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와 창원시는 최초로 논습지를 람사르협약의 습지영역에 포함시키는 자랑스러운 주역이었다. 세계가 주목하는 주남저수지 논습지에 산업단지 승인하는 것은 세계적 망신살이다."

환경단체가 이같이 외쳤다. 국제습지연대, 일본기러기보전네트워크, 습지와새들의친구, 경남환경운동연합(김해․마산창원진해․사천․진주․통영거제․창녕), 한국논습지네트워크는 9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창원시는 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 인근 들판에 1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창원시와 사업자는 "주남저수지에서 산업단지 조성예정지 거리가 1.8km 떨어져 있어 재두루미 먹이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9월 '산업단지 조성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했다. 하지만 창원시가 계속해서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주남저수지는 재두루미 등 세계적 희귀 조류 중간귀착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는 특히 재두루미와 큰기러기 뒤 세계적 희귀 조류의 중간귀착지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주남저수지 모니터링 결과 2013~2015년 사이 큰고니는 908~1668개체, 큰기러기는 2435~2766개체, 재두루미는 189~312개체, 청머리오리는 445~1364개체, 민물가마우지는 152~812개체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국제습지연대 등 단체들은 "람사르협약과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상의 네트워크는 철새 세계 개체군 중 1%의 개체수가 서식하거나 이동경로상 중간기착지로 활용하는 습지를 지정보호하고 있다"며 "주남저수지는 람사르협약에서 요구하는 람사르습지 지정 기준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남저수지에서 서식하는 재두루미는 수심이 얕은 주남저수지 갈대섬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주변 논에서 볍씨 등을 먹는다"며 "이런 서식 환경의 특성이 있는 재두루미는 오리류와 달리 사람의 행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여 먹이 터인 논을 함께 보호해 주는 것이 서식관리의 핵심"이라 덧붙였다.

이들은 "주남저수지 재두루미가 먹이 터로 사용하는 들판 중 10만평에 달하는 농지를 산업단지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니 세계가 깜짝 놀라고 우려할 만하다"며 "2008년 람사르당사국총회를 유치하고 개회했던 경남도가 사업 추진을 중단시키지 않고 계속 농지전용을 위한 심의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국제습지연대 등 단체들은 "재두루미는 저수지와 주변 논이 함께 보호될 때 주남저수지에서 안전하게 서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경남도와 창원시는 세계에 논을 습지로 인식하도록 만들었으며, 람사르협약 역사상 최초로 논을 습지영역에 포함시키는 습지 결의문을 채택하였던 자랑스러운 주역"이라 밝혔다.

이어 "그런데 세계가 주목하는 주남저수지 논습지에 산업단지 조성을 허가한다면 이는 세계가 우려할 것"이라며 "창원시와 경남도는 함께 머리를 맞대어 세계에 망신살인 산업단지 조성을 백지화시키고, 주남저수지 주변 논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하여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제습지연대 위원인 김경철 습지와새들의친구 사무국장은 "재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은 주남저수지와 낙동강 하구, 우포늪이 하나의 서식 권역이다"며 "재두루미는 굉장히 민감한 철새로, 경계 거리가 상당히 멀다. 그래서 넓은 들판이 없으면 서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찬혁 국제습지연대 위원은 "주남저수지 주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문제에 대해 일본기러기네트워크 측에 연락을 해놓았고, 검토 단계에 있다"며 "재두루미, 기러기 등 철새 보호를 위해 일본과 중국 등 국제단체들과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