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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유등축제 유료화, 관람객 많지만 곳곳 불만 표출

3일에만 5만 명 유료 관람객 몰려... 외부에서 못 보게 가려놓은 가림막 찢기도

등록|2015.10.04 16:36 수정|2015.10.04 16:38
올해부터 돈을 내고 봐야하는 진주남강유등축제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유료화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11일까지 열린다. 첫 주말인 2~4일 사이 많은 관광객들이 진주를 찾은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유료화로 관광객이 줄어들지나 않을까 우려했지만,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진주시는 지난 3일 하루에만 약 5만 명이 유료화 관람했다고 밝혔다. 진주남강유등축제 매표소는 8곳인데, 모두 줄을 길게 서 있었다. 진주문화예술재단은 남강 부교와 가림막 설치 등의 비용을 따지면 유료 관람객이 20만 명 이상이면 흑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지난 1일부터 열리고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올해부터 처음으로 유료화한 가운데, 시민들이 불만의 표시로 가림막을 찢어 놓기도 했다.(사진 독자제공). ⓒ 윤성효


▲ 올해부터 유료화된 진주남강유등축제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어 다양한 행사를 즐기고 있다. ⓒ 진주시청


진주남강유등축제 기간에 제65회 개천예술제, 코리아드라마 페스티벌, 진주소싸움 등 다양한 행사 열린다. 진주시는 3일에만 축제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이 30만 명에 육박했다고 보고 있다.

3일 남해고속도로 진주나들목을 통과한 차량 1만 9000여 대와 문산나들목 1만여 대, 대전-통영고속도로 서진주나들목 1만 1000여 대 등 총 4만여 대의 차량이 몰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주말보다 진주나들목의 경우 5600여 대가 늘어났고 전체적으로 1500여 대 정도 증가했다.

이밖에 국도3호선인 진주~사천과 진주~산청, 국도2호선인 진주~하동, 국도 33호선인 진주~합천 방면에서 진주로 진입한 차량을 더할 경우 예년 못지않은 관람객들이 축제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도심 외곽에 마련된 임시주차장 이용 차량도 많았다. 혁신도시 군부대 1900여 대와 검문소 2700여 대, 도매시장주차장 750여 대, 평거대로 공설운동장 주차장 등 3200여 대. 지난해보다 670여 대가 증가한 8500여 대의 차량이 이용한 것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올해는 예년과 달리 젊은 연인들이 80%에 이를 정도로 많았으며, 이는 보고 즐길거리만 있으면 유료화 여부에 연연하지 않고 축제를 비롯한 각종 문화행사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진주남강유등축제 개막 첫날 방문했던 것도 하나의 홍보효과가 되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청계천 등축제'(현재 서울빛초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고 해 서울시와 진주시가 갈등을 빚었는데, 이번에 '상생 발전 합의'를 했다.

진주시 관계자는 "올해 축제의 경우 모방 논란으로 갈등을 빚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축제장을 방문하면서 전국의 언론을 탄 것이 사실상 남강유등축제의 홍보로 이어져 수도권 지역 방문객들이 예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모두 7만 7000여 개의 유등이 불을 밝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리고 있다. 높이 3m, 길이 50m의 거대한 성벽등에서부터 600m에 이르는 소망등 터널은 웅장함을 뽐내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 10개국 주한외국대사들이 관람하기도 했다.

유료화에 불만 쏟아져... "관람 편의 제공부터"

▲ 지난 1일부터 열리고 있는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올해부터 처음으로 유료화한 가운데, 시민들이 불만의 표시로 가림막을 찢어 놓기도 했다.(사진 독자제공). ⓒ 윤성효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면서, 올해부터 유료화했다. 진주시는 진주성 앞부터 진주교-망경동 둔치-천수교 구간에 걸쳐 가림막을 설치해 놓았다.

이런 유료화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가림막을 찢는 일도 벌어졌다. 특히 진주교·천수교 난간에 가림막을 설치해 놓았는데, 다리에서 남강을 바라볼 수 없게 되면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진주시청 홈페이지에는 갖가지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 관람객들은 "남강물도 같이 말아라"거나 "유료화보다 서비스 질을 개선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놓았다.

송아무개씨는 "부산에서 임대차량을 이용해 26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대부분 3~5년 전에 한 번쯤 방문했던 경험자들이었다"며 "입장료 1만 원이 부담스러웠고, 야간에만 관람할 수 밖에 없는 특성상 외지인이 이용하기에는 거의 불가능했다, 오후 12시가 지나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하는 수 없이 매표소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조아무개씨는 "유료화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유료화가 된 만큼의 편의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입장할 때부터 길고 긴 줄이었다, 건너편 행사를 보기 위해 부교를 건너야 했는데 줄 서서 대기하는 시간이 1시간이 넘었다"며 "입장료를 받아 축제를 숨겨서 보여주기 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지적했다.

류재수 진주시의원은 "가림막을 설치해 놓아 시민들이 난리다, 철통같이 막아 놓으니까 누구나 조망해야 하는 남강을 볼 수 없게 되어 불만이 높다"며 "더구나 진주교와 천수교 난간에도 가림막을 해놓아 반발이 더 크다, 심지어 사진작가가 카메라를 높이 올려 사진 찍는 모습을 보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시민들한테는 월~목요일 이용이 가능한 무료 초대권을 배부했다. 입장료는 성인 1인당 1만 원으로, 부교 통행료와 진주성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이번 남강유등축제의 유료화 성공은 축제 유료화의 수범사례가 되어 전국에서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라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문의를 해오기도 한다, 유료화 여부를 고민하는 다른 축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소망등 터널. ⓒ 진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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