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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EOUL.U라고? 자존심 고집 말고, 즉시 고쳐라

[주장] '이터널 시티 로마'는 아니어도... 서울시 새 브랜드 창피하다

등록|2015.10.30 14:04 수정|2015.10.30 14:04

▲ I.Seoul.U 패러디물. 가수 아이유 안에 서울이 있다 ⓒ 오마이뉴스


서울시는 지난 28일, 이른바 서울 브랜드 'I.SEOUL.U'를 발표했다. 그런데 여기에 서울의 브랜드(상표)라는 말이 붙는 것은 이상하다. 그냥 서울의 닉네임(Nickname) 즉 '애칭'이라고 부르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닉네임은 한번 봐서 바로 그 뜻이 전달되어야 하고 아름다워야 한다. 그런데 'I.SEOUL.U'는 외국인이 보아서 도대체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 "활기차게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는 서울을 나와 네가 함께 만들어가자는 의미를 담았다"(작명자)와 "I 옆의 붉은 점은 열정을, U' 옆의 푸른 점은 여유를 상징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나와 당신이 이어진다는 뜻도 담겨있다"(디자이너)는 설명은 꿈보다 해몽이 좋은 소리에 불과하다.

▲ 지난 28일 '공존하는 서울'을 강조한 'I.SEOUL.U'가 새로운 서울브랜드로 결정됐다. ⓒ 서울시


도시의 닉네임은 이런 게 좋은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로스앤젤레스의 닉네임 '더 시티 오브 앤젤스'(The City of Angels, 천사의 도시)는 도시 이름 자체가 천사란 뜻이므로 쉽게 이해가 되고 외우기도 좋다.

필라델피아의 닉네임 '더 시티 오브 브라덜리 러브'(The City of Brotherly Love - 우애의 도시)도 좋다. 미국 독립초기 수도 역할을 한 도시답게 세계 어느 나라에서 온 이민이든 모두 서로 사이좋게 살아가는 도시란 뜻이다. 홍콩은 '더 펄 오브 디 오리엔트'(The Pearl of the Orient' - 동양의 진주), 로마는 '디 이터널 시티'(The Eternal City -영원한 도시), 파리는 '더 시티 오브 라이츠'(The City of Lights - 화려한 빛의 도시), 취리히는 '더 리틀 빅 시티'(The Little Big City -자그마한 큰 도시)다.

특이한 도시 애칭으로는 라스베이거스의 별명 신 시티(Sin City - 죄악의 도시)가 있다. 라스베이거스 주민 모두가 이 별명을 싫어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Sin City(신 시티)'가 라스베이거스보다 더 기억하기 좋고 유머가 가미된 이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신 시티 체임버 오브 커머스'(Sin City Chamber of Commerce)라는 이름의 상공회의소도 있고, 신 시티 브루잉(Sin City Brewing Co.)이라는 맥주회사도 있다. 

서울의 애칭에는 '서울, 더 시티 오브 소울메이츠(Seoul, the City of Soulmates)를 추천한다. '마음과 영혼이 통하는 친구들의 도시 서울' 얼마나 좋은가. 특히 서울(Seoul)과 소울(Soul)의 발음이 거의 똑같아 '펀'(pun) 효과(발음이 같고 뜻이 다른 단어들로 재미있는 말 짓기)도 있다. 소울메이츠(soulmate)는 단순한 친구(mate)가 아니라 마음과 영혼(soul)이 통하는 친구란 뜻이다. 공항 같은 곳의 광고판에는 '웰컴 투 서울, 더 시티 오브 소울메이츠'(Welcome to Seoul, the City of Soulmates)라 쓰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서울, '더 시티 오브 릴럭턴트 페어웰'(Seoul, the City of Reluctant Farewell - 서울, 안녕이라 말하고 떠나기 싫은 도시)도 좋은 애칭이 될수 있다. 그러나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필자는 pun(펀) 효과가 있는 '서울, 더 시티 오브 소울메이츠'(Seoul, the City of Soulmates)를 선택할 것이다.

서울시 당국에 부탁한다. 도시의 애칭은 누가 설명해 주기 전에 보자마자 당장 그 뜻이 전달되어야 한다. 그런데 ' I.SEOUL.U'는그렇지 못하다. 특히 끝에 U를 붙인 것도 이해를 더 어렵게 한다. U가 You로 이해되기 위해서는 그 앞에 동사가 와야 한다. 자존심 생각하지 말고 즉시 고치기 바란다.

▲ I.Seoul.U 패러디물. ⓒ 트위터 캡처


▲ 가수 아이유를 이용한 I.Seoul.U 패러디물. ⓒ 오마이뉴스


▲ 인터넷매체 'PPSS'의 '아이 서울 유 개드립 모음' 기사 중 ⓒ 트위터 캡처


덧붙이는 글 조화유 시민기자는 재미 작가이며 영어교재 저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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