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맛있게 먹는 4가지 방법, 간단합니다
[10만인특강 98] 박상현 맛칼럼니스트의 '한국인과 밥: 잃어버린 밥맛을 찾아서'
전형적인 한국의 밥상을 떠올려보자. 갓 지어낸 하얀 쌀밥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 그리고 엄마의 손맛이 가미된 반찬들.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상차림이다. 우리는 하루 세 끼 밥을 먹는다. 밥은 한국인의 주식이다. 때론 피자를 먹고 스파게티를 먹어도 "밥을 먹었다"고 표현한다. 하물며 "밥 먹었어"란 안부를 묻는 말에도 "밥"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밥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니, 한번이라도 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지난 달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98번째 10만인 특강은 밥맛 좀 아는 박상현 맛칼럼니스트의 '한국인과 밥 : 잃어버린 밥맛을 찾아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 맛칼럼니스트는 "우리는 밥맛은 물론, 심지어 쌀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일본과 한국의 밥맛 차이는 '태도'에서 비롯
"한국과 일본의 식문화는 똑같다. 밥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상차림을 하고 반찬으로 나물과 김치, 채소절임 등을 만들었던 거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밥에는 차이가 있다. 그것은 태도다."
지난 10년간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으로 일본 음식을 탐구한 그의 결론이다. 고급 한정식집 밥보다 엄마가 지어준 밥이 맛있는 이유가 이 때문일까? 음식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와 엄마의 '내리사랑', 그 차이가 밥맛을 결정짓는다는 거다.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뭐냐'는 거다. 매번 답하길 '밥'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 모두 똑같이 밥을 먹는데 일본 밥은 왜 그렇게 맛있고 한국을 그렇지 못할까.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과 검증을 해봤다. 답은 '일본 밥은 행복하다'였다."
일본은 밥을 아름답게 여기고 이를 이미지화 하는데 능하다. 최대한 밥을 맛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아름답고 맛있어 보이는 밥, 어찌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까. 일본인들을 밥을 대하는 태도는 실생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요즘 일본의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쌀을 보면, 포장에 원산지가 쓰여 있지 않다. 오히려 쌀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아주 상세히 설명돼 있다. 심지어 농지의 환경까지 쓰여 있다. 또, 일본의 어느 음식점을 가든지 밥이 나오는 순서를 살펴봐라. 항상 밥은 맨 마지막에 나온다. 이는 밥을 가장 맛있는 상태에서 고객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일본의 모든 음식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밥반찬 되냐', 다른 하나는 '맥주랑 어울리냐' 이다. 모든 것이 밥을 중심이다."
벼가 자라는 환경보단 원산지를 보고 쌀을 구입하고 밥부터 나오는 우리의 여느 음식점과는 다른 풍경이다. 더욱이 식습관의 변화로 우리의 쌀 소비량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젠, 한국인의 밥상에도 밥투정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부와 권력을 상징한 한국의 밥, 금기를 깨자
"한국인에게 밥이란 무엇일까? 밥과 관련한 많은 용어가 있지만 모두 밥을 갈망하는 말들이다. 밥이 곧 권력이었기에 채워지지 않은 욕망이 밥에 투영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밥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다. 밥을 가지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것이 사실상 금기시되고 있다. 예로 식당에서 국, 반찬 등에 대해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은 있어도 밥맛을 가지고 따지는 사람은 없다."
박 맛칼럼니스트에 따르면 우리 밥상에 밥이 등장한 것은 약 1500년 전이다. 하지만 밥을 누구나 모자라게 먹지 않게 된 것은 불과 40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전까지 밥, 정확히 하얀 쌀밥은 부와 권력을 상징했다는 것. 여기서 우리가 밥맛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비롯됐다는 거다.
"우리는 쌀 한 톨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부채감을 이제는 내려놓자는 거다. 맛을 가지고 밥을 이야기해야 할 시대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자급률이 92%로 쌀이 남아돌고 있다. 거기다 매년 42만톤을 외국에서 사들이고 있다. 반면, 1983년 1인당 150kg 이던 쌀 소비량은 2013년 기준 73kg으로 반토막이 났다. 한 달에 한 가마니도 밥을 안 먹는다는 거다. 정부가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으나 결국 밥을 많이 먹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밥의 인지부조화도 우리가 밥맛을 느끼지 못하는데 한몫 했다. 흔히 우리가 '밥' 하면 떠올리는 가마솥에서 김이 나는 서정적인 밥과 달리 실제론 식당에서 만든 찐 밥을 먹기 때문이다. 우리가 밥맛을 표현할 때 '구수하다', '고슬고슬하다', '윤기가 있다', '차지다' 등 4가 표현밖에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인지부조화가 원인이다.
