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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커플 폭행에 경찰 "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

방송 인터뷰에서 가해자 입장 두둔... 누리꾼 " 경찰 맞나"

등록|2015.09.25 11:50 수정|2015.09.25 11:50
인천 부평 '묻지마' 커플 폭행 사건의 피의자 2명이 구속된 가운데 경찰 관계자의 발언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관련기사: 부평 '묻지마 커플 폭행' 용의자 붙잡혀..혐의 인정).

경찰 관계자가 한 방송에서 인터뷰를 하는 도중 가해자의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 이 경찰관은 "가해자들이 시비를 거니까 피해자들이 응수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가해자들에게 그냥 조용히 집에 가라고 했다. 그리고 가해자들은 자기도 좀 기분 나쁘게 했다. 그 차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방송 앵커가 "집에 가라고 그렇게 때린 건 말이 안 되잖아요"라고 되묻자, 경찰관은 "피해자는 조용하게 말했다고 하는데 가해자 측은 기분 나쁘게 했다고... 표정도 있을 거고 억양도 있을 거고 그렇지 않아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말끝만 흐려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겠어요? '집에 들어가시죠' 하는 거 하고 '젊은이들이 왜 그래, 집에나 가지' 하고..."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경찰관은 "아주 나쁜 애들이 아닌 것 같아. 그날 술 먹고 그렇게 된 거야. 제발 음주 문제 개선 그런 거나 해보쇼. 원인이 술이야. 다 술 취해서 그렇게 된 거야"라며 "솔직히 젊은 애들이 우발적으로 싸운 건데 조금 많이 때렸다. 동영상 보면... 그래서 그런 거지, 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 물품 강취해서 간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다른 경찰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해당 경찰관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설명하는 과정에서 뭔가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 현재 경찰서 내부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어 당혹스럽다"고 심경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자기 자식이 저런 일을 당해도 그런 말을 하겠나", "동영상을 보고도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게 경찰 맞나 의심스럽다"라고 분노했다.

한편 가해자 중 한 명인 여고생의 SNS글도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사건 다음날 가해 여고생은 SNS에 "그래봤자 시간 지나면 모두 경험일 거... 너무 깊게 생각 않고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해야 겠다"라고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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