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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주변 지역, 환경영향평가 실시하라"

울산환경단체, 시민 건강 역학조사도 요구

등록|2015.08.26 19:42 수정|2015.08.26 19:42

▲ 환경단체 회원들이 경주 월성원전 1호기 앞에서 반핵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주변 주민들의 체내에 삼중수소가 과다 축적된 것이 알려지자 인근 울산에서도 역학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 경주환경운동연합


최근 경주 월성원전 민간환경감시기구가 주변 주민들에 대한 삼중수소(3H, 천연수에서 산출되는 방사성 물질)의 과다 축적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월성원전 인근 지역인 울산의 환경단체는 울산 지역 환경영향 평가는 물론이고, 울산시민들에 대한 건강 역학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 측이 삼중수소가 인체에 대한 영향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지난 21일 울산에서 강의한 유럽 방사선위험위원회 과학위원장인 크리스토퍼 버스비 박사가 "삼중수소가 인체 DNA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라고 말한 점을 들어 시급한 조사를 촉구했다.

삼중수소는 체내에 들어올 경우 20년 이상 몸에 축적되며 DNA와 효소, 세포막에 협착, 방사선 베타선을 방출해 유전자와 세포의 변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유렵 방사선위험위원회, 삼중수소 위험성 경고"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 민간환경감시기구는 월성원전 인접 주민과 월성원전으로부터 20킬로미터 이상 거리의 경주시내 시민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2월부터 15개월간 삼중수소에 대해 조사 분석한 결과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월성원전 인근 주민 250명과 경주시내 주민 125명을 대상으로 삼중수소 체내 축적정도를 분석한 것으로, 발표에 따르면 월성원전 최인접 경북 경주시 양남면 주민 61명은 100%, 인접지역인 양북면 주민 71명 중 68명(96%), 감포읍 주민 114명 중 91명(80%)이 삼중수소가 체내에 축적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월성원전으로부터 20킬로미터 이상 거리인 경주시내 주민 125명 중 23명(18%)의 오줌에서 삼중수소가 나왔다.

월성원전 1∼4호기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로만 이뤄진 무거운 물을 추출해 감속재와 냉각재로 이용하는 중수로 원전으로, 물을 사용하는 경수로 원전과 달리 삼중수소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한다. 이 과정에서 삼중수소는 토양 등에 스며든다.

따라서 울산지역 환경단체는 경주시와 비슷한 거리에 있는 울산시민들도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로부터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건강 역학조사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울산은 북구와 동구가 월성원전으로부터 경주시내와 비슷한 거리에 있고, 중구와 남구지역은 30km가량 떨어져 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최수미 집행위원장은 26일 "그동안 삼중수소는 논점이 되지 않았지만 방사선 물질이 체내에 축적된다는 사실이 결코 이롭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라면서 "특히 지난 21일 크리스토퍼 버스비 유럽 방사선위험위원회 과학위원장은 삼중수소가 DNA 친화성이라 흡착되면 암 발생 등 인체에 유해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수원은 몸전체로 파악하는 조사 결과 등으로 삼중수소가 인체에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유럽 방사선위험위원회 등은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 조사 방법에도 의문이 든다"라면서 "따라서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하루빨리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6일 오전 10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월성원전 주변지역 삼중수소 방사성물질 오염 결과에 따른 울산지역 환경영향평가와 울산시민 건강 역학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월성원전 방사성 물질의 오염확산에 대해 울산지역의 환경영향 평가는 물론이고 울산시민들의 건강 역학조사가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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