하지만 박 칼럼니스트가 생각하는 맛은 적어도 기호다. 그래서 맛은 사람이 오감으로 느끼는 관능의 결과물이다. 관능은 표현되어야 한다. 표현되는 것은 모두 평가된다. 밥맛을 안 다는 것이 곧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맛있는 밥을 먹는 방법 4가지
그럼, 어떻게 해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첫째, 단일품종의 쌀로 밥을 짓는 것이다.
"우리나라 각 지역에 가면 농협이 운영하는 'RPC'라는 게 있다. 미곡종합처리장을 말한다. 약 240여 개가 되는데 이곳에서 품종이 섞인다. 김씨에게 A품종을 받고 이씨가 기른 B품종을 받아서 RPC에서 섞어서 건조하고 도정한다. 저장과 유통이 귀찮아서다. 현행 양곡관리법의 시행규칙을 보면, 품종명을 모르면 혼합, 혼합한 경우도 혼합으로 되어 있다. 이게 문제다. 우리가 맛없는 쌀을 먹는 이유가 정치 때문인 거다. 사실 먹는 게 가장 첨예한 정치다. 단일품종을 확인하고 등급까지 찾아봐라."
두 번째는 외형을 확인하는 거다.
"쌀 포장지를 보면, 작고 투명하게 된 부분이 있다. 포장된 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규제화해 만들어진 거다. 작고 둥글고 투명해야 좋은 쌀이다. 쌀알이 깨진 곳이 적어야 하고 심백 혹은 복맥을 확인해라. 심백은 쌀에 흰 점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게 생기는 이유는 일조량이 적어서다."
세 번째는 도정일자를 확인해보는 거다.
"사람들은 우유의 유통기간에는 신경을 엄청 쓰는데 쌀의 도정일자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쌀은 씨앗이다. 씨앗은 생명이다. 도정은 쉽게 말해 쌀을 깎아내는 것이다. 도정을 하면 쌀은 죽은 상태가 된다. 따라서 쌀을 구입할 때, 도정일자를 확인해라. 보통 여름에는 2~3주, 겨울은 3~5주 정도 안에 도정한 쌀로 밥을 해먹어야 맛있다."
네 번째는 쌀을 신선하게 보관하기다.
"쌀은 보관이 중요하다. 혹시 집에 김치냉장고가 있다면, 쌀을 보관하기 좋은 장소다. 쌀 뿐만 아니라 과일과 와인도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좋다."
맛있게 밥을 먹기 위해선 피해야 하는 밥과 쌀도 있다. 우선, 밥뚜껑이 닫힌 채 나오는 식당 밥이다.
"상상을 해보자. 식당 아줌마들이 출근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일까. 밥을 밥그릇에 담는 것이다. 이렇게 밥그릇에 들어간 밥은 점심 장사에 쓰이고 남으면 저녁장사에까지 내놓는다. 밥이 된 후 최대 8시간 후에 먹는 거다. 이뿐만이 아니다.
쌀이 밥이 되고 나면, 열과 수분을 가지고 있다. 그게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게 내버려 두어야 찰기와 밥맛이 유지된다. 뚜껑을 닫으면 지가 뱉은 것을 지가 먹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곤죽이 된다. 색깔이 변한다. 향을 읽는다. 밥 특유의 질감과 찰기도 잃는다. 이것을 밥이 노화된다고 한다."
즉석 도정? 현혹되지 말자
흑미를 섞어 만든 김밥도 피해야 할 밥이다. 이는 품질이 좋지 않다는 반증으로 향과 질감을 가리기 위해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즉석 도정'한 쌀도 구입하지 않는 편이 좋다.
"대형마트에서 즉석 도정하는 쌀은 현미를 도정하는 거다. 현미는 쌀의 껍질을 벗긴 후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쌀의 껍질을 벗기는 정미과정이 언제 됐는지 알 수는 없다. 정미가 되면 쌀은 죽은 상태가 된다. 즉석이란 말에 현혹되면 안 된다."
