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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설공단 이사장 "거래로 공천받고 싶지 않았다"

김용철 이사장, 강연에서 여당 공천비리 등 의혹 제기... "풍토 지적한 것, 오해 없길"

등록|2015.09.11 12:09 수정|2015.09.11 13:46

▲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6월 30일 김용철 창원시설관리공단 이사장한테 임명장을 수여했다. ⓒ 창원시청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김용철 창원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어르신들을 상대로 강연을 진행하면서 새누리당 공천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정치적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 3일 오후 창원시 성산노인복지관에서 금빛대학 수강생 등 250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는데, 이날 강연 가운데 정치 부분과 관련한 4분 40초짜리 동영상이 최근 유포됐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동영상을 보면 김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과 새누리당 공천 관련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등의 발언을 했다.

김용철 이사장, 무슨 말 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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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창원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발언김용철 창원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 9월 3일 창원 성산노인복지관에서 금빛대학 수강생을 대상으로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이란 제목으로 강연하면서 정치에 대해 발언했다. ⓒ 독자 제공


이날 김 이사장은 "(지난해 선거에 출마해) 죽을 각오로 뛰었는데, 대한민국 여성, 그 두 분 때문에 참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언급한 여성 두 분은 박근혜 대통령과 5만원권 지폐에 새겨진 신사임당을 말한다.

그는 "잘 나가는데, 세월호가 딱 뒤집어져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라면서 "내가 잘 나가다가 (선거일) 며칠 안 남았는데 대통령이 딱 울고 나서 어르신들이 '이번에 기호 1번을 안 찍으면 대통령이 죽는단다'고 말했다, 여기 표를 가진 어머니들 99%가 박 대통령 때문에 기호 1번을 찍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공천은 군수를 잘 뽑고, 도지사도 잘 뽑고, 도의원과 군의원을 잘 뽑을 수 있도록 당에서 주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거 (새누리당 공천)는 어떤 기준도 없이 거래가 있어야 된다, 거래가 무슨 말인지 알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거래로 인해 공천을 받아서 군수를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무소속으로 군민에게 심판을 받고 싶어 뛰기 시작했다"라면서 "하루 400~500킬로미터를 죽을 각오로 뛰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가 무소속으로 나와 아주 앞서갔다. 최종 지지율이 41%로 거의 당선이었다, 그만큼 좋았다, 개표할 때도 진다고 생각 안했다"라면서 "그러나 나중에 뒤에 보니까 또 여성 한 분이 있었다, 우리나라 지폐를 보면 세종대왕 등 전부 남자인데 이 노란 것을 보면 신사임당이 여성 분이다"라고 말했다.

'금품 살포' '공천 비리' 시사 발언... "전체 맥락 봐야, 의도성 없었다"

이어 김용철 이사장은 "5만원짜리 나오기 전에는 50만 원을 전달하려면 악수할 때 못 전해준다, 다 보인다, 그런데 이 신사임당은 똘똘 말아버리니 10만 원은 담배 한 가치 크기로 되니까 얼마나 전달하기 좋지 않은가"라면서 "나중에 보니 여기 계신 분들도 국밥 한 그릇 먹고 그 사람 안 찍어주면 죄짓는다 싶어 찍은 걸로 알고 있다, 그래서 제가 41%의 지지율을 받고도 (함안)군수에 떨어졌다"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공천을 가지고 장난질을 해서 그 어르신(조현룡 의원 지칭)은 이번에 5년에서 7년 (징역형을) 받았다"라면서 "지금 교도소 가 있는데 김용철 후보에 공천만 줬으면 교소도를 안 갔을 것이다, 천벌을 받았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해 함안군수 선거 때 상대 후보 측에서 금품을 살포하고, 조현룡 의원이 공천 비리를 저질렀다는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김 이사장은 11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우리나라가 광복 70년이 됐지만 선거 풍토가 바뀌지 않고 있어 금품수수라든지 혼탁한 선거 분위기를 바뀌어야 하고, 공천의 불합리성을 지적하는 내용이었다"라면서 "전체 맥락을 봐야 한다, 특정 부분만 보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박 대통령을 비하할 의도가 아니었다, 지난해 함안군수 선거 뒤 차정섭 군수 취임식 때도 가서 축하해줬다"라면서 "오늘(11일) 강기윤 새누리당 경남도당 위원장과도 통화를 해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말과 행동을 더욱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6월 함안군수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함안군수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차정섭 군수가 50.53%를 얻어 당선했고, 김 이사장은 40.04%를 얻었다. 함안 출신 국회의원은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의령함안합천)인데, 조 의원은 철도비리로 현재 구속돼 있다.

함안지방공사 사장을 지낸 그는 창원시설관리공단 경영본부장으로 있다가 지난 7월 1일, 이사장(임기 3년)에 취임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한 안상수 창원시장은 옛 한나라당(새누리당) 대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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