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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사는 지혜 '소통'

[그림책이 건네는 세상살이 이야기 22] <내 말, 좀.... 들어주세요>

등록|2015.10.21 16:35 수정|2015.10.21 16:35
'사람'이라는 말은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하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같은 뜻을 가진 '인간'이라는 단어는 동물에 비해 고도의 지능을 가진 생물학적 존재로서 '존엄성'을 인정받아야 할 것 같은 딱딱한 단어로 여겨지는 것에 반해, '사람'은 따뜻한 가슴으로 서로의 관계에 대해 이해하고 도리를 지킬 줄 아는 존재를 말하는 것으로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사람 냄새'라는 말도 생겨났을지 모르겠네요.

'사람 냄새' '사람답게 살자.'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 이런 말들은 모두 사람이란 존재가 관계지향적인 존재임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람 냄새'라는 말은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마치 자신을 아끼듯 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거나 귀감이 되는 행동을 할 때 주로 표현되는 말입니다. '사람답게 살자'는 것 역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개인주의에서 벗어나 타인을 배려하며 살자는 뜻이지요.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라는 말은 지독한 이기심으로 타인을 짓밟는 행동을 할 때 주로 사용하는 말이지요. 그러니까 '사람'이라는 단어 속에는 '소통'이라는 단어가 함의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지요.

그러나 세상은 점점 더 '사람'의 가치보다는 '인간'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은 편견과 선입견으로 대하고, 소통보다는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한 방어막을 치고 타인을 대하기가 일쑤입니다. 그래서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점점 더 고립되어 갑니다.

윤영선, 전금하의<내 말, 좀..... 들어 주세요>는 이런 세상을 향해 아우성을 시작한 외톨이들의 변론을 전합니다.

"외톨토리..............외톨이는 아니에요. 나는 그냥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것 뿐이에요."
"심술꾸러기..........어떤 때 친구들은 나를 피해 도망가요. 내 장난이 너무 심하대요. 친구들이 웃는 게 좋아서 그러지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에요."
"우두머리...........나는 늘 대장을 하고 싶어요. 대장은 명령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친구들이 항상 졸병이 되긴 싫대요."

가만히 들어보면, 그의 말을 '경청'해보면 이해 못할 것도 없는 데 너무 우리가 야박하게 군 건 아닌지 미안해집니다. 이야기하며 소통하다보면 문제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어리보기.................친구들은 내가 자기들보다 굼뜨다고 나를 끼워주지 않아요. 조금만 기다려 주면 나도 잘 할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싸움꾼................ 싸우는 게 다 나쁜 걸까요? 소중한 걸 지키고 싶을 때는 싸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엉망진창...........엄마는 내가 진흙탕에서 뒹구는 걸 싫어해요. 다 놀고 씻으면 되는데, 왜 그럴까요?"
"편식..............몸에 좋은 거야. 골고루 먹어. 하지만 안 먹는 게 아니라 정말 못 먹는 거예요."

그러게 말입니다. '조금 더 기다려 줄 걸,,,', '그렇게 소중한 것이었는데...', '다 놀고 씻으면 되는 걸.', '못 먹는 거였는데....'  그래서 소통이 필요하나가 봅니다. '내 맘 집어 남의 말 하지 말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타인의 감정과 타인의 입장을 들어보는 지혜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나온 속담입니다.

그림책은 마지막 페이지에서 "내 말을 들어 주어 고마워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라고 말합니다. 그랬군요. '마음이 가벼워 질 수 있는 건데..........'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소통하고 공감할 사람이 없어서, 사람들은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도 합니다. 자신을 해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해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이야기를 들어 줄 '단 한 사람'이 있었다면 나쁜 선택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그 '단 한 사람'이 되어 준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 가만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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