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국내 소비자들도 등 돌렸다
[분석] KAIDA 수입차등록 현황 발표, '디젤게이트'이후 판매 3분의 1 토막
▲ 폴크스바겐의 골프 7세대. ⓒ 폴크스바겐코리아
말그대로 '폭락' 수준이다. 배출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폴크스바겐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도 사실상 등을 돌렸다. '디젤게이트' 이후 지난 10월 국내 폴크스바겐 판매량은 9월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전국의 폴크스바겐 판매 회사와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판매 급감에 따른 심적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코리아쪽에선 최근 거의 모든 차종에 대해 최대 60개월 무이자 할부와 5년 무상 연장보증 프로그램 제공 등 대대적인 판촉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미 추락한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폭락' 폴크스바겐, 한달새 판매량 1954대나 줄어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내놓은 10월 수입차 등록현황을 보면, 폴크스바겐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싸늘한 반응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폴크스바겐의 10월 등록실적은 947대에 불과했다. 지난 9월에 2901대에 비교하면 무려 1954대(-67%)나 줄었다.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함께 연루된 아우디 역시 9월 3401대에서 지난달엔 2482대만 등록해 919대가 감소했다. 아우디는 폴크스바겐그룹에 속해 있는 고급 자동차브랜드다. 결국 이번사태로 국내서 영업중인 아우디폴크스바겐그룹의 지난달 판매실적은 말그대로 최악을 기록했다.
▲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순위(단위: 대수) ⓒ KAIDA
특히 지난 9월까지 올해 가장 많이 팔려나간 폴크스바겐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티구안 2.0 티디아이(TDI) 블루모션의 경우 10월에는 판매순위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또 9월까지 전체 판매 2위를 기록했던 아우디 에이6(A6) 역시 10월에는 4위로 밀려났다. 대신 푸조 2008 1.6이 719대나 팔려 1위를 차지했고, 일본 도요타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의 하이브리드차 이에스300에이치(ES300h)가 492대로 2위로 올라섰다.
폴크스바겐 사태는 다른 수입차 판매에도 영향을 끼쳤다. 10월 한달 수입차 전체 등록 대수는 1만7423대 였다. 이는 지난 2월 1만6759대이후 8개월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물론 올 1월부터 10월까지 수입차 전체 등록대수는 19만654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6만2280대(21.1%)에 비하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등록 대수가 2만4275대를 기록한 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윤대성 한국수입차협회 전무는 "10월에는 전세계적으로 불거진 디젤 이슈로 인해 수입차 등록대수가 9월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폴크스바겐 일부 지역 딜러 등 불안감 커져...대대적인 할인행사 등 마케팅
▲ 연도별 국내 수입차 등록현황 ⓒ KAIDA
폴크스바겐의 판매 감소는 이미 예상됐다. 국내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는 배출가스 조작이 디젤 차량 뿐 아니라 일부 가솔린 차량에도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역시 당초 2.0리터급 차량 이외 3.0리터급 차량에도 장착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폴크스바겐을 구입한 국내 소비자들의 집단 행동도 이어졌다. 새로 구입을 고민했던 소비자 역시 매장에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 때문에 폴크스바겐의 국내 판매회사와 딜러 등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부 지역 딜러들의 경우 매장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폴크스바겐 판매회사의 한 딜러는 "새롭게 차량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찾아볼 수가 없다"면서 "판매 직원들 입장에선 생계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코리아는 최근 대대적인 차량 할인행사와 무상보증 연장 프로그램 등을 내놨다. 11월 한달동안 폴크스바겐 모든 차종에 대해 무이자 할부로 구매할수 있다. 티구안, 골프 등 17개 주요 모델에 대해선 60개월 무이자 할부혜택을 준다.
폴크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는 신차를 사는 고객을 상대로 '폴크스바겐 연장보증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는 제조사의 기본 무상 보증기간이 끝난 다음에도 발생하는 수리건에 대해 최대 5년 또는 주행거리 최대 12만킬로미터까지 공짜로 수리를 받을수 있는 서비스다. 차량 판매 급감을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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