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7년부터 적용하는 2015 교육과정 개정안부터는 초중고 학생들에 대한 '쉬는 시간'도 규정해야 한다는 제안이 처음으로 나왔다. 지난 1일 오후 전교조와 좋은교사운동,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등 15개 교육단체가 국회에서 연 '2015 개정 교육과정(안)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자리에서다.

근로기준법도 '쉬는 시간' 보장, 2015 교육과정은 왜?

이날 발제자로 나온 배희철 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 이론분과장은 "2015 교육과정에서는 초중고 1시간 수업시간을 각각 40분, 45분, 50분으로 정하는 것만 언급했을 뿐, 쉴 시간에 대한 원칙을 정하지 않았다"면서 "UN아동권리협약과 어린이 놀이헌장에 언급된 학생의 쉴 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5월 4일 17개 시도 교육감들은 '어린이 놀이헌장'을 선포하면서 "어린이는 놀 권리가 있다"면서 '수업 전후 충분한 학생 놀이 시간 보장'을 약속하고 있다. 어른들을 상대로 한 현행 근로기준법에도 "근로시간이 8시간인 경우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배 분과장은 "핀란드와 같은 교육선진국의 경우 수업과 수업 사이 쉬는 시간은 초등은 20분 이상, 중등은 15분 이상, 고등은 10분 이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교육과정에 최소 쉬는 시간을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규정이 없다 보니 지난 2010년에는 쉬는 시간을 5분으로 줄인 초등학교가 무더기로 드러나 사회적인 논란이 된 바 있다. (관련기사: 쉬는 시간 5분까지 빼앗은 '잔인한 초등학교')

"교과서 집필시간도 없는 교육과정, 연기해야"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졸속 준비된 2015 교육과정 고시를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는 "교육과정 확정 고시를 한 달 앞두고 시안을 공표한 것은 세계의 어떤 졸속 개정의 역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라면서 "왜 이렇게 중요한 교육과정 개정을 단거리 경주하듯이 하느냐"고 교육부를 질타했다. 오는 9월 말 교육과정 확정 고시를 앞두고 있는 교육부는 총론 시안에 대한 공청회를 지난 8월 6일 한 차례 연 데 이어 오는 4일에서야 2차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발제자로 나온 신은희 충북 청주 내덕초 교사도 "무리하게 2017년부터 새 교육과정을 적용하려는 교육부가 초등학교 1, 2학년 국정교과서의 경우 실험본 제작을 포기하려 하고 있다"면서 "집필 시간에 쫓겨 실험본 교과서를 만들지 않고 교육과정을 졸속 적용하려고 하는 것은 학생들을 실험용 쥐로 만드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교육부는 실험본 교과서를 정식 교과서보다 한 해 전에 발행해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