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 번역' 노벨 경제학상 저서 한국판 판매 중단
프린스턴대 출판부, 한경BP에 <위대한 탈출> '피케티 서문' 삭제 등 요구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쓴 책 한국판이 왜곡 번역 논란 끝에 결국 판매 중단됐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가 쓴 <위대한 탈출>(한경BP)이 그 주인공이다. 한경BP(한국경제신문 출판부)에서 지난해 번역 출판한 이 책이 저자 서문을 상당수 빼고, 원전에는 없던 피케티와 대립각을 세우는 글을 추가해 원저자의 의도를 왜곡했다는 프린스턴대 출판부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재 예스24, 알라딘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책은 절판된 상태다.
프린스턴대 출판부 "한국판 원전 정확히 반영 안 해, 추가 서문 빼야"
프린스턴대 출판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위대한 탈출> 한국판이 원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고 변경돼 출판되었다"면서 "한경BP는 기존 한국어판 판매를 중단하고 디턴 교수의 원전을 정확히 반영해 새로 번역한 개정판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린스턴대 출판부는 "한경BP 출판본은 저자나 프린스턴대 출판부 동의나 심사 없이 영어판 내용을 바꾸고 누락했을 뿐 아니라, 피케티의 <20세기 자본>과 대립각을 세운 한국 경제학자(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의 서문을 포함시켰다"면서 "개정판에선 이 책이 불평등에 관한 다른 책들과 대립한다고 주장하는 서문 내용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대한 탈출> 왜곡 번역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12일 디턴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부터다. 당시 <한국경제>를 비롯한 국내 보수 언론은 디턴 교수가 "불평등이 경제성장 동력"이라고 주장한 '성장론자'이고,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비판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교수와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관련기사: 불평등이 성장 동력? '노벨 경제학상' 보도 유감)
디턴 교수가 국내에 마치 '불평등 옹호론자'로 잘못 알려진 데에는, <위대한 탈출>의 부제 '건강과 부, 그리고 불평등의 근원'을 '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발시키나'라고 바꾼 한국 번역본이 큰 역할을 했다.
이에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 문제 제기를 시작으로 <프레시안>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 진보 언론에서 피케티 관련 서문 추가 등 번역본 왜곡 문제를 제기했다.(관련기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불평등 옹호론자?)
김공회 "<위대한 탈출> 왜곡한 집단에서 다시 출판돼선 안 돼"
급기야 김공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 지난 18일 자신의 블로그('위대한 왜곡'? 앵거스 디턴의 <위대한 탈출> 번역에 관하여) 에 한경이 저자 서문을 일부 삭제하는 등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지적하면서 '왜곡 번역'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한경BP는 지난 20일 "논란이 된 Preface와 Introduction을 프롤로그로 합친 것은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하고 싶었던 편집상의 문제"였고 "왜곡의 의도나 시도는 없었"다면서도 "논란이 일어난 만큼 부제는 원제 그대로 되살리고, 빠진 부분을 되살려서 완역본을 준비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디턴 교수와 프린스턴대 출판부에서 한경BP와 기존 한국판 '판매 중단'에 합의했고, 현진권 원장 서문을 삭제한 개정판을 내기로 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5일 블로그에 이 사실을 전한 김공회 연구의원은 "이제 다시 공은 한경BP로 넘어간 셈"이라면서도 "과연 한국의 지성인들과 독서대중은 오늘날 불평등한 세계에 대한 노벨상 석학의 깊은 통찰과 우려를 담고 있는 <위대한 탈출>이, 역사든 책이든 뭐든 왜곡하는 저 집단에 의해 다시 출판되는 것을 좌시할 것인가"라면 한경BP를 통한 개정판 출간에 문제를 제기했다.
배한일 한경BP 부장은 26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지난주 말부터 판매를 중지했고 서점에서도 회수하고 있다"면서 "개정판은 현재 프린스턴대 출판부에 보내 검수하고 있어 결과가 나와야 앞으로 출판 일정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배 부장은 문제가 된 현진권 원장 서문은 개정판에서 삭제하기로 했지만 기존 번역자는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판매된 책들의 회수나 교환 가능성에 대해선 "여러 방면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가 쓴 <위대한 탈출>(한경BP)이 그 주인공이다. 한경BP(한국경제신문 출판부)에서 지난해 번역 출판한 이 책이 저자 서문을 상당수 빼고, 원전에는 없던 피케티와 대립각을 세우는 글을 추가해 원저자의 의도를 왜곡했다는 프린스턴대 출판부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재 예스24, 알라딘 등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이 책은 절판된 상태다.
