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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진영의 남자 김영균씨, 내년 총선 출마

올 2월부터 해남 거주... 5선의원 아버지 김봉호 전 의원 뒤 잇나

등록|2015.09.09 11:25 수정|2015.09.09 11:43

▲ 고 장진영씨와 김영균씨의 결혼식 사진. ⓒ 김영균


영화배우 고 장진영씨와의 순애보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김영균(50)씨가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고 장진영씨 사망 후 지난 6년여 동안 두문불출하던 김영균씨는 현재 전남 해남에 거주하며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대비해 지역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장진영씨가 세상을 떠난 뒤 김씨는 장씨의 부모와 함께 2011년에 장진영 기념관이 개관하는 데 힘을 보탰다. 투병 중에도 중앙여고와 전북대학교에 장학금을 기탁한 장씨의 뜻을 기려 장학재단도 설립했다. 지금은 장씨의 아버지 장길남(80)씨가 장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씨의 기일인 지난 1일에도 김씨는 장진영씨 가족들과 전북 임실군 장진영 기념관 뒤 선산에 모여 조촐하게 6주기 추모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장씨의 부모에게도 출마준비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추모식 하루 뒤인 지난 2일 기자와 만난 김영균씨는 "내년 총선 출마는 지난해 10월 결정했다. 올 2월에 자택을 해남으로 옮기고 본격적인 지역활동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중앙대와 일리노이주립대학교 대학원을 다니고, 삼성물산 등을 거친 후 개인사업을 해왔다.

"아버지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 깜짝 놀라셨다"

김씨가 출마를 준비 중인 선거구는 해남과 진도, 완도 등 3개 군이 한 선거구로 묶여 있다. 지금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 부대변인의 지역구다. 김씨의 아버지는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으로, 해남진도군 선거구에서 12대부터 15대까지 내리 4선을 기록하는 등 5선 의원 출신이다. 김 전 부의장은 2000년 치러진 16대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씨의 정치적 자문은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고문은 대표적인 신당 창당 설파론자이며, 아들 정호준씨도 새정치연합 현역 국회의원이다. 김씨는 "총선 출마 논의는 정대철 고문과 상의했다"며 "상의 후 아버님(김봉호 전 부의장)께 말씀 드렸더니 깜짝 놀라셨고, 어머니는 반대하셨다"고 전했다.

김씨는 "아버지 후광을 업고 출마한다는 말과 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한다는 여론이 부담스럽다"며 "하지만, 아버지가 정치권을 떠난 지 1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정치인 집안에서 대를 이어 정치를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내 역량을 다해 묵묵히 헤쳐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또 "신당 창당 등 정치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결국은 민심이 중요하다"며 "해남과 진도, 완도에 필요한 인물인지 지역민들로부터 평가받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 장진영씨에 대해서는 "내 모든 걸 걸고 진실하게 사랑했다. 정치 또한 그렇게 하겠다"며 "다만 나의 정치 활동에 고 장진영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너무 불편하고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장진영씨와 김영균씨의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는 당시 세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08년 1월 지인의 소개로 만났지만 그해  9월 장진영은 위암말기 진단을 받았다. 

장씨가 암 투병중이던 2009년 7월26일, 두 사람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같은 해 8월 28일 서울 성북구청에 혼인신고를 하고 정식부부가 됐다.  하지만, 장진영씨는 혼인신고 4일 만에 3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고 장진영씨는 생전에 <소름>, <싱글즈> <국화꽃 향기>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

당시 김영균씨는 "마지막 가는 길에 힘이 되고 싶고 꿈속에서나마 평생지기로 남고 싶었다. 현실에서 못다한 사랑을 하늘에서나마 아름다운 결혼 생활을 누리고 싶었다"고 말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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