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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선친, 좌파들에 의해 친일로 매도돼 가슴아파"

등록|2015.10.29 17:29 수정|2015.10.29 17:29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9일 오후 경북 포항 영흥초등학교를 찾아 선친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흉상에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주·포항=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9일 '친일 행적 논란'이 일고 있는 선친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설립한 경북 포항 영흥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이날 경주에서 열린 종친 행사 참석 등을 계기로 인근 포항 일정을 추가했다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동안 선친의 친일 의혹에 대한 '무대응'에서 벗어나 최근 며칠간 반박 발언과 해명 보도자료 배포 등 '적극 대응' 기조를 보이는 것의 연장 선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포항 영흥초를 방문한 자리에서 선친에 대해 "일제 때 사업을 크게 해서 한국 사람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고, 사재를 털어 한국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학교를 만들었으며 독립군 자금도 많이 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요새 좌파들에 의해 친일로 매도되고 있다. 내가 정치를 하지 않으면 이런 일이 없을 텐데, 자식 된 도리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왜 네 아버지가 안중근, 윤봉길 의사처럼 하지 않았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일제 때 한반도 안에서 숨 쉬고 살면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라면서 "이 시기에 와서 우리 민족의 비극을 정쟁으로 (삼아) 과거를 들춰내 과장, 왜곡, 비판하는 것은 참 옳지 못한 일"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친일주장'을 반박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근 펴낸 선친의 평전 '강을 건너는 산'과 함께 친일 의혹을 반박하는 자료집 등을 직접 준비해 와 학교 입구에 놓인 선친의 흉상에 올리고 묵념을 취했다. 또 취재진 앞에 먼저 나서 '묻고 싶은 게 있냐'며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대응은 차기 대권주자로서 선친의 친일 의혹이 계속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당 안팎의 지적을 감안한 동시에 최근 역사교과서 정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자신을 '친일 후예'라고 지칭한 데 대해 적극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영흥초 정문을 중심으로 학교 밖 길목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대 십여 명이, 학교 운동장에는 '김무성, 사랑합니다'를 연호하는 영흥초교 학생 80여명과 시·도 관계자들이 각각 자리해 대비를 이뤘다.

김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에는 경주시 충효동 숭무전에서 열리는 김해 김씨 추계향사(가을에 성대하게 치르는 제사)에 참석하고, 신라 왕경(王京) 복원사업의 핵심 유적인 경주 인왕동의 월성지구 발굴조사 현장도 둘러봤다.

전날 충남 보령 가뭄현장 방문에 이어 이날 경주 문화재 발굴 현장을 찾아 '정책 행보'를 이어감으로써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위한 장외투쟁에 나선 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김 대표는 오찬 후에는 포항으로 이동, 영흥초 방문 전후에 포항 북구와 남·울릉 지역 당직자, 당원들과 만나 격려하는 자리도 가졌다.

김 대표는 전날 실시된 10·28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후보를 낸 20개 지역구 가운데 15곳에서 승리한 것을 민생·경제를 우선하는 민심이 확인된 것이라고 보고 현장 민생행보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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