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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무상급식" 견해 묻자 박맹우 답변이...

울산 남구 무상급식추진위 답변서 공개... "지역 주민 요구 외면한 것"

등록|2015.09.23 18:05 수정|2015.09.23 18:05

▲ 울산 남구지역 주민들이 지난 6월 23일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울산 남구 모든 초등학교 무상급식 실시 추진위원회' 발족을 알리고 있다. 이들은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보낸 질의서의 답변을 두고 "무책임한다"고 했다. ⓒ 박석철


선별적 무상급식을 고수해 무상급식률 전국 최하위(올해는 경남)를 기록했던 울산의 남구에서 일부학교만 무상급식을 하자 이 지역 주민들이 '모든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주민청원서를 울산시의회에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관련기사 : 선별급식에 화난 울산 남구 주민들, 주민청원 나서) .

이들 남구주민들은 '울산 남구 모든 초등학교 무상급식 추진위원회(공동대표 김춘희, 나연정, 박진향, 심규명, 황혜주, 아래 추진위)를 구성해 지역 국회의원과의 면담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대신 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공개했다. 추진위는 "박맹우 의원은 엉뚱하고 무성의한 답변을 내놓았고, 이채익 의원은 아직까지 답변서를 내놓지 않아 무책임하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차별적 무상 급식 어떻게 생각하나" 질문에 "신중하게" 답변 

추진위는 지난 1일 주민 8363명의 서명을 담은 주민청원서를 울산시의회에 제출했다. 이어 울산시의회 시의장 및 교육위원장, 모든 교육위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주민청원이 채택돼 2016년 예산에 모든 초등학교 무상급식비가 반영돼 공평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이들은 지난 8일 울산 남구 지역구 박맹우 국회의원(남구 을)과 이채익 국회의원(남구 갑) 사무실을 방문, 질의서 전달과 함께 면담 요청을 했다. 하지만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추진위는 질의서에서 두 국회의원에게 '(남구 30개 초등학교 중) 2대 28의 차별적 무상 급식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남구 전면 무상급식 실시를 위한 활동계획은?'을 물었다.

추진위는 이날 박맹우 의원이 보내 온 답변서를 공개했다. 답변서에는 '학교급식정책은 관련기관(교육청, 울산시, 남구청)이 재정 여건 등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해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박맹우 의원은 지난 2002년부터 3선 울산시장을 거치면서 무상급식 반대에 앞장서왔고, 그 결과 울산을 전국 무상급식률 최하위로 만든 장본인이다. 특히 그는 지난해 7월 재선거에 당선된 후 홍준표 경남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하고 그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답변서에 대해 추진위는 "박맹우 의원의 답변은 현재 남구지역에서 최대의 사회적 관심사가 되어 버린 2대 28의 차별적 무상급식 정책 논란에 대해 하나마나한 무성의한 답변을 했다"라며 "8천 4백여 명의 주민들이 잘못된 정책이라고 청원을 제기했다. 이번 답변은 8천 4백 명의 요구를 외면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 한 명 지역 주민의 억울한 민원이라도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책무 아니겠냐"며 "주민은 균등하게 행정적 혜택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명시한 지방자치법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차별적 무상급식 정책조차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답변서를 보내지 않은 이채익 의원에게도 빠른 시일 내에 답변서를 부탁했다.

또한 주민 청원 채택의 결정권을 가진 울산시의회 교육위원들에게도 "울산교육청의 잘못된 시책을 바로 잡고, 공정한 정책이 시행되도록 감시·견제하는 교육위원회의 역할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울주군과 인접한 남구 두 학교만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은 어느 나라 법이며, 그곳에 다니는 학생들은 모두 저소득층 가정인가"고 되묻고 "차별받는 학생과 학부모는 내년으로 이어질까봐 답답하고 걱정이다. 공정한 정책이 시행되도록 감시·견제 역할에 충실해달라"는 당부도 했다. 이어 "많은 울산시민들이 예의주시하며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말라"는 말도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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