끝으로 박 칼럼니스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단 집에 있는 쌀부터 내다버려라. 묵혀두고 품종도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도 모르는 쌀로 밥을 지어봐야 맛있지 않다. 대게 강연을 듣고 돌아간 사람들도 있던 쌀을 버리고 새로 사더라. 그리고 앞서 설명한 4가지 기준에 따라 쌀을 구입하고 밥을 하면, 지금까지보다 월등히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밥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니, 한번이라도 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지난 달 22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열린 98번째 10만인 특강은 밥맛 좀 아는 박상현 맛칼럼니스트의 '한국인과 밥 : 잃어버린 밥맛을 찾아서'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 맛칼럼니스트는 "우리는 밥맛은 물론, 심지어 쌀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고 말한다. 왜 그럴까.
일본과 한국의 밥맛 차이는 '태도'에서 비롯
▲ 22일 오후 상암동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일본의 맛, 큐슈를 먹다>의 저자 박상현 음식평론가의 '10만인클럽 특강 - 밥맛을 찾아드립니다'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한국과 일본의 식문화는 똑같다. 밥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 상차림을 하고 반찬으로 나물과 김치, 채소절임 등을 만들었던 거다. 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밥에는 차이가 있다. 그것은 태도다."
지난 10년간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으로 일본 음식을 탐구한 그의 결론이다. 고급 한정식집 밥보다 엄마가 지어준 밥이 맛있는 이유가 이 때문일까? 음식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와 엄마의 '내리사랑', 그 차이가 밥맛을 결정짓는다는 거다.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뭐냐'는 거다. 매번 답하길 '밥'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 모두 똑같이 밥을 먹는데 일본 밥은 왜 그렇게 맛있고 한국을 그렇지 못할까.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과 검증을 해봤다. 답은 '일본 밥은 행복하다'였다."
일본은 밥을 아름답게 여기고 이를 이미지화 하는데 능하다. 최대한 밥을 맛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아름답고 맛있어 보이는 밥, 어찌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까. 일본인들을 밥을 대하는 태도는 실생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요즘 일본의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쌀을 보면, 포장에 원산지가 쓰여 있지 않다. 오히려 쌀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아주 상세히 설명돼 있다. 심지어 농지의 환경까지 쓰여 있다. 또, 일본의 어느 음식점을 가든지 밥이 나오는 순서를 살펴봐라. 항상 밥은 맨 마지막에 나온다. 이는 밥을 가장 맛있는 상태에서 고객이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일본의 모든 음식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하나는 '밥반찬 되냐', 다른 하나는 '맥주랑 어울리냐' 이다. 모든 것이 밥을 중심이다."
벼가 자라는 환경보단 원산지를 보고 쌀을 구입하고 밥부터 나오는 우리의 여느 음식점과는 다른 풍경이다. 더욱이 식습관의 변화로 우리의 쌀 소비량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젠, 한국인의 밥상에도 밥투정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부와 권력을 상징한 한국의 밥, 금기를 깨자
"한국인에게 밥이란 무엇일까? 밥과 관련한 많은 용어가 있지만 모두 밥을 갈망하는 말들이다. 밥이 곧 권력이었기에 채워지지 않은 욕망이 밥에 투영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밥에 대해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다. 밥을 가지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것이 사실상 금기시되고 있다. 예로 식당에서 국, 반찬 등에 대해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은 있어도 밥맛을 가지고 따지는 사람은 없다."
박 맛칼럼니스트에 따르면 우리 밥상에 밥이 등장한 것은 약 1500년 전이다. 하지만 밥을 누구나 모자라게 먹지 않게 된 것은 불과 40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전까지 밥, 정확히 하얀 쌀밥은 부와 권력을 상징했다는 것. 여기서 우리가 밥맛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이유가 비롯됐다는 거다.
"우리는 쌀 한 톨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부채감을 이제는 내려놓자는 거다. 맛을 가지고 밥을 이야기해야 할 시대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자급률이 92%로 쌀이 남아돌고 있다. 거기다 매년 42만톤을 외국에서 사들이고 있다. 반면, 1983년 1인당 150kg 이던 쌀 소비량은 2013년 기준 73kg으로 반토막이 났다. 한 달에 한 가마니도 밥을 안 먹는다는 거다. 정부가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으나 결국 밥을 많이 먹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밥의 인지부조화도 우리가 밥맛을 느끼지 못하는데 한몫 했다. 흔히 우리가 '밥' 하면 떠올리는 가마솥에서 김이 나는 서정적인 밥과 달리 실제론 식당에서 만든 찐 밥을 먹기 때문이다. 우리가 밥맛을 표현할 때 '구수하다', '고슬고슬하다', '윤기가 있다', '차지다' 등 4가 표현밖에 못하는 것도 이러한 인지부조화가 원인이다.
