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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만취운전' 조원동 전 경제수석 훈방조치 논란

수서경찰서 "조사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취해서" 해명

등록|2015.10.29 11:28 수정|2015.10.29 11:29
경찰이 28일과 29일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만취해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냈는데도 훈방조치해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시사주간지 <시사인> 인터넷판과 서울 수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조원동 전 수석은 28일 오후 10시 25분께 자신의 거주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도로에서 영업중이던 택시를 들이받았다. 조 전 수석은 사고 직후 자신의 아파트 안으로 도망쳤고, 이에 택시기사는 서울 수서경찰서에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와 뺑소니' 건으로 신고했다.

서울 수서경찰서 교통사고계는 사고현장에 출동했고, 현장에서 조 전 수석을 체포했다. 하지만 그가 음주측정을 거부해 경찰서로 연행했다. 그는 경찰서에 연행된 후에도 음주측정을 끝까지 거부했고, 경찰은 이날 오전 2시 40분께 그를 훈방하고 귀가시켰다.

조 전 수석은 경찰에서 "만취 후 대리기사를 불러 차를 몰고 집 근처까지 왔다가 대리기사를 보내고 직접 운전하던 중 택시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라고 해명했다.

조 전 수석은 사고 당시 만취상태였고, 경찰서에 연행된 뒤 한동안 난동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그를 유치장에 입감하지 않고 훈방조치해 '봐주기 의혹'이 일고 있다. 교통사고와 뺑소니 현장범으로 체포한 경우에는 유치장에 입감한 뒤 조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훈방조치한 것은 '전형적인 고위층 봐주기'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서울 수서경찰서는 "외압은 없었다"라며 '봐주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서쪽은 "부인이 와서 조 전 수석의 신분을 확인했고, 너무 많이 취해 있어서 조사가 불가능했다"라며 "일단 집에서 재우고 조사할 계획이었다"라고 밝혔다.

윤희근 수서경찰서장도 이날 <시사인>과 한 전화통화에서 "조사를 제대로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라서 일단 4시간 만에 귀가시키고 현장 폐쇄회로 TV와 피해 택시 블랙박스 등을 입수해 추가 수사를 벌여 사건을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라고 말했다.

경제기획원출신인 조 전 수석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을 지냈고,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전문위원과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 한국조세연구원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 초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발탁됐다. 지난해 9월부터는 중앙대 석좌교수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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