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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미국-캐나다 잇는 키스톤 송유관 '불허'

7년 격론 끝에 불허 결정... 캐나다 "실망스럽지만 존중"

등록|2015.11.07 09:45 수정|2015.11.07 09:45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키스톤 XL 송유관 불허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사업이 최종 무산됐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환경 파괴와 경제적 비효율 등을 이유로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키스톤 XL 송유관 건설 사업을 불허한다고 공식 결정했다.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7년간의 검토 끝에 이 사업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라며 "국무부가 이 사업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나도 그 결정에 동의한다"라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키스톤 XL 송유관을 건설하지 않는 것이 미국의 환경과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 사업을 승인하면 미국은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는 국가로서 지도력이 손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은 원유 생산지인 캐나다 앨버타 주와 미국 텍사스 주 멕시코 만의 정유 시설을 잇는 송유관을 건설해 하루 83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수송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송유관 건설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공화당과 미국 에너지 산업에 큰 도움이 안 될뿐더러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맞선 민주당이 7년간 격렬한 논쟁을 벌여왔다.

임기 종료를 앞둔 오바마 정권이 이 사업을 불허할 뜻을 보이자 사업 주체인 트랜스캐나다는 미국 정부에 다음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불허 결정을 내렸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회견에서 "지구 상에서 가장 더러운 에너지인 원유를 추출하는 송유관을 건설하는 것은 오바마 정권의 기후변화 어젠다를 크게 손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총리 "실망스럽지만 존중한다"

키스톤XL 사업을 지지하는 공화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공화당 대선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 사업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오 의원은 성명을 통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이 사업을 승인하고, 오바마 정권의 에너지 정책을 모두 바꿀 것"이라며 "송유관 건설 불허는 미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국이 청정 에너지의 초강대국이 되어야 한다"라고 송유관 건설에 반대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성명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이 실망스럽지만 존중한다"라며 "캐나다와 미국은 앞으로도 이 프로젝트를 넘어 우의와 협력의 정신으로 양국 관계를 강화할 것을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랜스캐나다도 성명에서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처럼 중대한 에너지 인프라를 반드시 건설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라며 "사업 조건을 다시 설정해서 새롭게 신청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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