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울린 3살 난민 꼬마 "캐나다 가려다가"
아일란 가족, 캐나다 이민 신청했다가 거부돼... 캐나다 '당혹'
▲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왼쪽)의 사연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돼 전 세계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든 3살짜리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의 가족이 캐나다 망명 신청을 했다가 거부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3일(현지 시각)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일란 가족은 올해 6월 캐나다 정부에 난민 이민 신청을 냈지만 거부 당했다. 이들은 20년 전 캐나다로 이민 간 아일란의 고모를 후견인으로 내세워 이민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모 티마 쿠르디는 "아일란 가족 4명이 개인을 후견인으로 정하는 'G5' 이민 신청을 터키에서 접수했다"라며 "그러나 캐나다 이민부는 터키를 거친 신청 과정이 복잡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라고 밝혔다.
아일란의 고모가 살고 있는 지역구 의회 핀 도넬리 의원은 "내가 직접 크리스 알렉산더 이민부 장관에게 신청서를 전달한 적이 있다"라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거부되고 말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알렉산더 장관은 "(익사체로 발견된) 아일란의 사진을 보고 무척 가슴이 아프고 괴로웠다"라며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왜 이민 신청이 거부됐는지 진상을 조사하겠다"라고 밝혔다.
터키, 아일란 가족 관련 난민 브로커들 체포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사는 쿠르드족인 아일란의 가족은 '이슬람국가'(IS)의 공격을 피해 캐나다 행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일단 터키로 갔다. 그리고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향하다가 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아일란과 어머니, 5살짜리 형이 함께 익사했다.
이들은 시리아가 쿠르드족에 대한 여권 발급을 거부하면서 신원이 불확실해 난민 지위를 얻기가 무척 까다롭다. 이 때문에 그리스를 통해 서유럽으로 가는 불법 밀입국을 시도하다가 변을 당하고 말았다.
가족 중 유일하게 목숨을 건진 아일란의 아버지 압둘라 쿠르디는 "고무 보트에 매달려 아내와 마주 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아이들이 내 손에서 빠져나갔다"라며 "아내와 아이들의 시신을 묻고 나도 함께 묻히고 싶다"라는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아이들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였으며, 세상의 모든 부모도 자녀가 가장 소중할 것"이라며 "매일 아침마다 아이들이 나를 깨워주고, 함께 놀던 아름다운 일상이 모두 사라졌다"라고 흐느꼈다.
아일란 가족을 비롯한 23명의 난민은 터키에서 소형 보트 2대에 나눠타고 지중해를 건너다가 모두 전복되면서 어린이 5명과 여성 1명 등 모두 12명이 숨졌다. 2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며 5명만 간신히 구조됐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까지 지중해를 건너 유럽 대륙에 도착한 난민이 35만 명을 넘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하며, 이 가운데 2500여 명이 바다에서 숨졌다.
한편, 터키 경찰은 아일란 가족의 불법 밀입국을 돕다가 숨지게 한 시리아 국적의 난민 브로커 4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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