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MB가 만남 기피하는데, 내가 친이?"
"나는 나, 친이도 친박도 아니다"... 여권 계파 구분법에 "유치찬란하다" 비판
▲ 지난 2010년 7월 12일 당시 한나라당 전당대회 후보로 나선 정두언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 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인 '영포목우회' 논란에 대해 "권력투쟁의 당사자로 몰지 말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남소연
"나의 이름 앞에 다른 성씨를 붙이지 말아 주세요."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2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의 제목이다. 정 의원은 이 글에서 친박(박근혜), 친이(이명박), 비박 등으로 나뉘는 여당 내 계파 구분법이 정치 퇴행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 양김(金) 시대에도 상도동계, 동교동계 하며 동네 이름을 썼지, 개인숭배 냄새를 풍기는 성씨를 쓰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하기야 친박연대라는 세계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기상천외한 이름의 정당도 있었으니 말해 무엇하랴, 더구나 그 정당의 지도자는 정작 그 당에 없었다"라며 "숨이 막힐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MB와 친하지 않은 건 분명... 어떻게 내가 친이냐"
그러면서 정 의원은 자신이 여전히 친이로 분류되는 상황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개국 공신' 중 한 명으로 과거 친이계 핵심으로 불렸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하면서 갈라선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이상득씨의 불출마를 주장하는 소위 '55인 서명사건'을 주도하다가 이명박 정부 내내 사찰과 음해의 대상으로 몰렸다. 급기야는 감옥까지 갔다 왔다"라며 "이 정도면 내가 소위 '이'(이 전 대통령)와 친하지 않은 건 분명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더욱이 그 '이'도 (나와의) 만남을 기피할 정도로 나와 친하지 않은데 어떻게 내가 친이란 말인가"라며 "설령 친하다 해도 해도 나는 내 이름 앞에 누구의 성을 붙이는 게 심히 불편하다, 비박도 싫고 나는 나일 뿐"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번 소위 유승민 파동 당시 나는 고립무원인 그를 적극 지원했다, 한편으로는 상기 법안(국회법 개정안)이 명백한 위헌이라고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했었다"라며 "나는 대통령이든 누구든 내 입장에서 옳지 않으면 옳지 않다고, 또 옳으면 옳다고 이야기했을 뿐 친이도 친박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소장파라고 불렸는데 이제는 나이 때문에 그런지 그렇게 안 불러 준다, 쇄신파라고도 했는데 그동안 쇄신이 된 게 뭐가 있느냐는 의문 때문인지 그 말이 다 사라졌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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