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공약이었는데 '부마사태'라니
[국감파일] 진선미 의원, 경찰교재 <경찰윤리> 중 '경찰사' 분석
▲ 부마항쟁 당시의 모습. ⓒ 정태원
중앙경찰학교가 신임 경찰관들에게 사용하는 교재에서 5.16군사정변을 '5.16군사혁명'으로, '부마민주항쟁'을 '부마사태' 등으로 표기하고, 경찰의 대표적 폭력사건인 국민보도연맹 집단학살사건 등은 누락해 '역사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진선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새로 임용되는 경찰관들의 필수교재인 중앙경찰학교의 <경찰윤리> 가운데 '경찰사' 부분을 분석한 결과, 먼저 <경찰윤리> 356쪽에는 "5.16군사혁명으로 한국사회는 4.19 이후 얼마 되지 않아 두 번째 중대한 정치적 대변혁을 경험하였다"라고 기술돼 있다.
이어 <경찰윤리> 378쪽에는 "1979년 김영삼 신민당 총재의 직무집행정지 사건은 10월 16일-19일 부산과 마산·창원 일원에서 현직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부마사태'가 발생하기에 이르렀다"라고 기술돼 있다.
하지만 법률이나 위원회 등에서는 '부마사태'가 아니라 '부마민주항쟁'라는 용어로 공식화해서 쓰고 있다. 지난 2013년 국회를 통과한 '부마민주항쟁 관련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도, 국무총리 소속 기관인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침 관련자 명예회복심의위원회'도 그렇다. 게다가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사항이었다.
진 의원은 "부마민주항쟁은 박정희 유신정권을 아래로부터 무너뜨린 민중항쟁인데 '사태'는 부마항쟁을 단순히 대중의 소요사태로 폄하하는 것이다"라며 "법률과 국가기관도 '부마민주항쟁'으로 공식표기하고 있는데 경찰교재에 부마사태로 표현하는 것은 법률도 국가기구도 부정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6월항쟁이 '경찰의 대표적 수난기'라고?
특히 보수와 진보 모두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하고 있는 1987년 6월항쟁 시기를 '경찰의 대표적 수난기'로 평가한 점도 역사왜곡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경찰윤리> 379쪽에는 "시위는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국가적인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되자 역사적 6.29선언이 당시 노태우 민정당 대통령 후보에 의해 발표되면서 경찰의 대표적 수난기였던 6월이 안정되어 갔다"라고 서술돼 있다.
'6월항쟁'이라고 부르는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이한열 최루탄 사망사건이었다. 두 사건은 모두 경찰폭력에 의해 일어난 사건으로 군부권위주의정권하 경찰의 폭력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런데도 경찰의 관점만을 강조해 "경찰의 대표적 수난기"라고 표현한 것이다.
진 의원은 "'경찰사' 부분에는 두 사건을 언급하면서도 경찰의 책임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라며 "경찰의 폭력성이 극에 달했던 시기를 '경찰의 수난기'라고 표현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밖에도 <경찰윤리>의 '경찰사' 부분에서는 '여순사건'을 '여수·순천폭동'이라고 표기했고, 대표적인 경찰 폭력사건인 국민보도연행 집단학살사건과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민청학련사건, 문영수 의문사 사건 등은 모두 누락했다.
진 의원은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활동했던 경찰청 과거사진상규명위에서 스스로 밝힌 내용조차도 포함하고 있지 못하다"라며 "경찰이 부끄러운 과거를 제대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자문위원회를 두어 감수받는 등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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