨가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다양성이 부족한 이 사회에서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조금 유명해지더라도 어려웠을 때를 잊지 않고 꾸준히 노래하는 음악인으로 남고 싶다는 이들.

"음악을 그걸 전공으로 택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건, 음악 실력과 상황이 되니까 가능하다고 봅니다. 둘 중 하나가 안 돼도 계속할 수 없는데, 저희는 지금까지는 잘 유지하고 있다고 봐요."

마지막으로 김 대표가 한마디 보탰다.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실용음악 붐(boom)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저는 몇 년 후면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입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는 음악은 음악이 아니죠. 음악은 즐기는 거예요. 대학을 가기 위해서 음악을 하는 건지, 음악을 깊게 공부하고 싶어서 하는 건지, 음악을 느끼면서 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공연하는 게 좋아서 전공으로 택했는데, 애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덧붙이는 글 <시사인천>에 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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