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어떻게 뱀파이어가 되었을까
피아니스트 문용 2집 발표회... 인생의 배경음악이 되고파
비전공자로서 피아니스트로 커리어를 쌓고 있는 문용(moonyong. 본명 김문용)씨. 그가 지난 3일 새앨범 'UND' 2집 발표회를 홍대 레코드포럼 Vinyl(웨스트 브릿지)에서 열었다. 이날 이곳을 찾은 100여 명 정도의 관객들은 가을의 피아노 선율에 흠뻑 빠졌다.
1집 '소년의 꿈'에 이어 장장 7년만에 2집을 발표한 문용씨는 CD나 음원공개가 아닌 LP 방식을 고집했다. 최첨단을 달리는 2015년도에 LP라니. 우연한 기회에 LP판을 선물받은 필자는 노래를 스마트폰으로 듣고 있다. 문용씨는 속전속결 이지리스닝 음원이 판을 치는 음반시장에서 정공법을 선택한 셈이다. 피아노 연주곡을 담은 LP판이라니, 요샌 정말 희귀한 일이다. 문용씨의 고집이 엿보인다.
독일어의 '그리고'에 해당하는 UND를 타이틀로 내건 2집에는 '내면의 열정'부터 '착한 뱀파이어의 눈물', '야간산책', '구름 위의 산책' 등 총 9곡이 실렸다. 문용씨가 직접 넘버링한 500장 한정판 LP가 세상에 나왔다. 2집의 커버는 현대미술작가 에테르(ETHER)가 맡아, 쌍두사를 그려냈다. 음반 제작은 빌리 조엘 등 유명 아티스트들과 같이 작업해 온 마스터링 엔지니어 케빈 그래이(Kevin Gray)의 도움을 받았다.
온라인(und.modoo.at)에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문용씨는 "여러분들 마음의 때를 벗겨줄 피아노 연주 앨범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UND의 의미에 대해 그는 "이것과 저것, 둘을 의미 하며 그 사이의 균형감을 의미한다"며 "한국말의 '움트다'와 어감이 비슷해 느낌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굳이 LP를 고집한 이유에 대해 문용씨는 "오랜 기간 공들인 곡들이다보니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는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매체가 LP라고 판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작품 위해 LP 선택
문용씨는 2007년 1집 '소년의 꿈'으로 데뷔했다. 그는 밴드 '레이지본'과 '카피머신'에서 키보드를 맡으며 작곡가로 활동한 바 있다. 1집 '소년'에서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의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그에겐 낡은 피아노 하나뿐이었지만, 그 속엔 우주가 있었다"고 말했던 그가 머리가 둘 달린 방울뱀의 커버 앨범들 들고 나타났다.
1집엔 '너를 생각하는 아침', '독백', '피아노의 숲', '고백' 등 순수한 소년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곡들을 실었다. 그런데 2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피아노 선율은 '착한 뱀파이어의 눈물'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소년은 어떻게 뱀파이어가 되었을까 하는 것이다.
20대의 소년 감성을 가진 문용씨는 이제 30대 중반의 어엿한 아저씨가 되었다. 밴드에서 활동하며 음악을 꿈꾸던 청년이 적자생존 사회에 나와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소년은 다른 사람들의 피를 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현대인으로 치자면 타인의 노동과 경쟁하고 그 속에서 군중의 고독을 느끼고, 무한한 책임을 가져야 하는 성인이 되었다.
정말 다행인 건 소년은 뱀파이어지만 "착한" 뱀파이어라는 사실이다. 그 착한 뱀파이어는 어찌된 영문인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소년은 뱀파이어가 되었고, 눈물을 흘린다. 앨범 타이틀을 "그리고"라고 한 것은 균형을 의미한다고 했다. 뱀파이어는 진화의 산물이지만 소년의 감성은 계속해서 "그리고" 남아 있다. 이제 뱀파이어는 또 어떻게 변해갈까.
가을이 익어가는 요즘, 자신만의 특유한 감수성으로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는 문용씨의 피아노 연주가 감수성을 자극한다. 그 선율은 뱀파이어가 되고 싶지 않았던 소년의 꿈일지 모르겠다.
