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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와 양다리 걸친 '가우도'

등록|2015.10.05 16:40 수정|2015.10.05 16:40
청자골 강진은 다산초당, 백련사, 영랑생가, 고려청자박물관이 있어 늘 남도답사1번지로 꼽힌다. 이곳에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가우도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우도는 강진의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로 도암면과 대구면을 잇는 두 개의 출렁다리로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10월 3일, 청주산울림산악회원들과 땅끝마을에서 40여Km 거리에 있는 가우도에 다녀왔다. 아침 7시 상당공원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우고 남쪽으로 향한다.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300여Km 되는 장거리 여행이다.

편한 자세로 음악을 듣는데 차창 밖으로 햇살을 받은 들녘이 짙은 황금색 물결을 만든다. 호남고속도로 여산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리는 차안에서 도언 운영총무님이 일정을 안내한다. 무안광주고속도로 서광산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13번 국도를 달리며 오른편으로 월출산을 보여주더니 11시 10분경 망호선착장에 도착했다.

▲ 망호선착장에서 바라본 풍경 ⓒ 변종만


▲ 망호출렁다리 건너 가우도로 ⓒ 변종만


가우도(駕牛島)는 다산초당 방향의 도암면과 고려청자박물관 방향의 대구면 사이에 있는 작은 섬으로, 섬의 모양이 소의 멍에처럼 생긴 것에서 지명이 유래하였다. 도암면의 망호항이나 대구면의 저두리에서 갈 수 있는데 어느 곳으로 가든 출렁다리를 건너야 만난다. 이곳의 출렁다리는 바람이 강해도 흔들리지는 않는 해상인도교라 사람만 통행할 수 있다.

차에서 내리면 2012년에 개통한 716m 길이의 망호출렁다리와 다리 건너편의 가우도가 멋진 풍경을 만든다. 다리 위에서 왼편을 바라보면 주작산과 덕룡산, 다산초당을 품은 만덕산, 강진만 끄트머리의 강진읍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편의 바다는 강진만 비경을 바라보며 낚시를 할 수 있는 복합낚시공원이 특별한 풍경을 만든다.

▲ 가우도 함께해(海)길 안내지도와 이정표 ⓒ 강진군청


다리를 건너면 정감이 느껴지는 가우도 함께해(海)길 안내지도와 이정표가 맞이한다. 함께해(海)길은 향기의 섬 가우도의 아름답고 청정한 바다(海)를 함께 걸어보자는 의미로 해안선을 따라 흙길과 나무데크로 조성한 2.5km의 탐방로다. 남쪽, 북쪽 어느 산책로나 저두출렁다리와 만나는데 산책하는 기분으로 바다 풍경을 만끽하며 편안하게 걸을 수 있어 한 바퀴 다 돌아도 좋다.

▲ 영랑나루 쉼터까지 ⓒ 변종만


가우도는 면적이 10만 평도 안 되고 그나마 대부분 임야이지만 바다와 숲과 사람의 향기가 어우러지는 매력덩어리의 섬이다. 먼저 0.8㎞ 거리에서 저두출렁다리를 만나는 남쪽산책로를 걸었다. 오른쪽의 바다와 왼쪽의 숲이 빚어낸 풍경을 감상하며 데크길을 따라가면 영랑나루 쉼터를 만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불행한 삶이었지만 짧은 생을 불꽃처럼 살며 '모란이 피기까지는'을 비롯하여 87편의 민족시를 남긴 영랑 김윤식의 동상이 의자에 앉아 인자한 웃음 짓고 동상 옆으로 시인의 대표 시들이 걸려 있다.

▲ 쉼터에서 저두출렁다리까지 ⓒ 변종만


데크 아래편의 바위는 자연을 즐기며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여럿이다. 가우도의 산책길은 거리가 짧게 느껴져 천천히 걸어야 한다. 멋진 소나무를 지나면 바닷가로 내려가 모래밭을 거닐거나 저두출렁다리를 배경으로 추억사진 남기는 여행객들이 많다. 한 바퀴 다 돌아보려면 왔던 길을 되짚어 다리를 건너와 만났던 안내지도 앞으로 가야 한다.

▲ 가우마을과 해안가 지나 저두출렁다리까지 ⓒ 변종만


이번에는 1.7㎞ 거리에서 저두출렁다리를 만나는 북쪽산책로를 걷는다. 망호출렁다리를 바라보고 복합낚시공원 개장 기념 어린이 동반가족 낚시대회 시상식을 구경한다. 마침 우승 가족이 강진원 강진군수님에게 200만 원 상당의 낚시용품과 트로피를 받고 있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어쩌면 가우마을 표석을 지나며 만나는 서쪽바닷가 풍경이 이곳을 유명관광지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망호출렁다리부터 주작산과 덕룡산, 다산초당을 품은 만덕산, 강진만 끄트머리의 강진읍이 만든 멋진 풍경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10여 가구 살고 있는 가우마을에는 한옥마을 등 펜션이 들어와 있다.

가우도에 두 개 밖에 없는 백사장은 모두 손바닥만 하다. 가우마을 뒤편 해안가로 내려가야 만나는 백사장에서 음악을 들으며 점심을 먹었다. 백사장을 지나면서 처음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산길을 걷는다. 비교적 짧은 산길 끝에서 저두출렁다리가 기다린다.

▲ 가우도에서 저두로 ⓒ 변종만


다리 앞 급경사 계단을 따라 산의 정상에 올랐다. 잡목이 조망을 가리고 바로 아래편에 청자전망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산을 내려와 2011년에 놓인 438m 길이의 저두출렁다리를 걸었다. 다리 위에서 아래편 바다의 낚싯배와 방금 지나온 가우도의 풍경을 바라봤다.

▲ 마량항 풍경 ⓒ 변종만


2시에 저두주차장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23번 국도를 따라 15분 거리의 마량항으로 가며 아름다운 해안 풍광을 보여준다. 고려청자박물관을 지나기 직전의 고바우공원 전망대는 우리나라에서 해질녘 노을이 가장 아름다울 만큼 경치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차에서 내려 바로 앞에 있는 소오도와 대오도를 카메라에 담고 토요일마다 할인 이벤트와 토요음악회가 열리는 마량놀토수산시장을 구경하였다. 마량항과 고금대교가 한눈에 들어오는 바닷가 쉼터에 앉아 수협위판장에서 사온 전어회를 안주로 소맥을 마시며 홀로여행의 자유를 누렸다.

4시 마량항을 출발한 관광버스가 남해고속도로 영암임시휴게소와 서해안고속도로 고인돌휴게소에 들르며 부지런히 달려와 8시 20분경 출발지였던 상당공원 옆에 도착했다. 마량항으로 가며 고바우공원 전망대에 들르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청주산울림산악회 때문에 행복을 누린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제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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