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만남, 34분간의 정상회담, 2시간여의 특별오찬.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중 일정을 설명할 '지표'들이다. 박 대통령은 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취임 후 6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당초 20분으로 예정됐던 정상회담은 14분 정도 더 진행됐고, 그 직후 특별 단독 오찬도 2시간여 진행됐다.

특히 특별 단독 오찬은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더욱 가까워진 양국 관계를 상징하는 '행사'로 제시됐다. 청와대에 따르면,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차 방중한 외빈 가운데 시 주석과 오찬을 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한중 정상회담에 이은 시 주석 주최 양자 특별 오찬은 이례적인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이번 행사 참석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각별한 배려와 환대, 그와 함께 날로 발전하고 있는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라고 강조했다.

아직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회담에서 논의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양국 정상의 모두발언만 살펴보면 서로 각별한 우호관계임을 재차 확인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방중에 감사를 표하며 "한중 양국은 우호적인 이웃국가이고 세계의 평화를 촉진하는 평화적인 역량"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역사적으로 한중 양국 국민은 식민침략에 항쟁하고 민족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단결하고 서로를 도와왔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저와 박 대통령의 상호 방문을 통해 일련의 중요한 공통인식을 달성했으며 현재 전면적으로 이행해 나가고 있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라면서 "양국 간 고위층 교류가 빈번하고 한중 FTA를 정식적으로 체결했으며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틀 내에서의 협력도 새로운 진전을 거두었다"라고 평가했다.

즉 같은 역사적 경험을 가진 한중 양국이 박근혜 정부 들어 더욱 가까워졌다는 평가였다. 시 주석은 아울러, "한국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듯이 중국에도 '많은 사람이 함께 장작을 모으면 불이 커진다'는 말이 있다"라며 "한국 측과 함께 각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하며 우리가 정한 방향대로 공동 발전의 길을 실현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짧았던 회담 시간, '동시통역'으로 보완?

박 대통령은 '환난지교(患難之交 : 역경에 처했을 때 사귄 지인)'란 표현으로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세기 양국이 함께 겪은 환난지교의 역사가 오늘날 양국 우의의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양국이 직면한 여러 도전을 해결하는 데도 잘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DMZ(비무장지대) 도발 사태는 언제라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보여주었고 한반도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 가를 보여준 단면이기도 했다"라며 "한중 양국 간에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의 통일이 역내 평화를 달성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해소하는데 중국 측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신 데 대해서 감사를 드린다"라며 중국 측의 지속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은 이례적으로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짧은 회담시간을 보완하기 위해 양국 정상이 대화를 '통역시간' 없이 이어갈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이) 동시통역으로 진행된 것을 지금까지 잘 보지 못했다"라며 "순차통역으로 했으면 1시간 넘는 회담의 효과를 (동시통역으로) 거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별 오찬 역시 양국 간 우애를 강조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한중 양국의 노래가 번갈아 연주됐고, 특히 이 중에는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의 노래인 <희망의 들판에서>와 박 대통령의 애창곡으로 알려진 거북이의 <빙고>도 포함돼 있었다.

한편, 중국 측은 오찬 메뉴판에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사진을 따로 인쇄해 넣고 그 밑에 양국 관계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적어 넣었다. 박 대통령의 사진 밑에는 '이심전심(以心傳心)·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사자성어가 있었다.

이에 대해 민 대변인은 "'이심전심'은 양국 정상이 강조해온 말이고 무신불립은 시 주석이 방한 당시 강조한 말이다, 당시 시 주석은 '무신불립은 양국 국민이 함께 간직해 온 공동이념'이라고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