▲ 문용 씨 피아노 연주 모습문용 씨의 2집 발표회가 지난 3일 홍대 레코드포럼 Vinyl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 니모짱
1집 '소년의 꿈'에 이어 장장 7년만에 2집을 발표한 문용씨는 CD나 음원공개가 아닌 LP 방식을 고집했다. 최첨단을 달리는 2015년도에 LP라니. 우연한 기회에 LP판을 선물받은 필자는 노래를 스마트폰으로 듣고 있다. 문용씨는 속전속결 이지리스닝 음원이 판을 치는 음반시장에서 정공법을 선택한 셈이다. 피아노 연주곡을 담은 LP판이라니, 요샌 정말 희귀한 일이다. 문용씨의 고집이 엿보인다.
독일어의 '그리고'에 해당하는 UND를 타이틀로 내건 2집에는 '내면의 열정'부터 '착한 뱀파이어의 눈물', '야간산책', '구름 위의 산책' 등 총 9곡이 실렸다. 문용씨가 직접 넘버링한 500장 한정판 LP가 세상에 나왔다. 2집의 커버는 현대미술작가 에테르(ETHER)가 맡아, 쌍두사를 그려냈다. 음반 제작은 빌리 조엘 등 유명 아티스트들과 같이 작업해 온 마스터링 엔지니어 케빈 그래이(Kevin Gray)의 도움을 받았다.
온라인(und.modoo.at)에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문용씨는 "여러분들 마음의 때를 벗겨줄 피아노 연주 앨범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UND의 의미에 대해 그는 "이것과 저것, 둘을 의미 하며 그 사이의 균형감을 의미한다"며 "한국말의 '움트다'와 어감이 비슷해 느낌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굳이 LP를 고집한 이유에 대해 문용씨는 "오랜 기간 공들인 곡들이다보니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보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는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적합한 매체가 LP라고 판단한 이유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작품 위해 LP 선택
문용씨는 2007년 1집 '소년의 꿈'으로 데뷔했다. 그는 밴드 '레이지본'과 '카피머신'에서 키보드를 맡으며 작곡가로 활동한 바 있다. 1집 '소년'에서 "한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의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그에겐 낡은 피아노 하나뿐이었지만, 그 속엔 우주가 있었다"고 말했던 그가 머리가 둘 달린 방울뱀의 커버 앨범들 들고 나타났다.
1집엔 '너를 생각하는 아침', '독백', '피아노의 숲', '고백' 등 순수한 소년의 느낌이 물씬 묻어나는 곡들을 실었다. 그런데 2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피아노 선율은 '착한 뱀파이어의 눈물'이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소년은 어떻게 뱀파이어가 되었을까 하는 것이다.
20대의 소년 감성을 가진 문용씨는 이제 30대 중반의 어엿한 아저씨가 되었다. 밴드에서 활동하며 음악을 꿈꾸던 청년이 적자생존 사회에 나와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소년은 다른 사람들의 피를 먹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현대인으로 치자면 타인의 노동과 경쟁하고 그 속에서 군중의 고독을 느끼고, 무한한 책임을 가져야 하는 성인이 되었다.
정말 다행인 건 소년은 뱀파이어지만 "착한" 뱀파이어라는 사실이다. 그 착한 뱀파이어는 어찌된 영문인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소년은 뱀파이어가 되었고, 눈물을 흘린다. 앨범 타이틀을 "그리고"라고 한 것은 균형을 의미한다고 했다. 뱀파이어는 진화의 산물이지만 소년의 감성은 계속해서 "그리고" 남아 있다. 이제 뱀파이어는 또 어떻게 변해갈까.
가을이 익어가는 요즘, 자신만의 특유한 감수성으로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는 문용씨의 피아노 연주가 감수성을 자극한다. 그 선율은 뱀파이어가 되고 싶지 않았던 소년의 꿈일지 모르겠다.
덧붙이는 글
문용 씨 2집 발표회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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