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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운영중에도 보수공사? 참 불편하네

등록|2015.08.26 21:04 수정|2015.08.27 00:57
며칠 전 서울에 있는 롯데월드 놀이공원에 갔었다. 개학 전에 꼭 놀이동산을 가고 싶다는 아이의 소원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야외에 있는 시설보다 실내에 있는 놀이기구가 많기 때문에 걸어도 덥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시원한 실내에서 놀이기구 타고, 하루종일 놀다 와야겠다고 계산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았고 한산했기에 어느 정도 인기있는 놀이기구를 별로 기다리지 않고도 탈 수 있었다. 오전에 일찍 움직였기 때문에 북적거리지 않은 시간 대에 놀 수 있었다. 역시 아이들은 놀이기구를 정말 좋아한다. 짧은 3분 이내의 시간을 즐기기 위하여 30분에서 2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요즘에는 미리 놀이기구를 예약해 탈 수 있는 시스템도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사람이 많다고 무작정 기다리지는 않는다. 그래도 인기있는 놀이기구는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릴 각오는 해야 한다.

▲ 놀이기구 운행중에도 공사와 보수를 하는 모습. ⓒ 김소라


몇 개의 놀이기구를 타면서 신나게 시간을 즐기는데, 이게 웬일인가. 놀이기구 운행 중에 공사를 하는 건지, 보수를 하는 건지 인부 몇몇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천장을 손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인기 있는 '범퍼카'에서 말이다. 범퍼카를 운행하는 곳의 한켠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천장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떤 문제인지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운행 도중에 놀이기구를 정비하거나 시설보수를 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괜히 놀이기구를 타려고 줄을 섰지만 뭔가 불안한 마음은 여전했다.

그런데 한 군데만 그런 것이 아니다. 입장객이 덜 붐비는 날을 선택해 보수공사를 하는 건지 여기 저기 공사 및 정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자이로드롭'이라는 놀이기구는 1시간에 세 번씩이나 정비했다. 타려고 줄을 섰더니 '운행정지'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그러다가 30분 정도 뒤에는 다시 운행을 재개했다. 또 타려고 줄을 섰더니 다시 점검중이란다. 아무래도 불안해서 놀이기구 탈 맛이 안 난다.

예전에도 놀이동산에서 다양한 사건 사고가 있었다. 몇 년 전에는 한 놀이공원에서 큰 사고가 발생해 놀이기구에서 근처 호수로 떨어져 익사하는 사건이 있었다. 심지어는 무면허 업체가 철골 구조물을 시공한 적도 있었다. 모험과 신비의 나라가 아닌 위험과 균열이 가득한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산업재해와 관련된 연구 중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밝힌 연구다. '중상자 1명이 나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경상자가 29명,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다'는 내용이다. 1:29:300의 법칙이라고도 흔히 말한다. 다양한 사고 현장에 적용되는 하인리히 법칙은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사고에 적용된다.

모험과 신비의 나라(?) 위험과 불안의 나라가 되고 있다... 여러 번 운행정지된 불안한 놀이기구들... ⓒ 김소라


최소한 소비자, 이용자의 '알 권리'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점검하는 내용을 공지하여 붙여 놓는다든지 언제까지 완료를 하겠다는 내용이 필요하다. 놀이동산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생, 부모, 연인, 친구 등 즐겁게 하루의 추억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잦은 보수공사나 점검 등의 모습을 본다면 괜히 불안한 마음에 놀이동산을 찾고 싶지 않을 터이다. 점검하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잠시 운행정지' 라는 표지만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내용을 알리고 있다.

어떤 문제로 인하여 공사 혹은 정비를 하는지 소비자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또한 대낮에 사람들이 놀이공원을 이용하는 시간에 공사를 한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 놀이동산 운행이 끝난 후 정비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안 그래도 제2롯데월드의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마음이 불안한 시민들이 놀이동산을 즐겁게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어린 시절 놀이공원은 추억과 행복의 상징이다. 회전목마만 타도 좋아서 까르르 대는 아이들부터 스릴 있는 놀이기구를 즐기는 청소년과 성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일상을 잠시 탈피하여 환상의 세계에서 하룻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놀이동산에서의 크고 작은 사고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증식시킨다. 최소한 놀이공원 운행 중 공사 및 정비는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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