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살짝 뜯어 고쳐도 다 알아보는 이유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78] 작은 변화 알아채는 두뇌 해마 부위 탓
"누구더라, 가만있자. 건넛마을 영숙이 딸이지? 야~, 너무 많이 변해서 시내에서 만났다면 몰라봤을 거 같다."
매년 추석 즈음, 고향을 방문하면 알 듯 모를 듯한 사람들과 조우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크게 달라진 모습에, 누구인지 잘 알아보지 못하고 헷갈리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생전 처음 본 사람인데도 알고 있는 그 누군가를 빼닮은 탓에 누구누구의 자녀 혹은 형제 등으로 추정할 때도 있다.
왜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날까? 얼핏 생각하면 알면 알고, 모르면 몰라야 하는데, 아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한 일이 왜 생기는 걸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중간쯤 되는 모호한 상태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장소만 하더라도, 어딘가 낯이 익은 곳들이 있게 마련이다. 실제로 처음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일들이 생기는 건, 우리 두뇌의 복잡한 작동 방식 때문이다.
인간을 포함한 고등동물의 두뇌를 이해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위 가운데 하나가 '해마'이다. 해마는 뇌의 측두엽, 즉 관자놀이 부근 뇌 영역의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 생김새가 바닷속에 사는 생물 해마를 닮았다고 해서, 이렇게 불린다. 해마는 기억 처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전모가 속속들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만 실험 등에 따르면, 해마에 손상이 가해지면 인간은 과거의 기억 즉 장기 기억을 잃는다는 사실 정도는 밝혀졌다.
톱니 융기 부위와 CA3 부위의 경쟁
그렇다면, 본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기억은 해마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최근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는 단순히 기억력이 좋고 나쁘고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즉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은 한번 본 사람을 끝까지 잘 알아보고, 기억력이 나쁜 사람은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본 듯, 보지 않은 듯한 기억 현상은 해마 속에 있는 최소한 두 개의 특정 부위가 서로 경쟁을 한 결과 빚어진 현상이라는 게 최신 연구결과이다. 두 개 부위란 다름 아닌 해마의 '톱니 융기 부위'(dentate gyrus)와 'CA3' 부위로 이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고수'하기 때문에 본 듯, 보지 않은 듯한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톱니 융기 부위는 뇌에 어떤 자극이 주어지면, 즉 사람이 어떤 사물을 목격하거나 할 경우 이를 자동적으로 '새로운' 정보로 인식한다. 다소 과장되게 단순화하면, 매일 보는 아내 혹은 남편이나 자식도 톱니 융기 부위는 새로운 사람으로 일단은 인식한다는 뜻이다.
반면 CA3는 기존의 정보와 비교해 그 차이를 최소화하는 일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헤어 스타일을 약간만 바꿨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남편의 톱니 융기 부위는 일단 새로운 사람으로 아내를 판단한다. 하지만 동시에 CA3는 헤어 스타일의 미미한 변화에 불과할 뿐,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아내임을 확인한다.
CA3의 이런 작동방식을 감안하면, 본 듯 보지 않은 듯한 사물 혹은 사람은 CA3의 인식범위 경계를 넘어설 듯 말 듯한 기억의 대상으로 유추할 수 있다. 실제 처음 대하는 사물 혹은 상황이지만, 마치 과거에 경험해 본 듯한 경우가 있다. 이른바 데자뷔다. 학자들은 데자뷔 역시 CA3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CA3는 오묘하기 짝이 없는 인간 두뇌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부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추석 즈음, 고향을 방문하면 알 듯 모를 듯한 사람들과 조우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시간이 많이 흐른 탓에, 크게 달라진 모습에, 누구인지 잘 알아보지 못하고 헷갈리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생전 처음 본 사람인데도 알고 있는 그 누군가를 빼닮은 탓에 누구누구의 자녀 혹은 형제 등으로 추정할 때도 있다.
왜 사람들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날까? 얼핏 생각하면 알면 알고, 모르면 몰라야 하는데, 아는 것 같기도 하고 모르는 것 같기도 한 일이 왜 생기는 걸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중간쯤 되는 모호한 상태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장소만 하더라도, 어딘가 낯이 익은 곳들이 있게 마련이다. 실제로 처음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일들이 생기는 건, 우리 두뇌의 복잡한 작동 방식 때문이다.
인간을 포함한 고등동물의 두뇌를 이해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위 가운데 하나가 '해마'이다. 해마는 뇌의 측두엽, 즉 관자놀이 부근 뇌 영역의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 생김새가 바닷속에 사는 생물 해마를 닮았다고 해서, 이렇게 불린다. 해마는 기억 처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전모가 속속들이 밝혀진 것은 아니다. 다만 실험 등에 따르면, 해마에 손상이 가해지면 인간은 과거의 기억 즉 장기 기억을 잃는다는 사실 정도는 밝혀졌다.
톱니 융기 부위와 CA3 부위의 경쟁
▲ ⓒ pixbay
그렇다면, 본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한 기억은 해마와 어떤 관련이 있을까? 최근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이는 단순히 기억력이 좋고 나쁘고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즉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은 한번 본 사람을 끝까지 잘 알아보고, 기억력이 나쁜 사람은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본 듯, 보지 않은 듯한 기억 현상은 해마 속에 있는 최소한 두 개의 특정 부위가 서로 경쟁을 한 결과 빚어진 현상이라는 게 최신 연구결과이다. 두 개 부위란 다름 아닌 해마의 '톱니 융기 부위'(dentate gyrus)와 'CA3' 부위로 이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고수'하기 때문에 본 듯, 보지 않은 듯한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톱니 융기 부위는 뇌에 어떤 자극이 주어지면, 즉 사람이 어떤 사물을 목격하거나 할 경우 이를 자동적으로 '새로운' 정보로 인식한다. 다소 과장되게 단순화하면, 매일 보는 아내 혹은 남편이나 자식도 톱니 융기 부위는 새로운 사람으로 일단은 인식한다는 뜻이다.
반면 CA3는 기존의 정보와 비교해 그 차이를 최소화하는 일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헤어 스타일을 약간만 바꿨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남편의 톱니 융기 부위는 일단 새로운 사람으로 아내를 판단한다. 하지만 동시에 CA3는 헤어 스타일의 미미한 변화에 불과할 뿐,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아내임을 확인한다.
CA3의 이런 작동방식을 감안하면, 본 듯 보지 않은 듯한 사물 혹은 사람은 CA3의 인식범위 경계를 넘어설 듯 말 듯한 기억의 대상으로 유추할 수 있다. 실제 처음 대하는 사물 혹은 상황이지만, 마치 과거에 경험해 본 듯한 경우가 있다. 이른바 데자뷔다. 학자들은 데자뷔 역시 CA3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CA3는 오묘하기 짝이 없는 인간 두뇌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부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덧붙이는 글
위클리 공감(korea.kr/gonggam)에도 실렸습니다. 위클리 공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정책주간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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