하지만 박 칼럼니스트가 생각하는 맛은 적어도 기호다. 그래서 맛은 사람이 오감으로 느끼는 관능의 결과물이다. 관능은 표현되어야 한다. 표현되는 것은 모두 평가된다. 밥맛을 안 다는 것이 곧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맛있는 밥을 먹는 방법 4가지
그럼, 어떻게 해야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하다. 첫째, 단일품종의 쌀로 밥을 짓는 것이다.
"우리나라 각 지역에 가면 농협이 운영하는 'RPC'라는 게 있다. 미곡종합처리장을 말한다. 약 240여 개가 되는데 이곳에서 품종이 섞인다. 김씨에게 A품종을 받고 이씨가 기른 B품종을 받아서 RPC에서 섞어서 건조하고 도정한다. 저장과 유통이 귀찮아서다. 현행 양곡관리법의 시행규칙을 보면, 품종명을 모르면 혼합, 혼합한 경우도 혼합으로 되어 있다. 이게 문제다. 우리가 맛없는 쌀을 먹는 이유가 정치 때문인 거다. 사실 먹는 게 가장 첨예한 정치다. 단일품종을 확인하고 등급까지 찾아봐라."
두 번째는 외형을 확인하는 거다.
"쌀 포장지를 보면, 작고 투명하게 된 부분이 있다. 포장된 쌀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규제화해 만들어진 거다. 작고 둥글고 투명해야 좋은 쌀이다. 쌀알이 깨진 곳이 적어야 하고 심백 혹은 복맥을 확인해라. 심백은 쌀에 흰 점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게 생기는 이유는 일조량이 적어서다."
세 번째는 도정일자를 확인해보는 거다.
"사람들은 우유의 유통기간에는 신경을 엄청 쓰는데 쌀의 도정일자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쌀은 씨앗이다. 씨앗은 생명이다. 도정은 쉽게 말해 쌀을 깎아내는 것이다. 도정을 하면 쌀은 죽은 상태가 된다. 따라서 쌀을 구입할 때, 도정일자를 확인해라. 보통 여름에는 2~3주, 겨울은 3~5주 정도 안에 도정한 쌀로 밥을 해먹어야 맛있다."
네 번째는 쌀을 신선하게 보관하기다.
"쌀은 보관이 중요하다. 혹시 집에 김치냉장고가 있다면, 쌀을 보관하기 좋은 장소다. 쌀 뿐만 아니라 과일과 와인도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좋다."
맛있게 밥을 먹기 위해선 피해야 하는 밥과 쌀도 있다. 우선, 밥뚜껑이 닫힌 채 나오는 식당 밥이다.
"상상을 해보자. 식당 아줌마들이 출근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무엇일까. 밥을 밥그릇에 담는 것이다. 이렇게 밥그릇에 들어간 밥은 점심 장사에 쓰이고 남으면 저녁장사에까지 내놓는다. 밥이 된 후 최대 8시간 후에 먹는 거다. 이뿐만이 아니다.
쌀이 밥이 되고 나면, 열과 수분을 가지고 있다. 그게 자연스럽게 빠져나가게 내버려 두어야 찰기와 밥맛이 유지된다. 뚜껑을 닫으면 지가 뱉은 것을 지가 먹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곤죽이 된다. 색깔이 변한다. 향을 읽는다. 밥 특유의 질감과 찰기도 잃는다. 이것을 밥이 노화된다고 한다."
즉석 도정? 현혹되지 말자
흑미를 섞어 만든 김밥도 피해야 할 밥이다. 이는 품질이 좋지 않다는 반증으로 향과 질감을 가리기 위해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즉석 도정'한 쌀도 구입하지 않는 편이 좋다.
"대형마트에서 즉석 도정하는 쌀은 현미를 도정하는 거다. 현미는 쌀의 껍질을 벗긴 후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쌀의 껍질을 벗기는 정미과정이 언제 됐는지 알 수는 없다. 정미가 되면 쌀은 죽은 상태가 된다. 즉석이란 말에 현혹되면 안 된다."
끝으로 박 칼럼니스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단 집에 있는 쌀부터 내다버려라. 묵혀두고 품종도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도 모르는 쌀로 밥을 지어봐야 맛있지 않다. 대게 강연을 듣고 돌아간 사람들도 있던 쌀을 버리고 새로 사더라. 그리고 앞서 설명한 4가지 기준에 따라 쌀을 구입하고 밥을 하면, 지금까지보다 월등히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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