프린스턴대 출판부 "한국판 원전 정확히 반영 안 해, 추가 서문 빼야"
▲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가 쓴 책을 한경BP에서 번역한 <위대한 탈출>이 26일 교보문고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책이 왜곡 번역 논란에 휘말리면서 저자와 프린스턴대 출판부 요청으로 지난주부터 판매 중지된 상태다. ⓒ 김시연
프린스턴대 출판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홈페이지에 "<위대한 탈출> 한국판이 원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고 변경돼 출판되었다"면서 "한경BP는 기존 한국어판 판매를 중단하고 디턴 교수의 원전을 정확히 반영해 새로 번역한 개정판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린스턴대 출판부는 "한경BP 출판본은 저자나 프린스턴대 출판부 동의나 심사 없이 영어판 내용을 바꾸고 누락했을 뿐 아니라, 피케티의 <20세기 자본>과 대립각을 세운 한국 경제학자(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의 서문을 포함시켰다"면서 "개정판에선 이 책이 불평등에 관한 다른 책들과 대립한다고 주장하는 서문 내용을 삭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대한 탈출> 왜곡 번역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12일 디턴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부터다. 당시 <한국경제>를 비롯한 국내 보수 언론은 디턴 교수가 "불평등이 경제성장 동력"이라고 주장한 '성장론자'이고,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비판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교수와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관련기사: 불평등이 성장 동력? '노벨 경제학상' 보도 유감)
디턴 교수가 국내에 마치 '불평등 옹호론자'로 잘못 알려진 데에는, <위대한 탈출>의 부제 '건강과 부, 그리고 불평등의 근원'을 '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발시키나'라고 바꾼 한국 번역본이 큰 역할을 했다.
이에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 문제 제기를 시작으로 <프레시안> <한겨레> <오마이뉴스> 등 진보 언론에서 피케티 관련 서문 추가 등 번역본 왜곡 문제를 제기했다.(관련기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불평등 옹호론자?)
김공회 "<위대한 탈출> 왜곡한 집단에서 다시 출판돼선 안 돼"
급기야 김공회 한겨레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 지난 18일 자신의 블로그('위대한 왜곡'? 앵거스 디턴의 <위대한 탈출> 번역에 관하여) 에 한경이 저자 서문을 일부 삭제하는 등 의도적으로 왜곡했다고 지적하면서 '왜곡 번역'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한경BP는 지난 20일 "논란이 된 Preface와 Introduction을 프롤로그로 합친 것은 독자들에게 쉽게 전달하고 싶었던 편집상의 문제"였고 "왜곡의 의도나 시도는 없었"다면서도 "논란이 일어난 만큼 부제는 원제 그대로 되살리고, 빠진 부분을 되살려서 완역본을 준비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디턴 교수와 프린스턴대 출판부에서 한경BP와 기존 한국판 '판매 중단'에 합의했고, 현진권 원장 서문을 삭제한 개정판을 내기로 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5일 블로그에 이 사실을 전한 김공회 연구의원은 "이제 다시 공은 한경BP로 넘어간 셈"이라면서도 "과연 한국의 지성인들과 독서대중은 오늘날 불평등한 세계에 대한 노벨상 석학의 깊은 통찰과 우려를 담고 있는 <위대한 탈출>이, 역사든 책이든 뭐든 왜곡하는 저 집단에 의해 다시 출판되는 것을 좌시할 것인가"라면 한경BP를 통한 개정판 출간에 문제를 제기했다.
배한일 한경BP 부장은 26일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지난주 말부터 판매를 중지했고 서점에서도 회수하고 있다"면서 "개정판은 현재 프린스턴대 출판부에 보내 검수하고 있어 결과가 나와야 앞으로 출판 일정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배 부장은 문제가 된 현진권 원장 서문은 개정판에서 삭제하기로 했지만 기존 번역자는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판매된 책들의 회수나 교환 가능성에 대해선 "여러 방면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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