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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매듭

아낄 걸 아껴야지

등록|2015.10.14 13:46 수정|2015.10.14 13:46

▲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의 문제점 ⓒ 이창신


정부는 지난 8일 '복지재정 효율화'를 근거로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국무총리 산하 사회보장위원회가 각 지자체 자체 사회보장사업으로 실시하는 5,981개 사업 중 1,496개 사업(사업수로는 25.4%, 예산으로는 15.4%)이 유사, 중복 사업이라며 정비하라는 내용의 정비방안을 의결하고, 보건복지부는 각 지자체에 관련 내용을 공문으로 보낸 것입니다(관련기사: 대한노인회, 장수수당 폐지에 뿔났다).

이로인해 장애인들은 활동보조시간이 줄어들고, 보육교사들은 처우개선비가 삭감되며, 90세 이상 노인들은 장수수당이 폐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비사업을 통해 줄어드는 예산이 1조 원대임을 감안하면, 취약계층에 지원하던 복지비가 1조 가량 줄어든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낭비되는 예산이 있다면 당연히 절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예산을 절감한다는 명목하에 사회적 안전망까지 해체해서는 안됩니다. 예산 절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비사업은 결코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불안을 야기시켜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비방안을 강행하려는 데에는 효율성을 빌미로 복지비를 축소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세월호와 메르스사태에서 보듯이 안전불감증은 커다란 사회적 비용을 야기합니다. 안전에 대한 불감증만큼이나 위험한 것이 바로 복지에 대한 불감증입니다. 이렇게 사회적 안전망을 허술하게 방치하는 행위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함부로 다루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우리는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습니다. 정부는 정비한다는 미명하에 복지사업을 정리해버리려는 방침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입니다.

- 2015년 10월 13일 복지 만화가 이창신
덧붙이는 글 이 만화는 제 블로그 www.bokmani.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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