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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홍수방지? MB탓에 침수 피해

[투명카약-낙동에 살어리랏다⑤] 둘째 날, 그 놈의 태풍 고니 때문에...

등록|2015.08.25 21:28 수정|2015.08.28 12:59
독자들의 성원으로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 목표액이 달성됐지만 모금은 계속합니다. 31일까지 모인 후원금은 김종술 기자의 4대강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김종술 기자가 낙동강을 지키는 정수근 기자에게 카약을 선물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투명 카약 2대'로 진화했습니다. 두 기자는 8월 24일부터 2박3일 동안 낙동강을 취재합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태풍 고니가 몰고 온 비바람은 강물을 엄청 불렸다. 물살도 거셌다.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다. 오전에는 독자들과의 약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투명 카약을 띄웠지만, MB와의 낙동강 '녹조 전투'에서 태풍 고니와 싸우다 전사할 수는 없었다. 오후에는 투명카약을 차 지붕 위에 이고 다녔다.    

늦은 점심을 중국집에서 짜장과 짬뽕밥으로 대충 때운 '4대강 투캅스'는 대구 화원 유원지 앞 낙동강 지천인 진천천으로 갔다. 원래 투캅스의 계획은 투명카약 진입 작전이었다. 머릿속 그림은 기가 막혔다. 녹조를 헤치고 성서공단 코앞까지 진격. 투명 카약의 머리 위에선 헬리캠이 뜨고... 그런데, 막상 가보니 물살을 보니 아찔했다. '낙동 수근'은 어쩔 수 없이 합수부 지점으로 걸어 들어갔다.  

'콸-콸-콸-'

성서공단과 인근 주택가에서 오폐수가 진천천으로 쏟아져 나왔다. 비만 오면 이곳은 흘러넘친단다. 4대강 공사 이전엔 그나마 흐르는 강물 속에 희석되어 내려갔지만, 달성보로 가로막힌 뒤에는 낙동강 바닥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한다. 그 옆의 저류지에도 물이 차올랐다. 낙동 수근이 말했다.

"전에 이곳은 물이 말라있었어요. 그런데 낙동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여기도 침수되고 있습니다. 여기의 지하수위는 성서공단과 같아요. 성서공단도 비가 많이 오면 침수될 수 있다는 거겠죠."

▲ 25일 오후 경북 칠곡군 칠곡보 상류 둔치 수영장 공사현장. ⓒ 권우성


▲ 25일 오후 경북 칠곡군 칠곡보 상류 둔치 수영장 공사현장. ⓒ 권우성


비가 잠시 멎기도 했지만 끈질기게 투명카약을 따라 다녔다. 투명카약팀은 다시 칠곡보 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MB표 황당 공사 현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투명카약을 실은 4대강 투캅스 차는 칠곡보 바로 위쪽 제방에 섰다. 비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바로 아래 낙동강 둔치에선 큰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풀장 2개의 기초공사가 진행됐고, 그 옆으로도 큰 풀장이 들어설 것처럼 둔치 바닥이 깊게 패여 있다.

"하천법상 둔치에는 콘크리트 타설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제가 볼 땐 사실상 불법입니다."

낙동 수근의 말이다. 칠곡보가 건설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멱을 감고 뛰노는... 수박을 쩍 갈라서 동네 사람들끼리 나눠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마을회관이었다. MB는 아이들의 놀이터를 없앴고, 그 옆에 300억원을 들인 거대한 풀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 칠곡보가 들어서고 강물 수위가 높아지면서 물을 모아서 퍼내기 위해 60억짜리 저류조가 만들어졌다. ⓒ 권우성


▲ 수위가 높아진 낙동강 수위때문에 주변 물이 자연스럽게 강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비싼 전기 사용해서 24시간 펌프질해야 한다. 그 돈은 누구돈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 권우성


▲ "부드러운 모래여서 예전에는 물이 잘 빠졌는데, 칠곡보 생기고 낙동강 수위가 높아진 뒤에는 물이 잘 빠지지 않는다" ⓒ 권우성


제방에서 바로 아래쪽 마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MB는 홍수 피해를 막겠다면서 4대강에 보를 세웠다. 그런데 홍수 피해가 없던 곳이 1년 365일 침수 피해를 당하고 있다. 4대강 투캅스는 칠곡보 인근 제방에서 내려와 칠곡군 약목면 덕산리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전수보 씨를 만났다. 4대강 사업을 하기 전에는 감자 밭농사를 짓던 분인데, 그 뒤부터는 벼농사로 바꿨다. 1년 365일 물이 차올랐기 때문이다.

60억 원을 들여서 저류조를 만들고 매일 펌프 질을 한단다. 그걸 또 배수펌프장에서 펌프 질 해서 낙동강으로 내보내고 있지만, 아직도 비만 오면 잠을 못 잔단다. MB의 홍수 방지 사업으로 침수 피해를 당해 황당해하는 전수복 씨와의 만남을 끝으로 MB, 아니 태풍 고니와의 싸움을 마감했다. 

해가 지고 있다. 태풍 고니도 지나가고 있다. 활짝 갠 내일이 기대된다.

☞김종술 기자에게 '투명카약' 후원하기
☞[낙동에 살어리랏다①] "우리에겐 투명카약 2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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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1차 기획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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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술 기자 : 금강에 가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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