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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비주류 새 결사체 출범 "안철수·천정배와 공조"

문병호 의원 "민집모는 느슨한 모임이라 행동 통일 등에서 미흡"

등록|2015.11.11 15:30 수정|2015.11.11 15:30

▲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과 통합을 기치로 내건 가칭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 의원들이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출범 기자회견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은희,문병호,유성엽, 최원식 의원 ⓒ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진영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정치적 결사체를 꾸리는 등 본격적인 세력 결집에 나섰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국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당내 주류-비주류 간의 줄다리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조짐이다.

새정치연합 비주류 의원 10명은 1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아래 2020모임)'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2020년 20대 총선 때까지 정치체제 개혁을 이루겠다는 게 모임의 창립 취지다.

이들은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진영논리로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거대 양당 중심의 독과점 정당체계는 타파돼야 한다"라며 "새정치연합은 87년 체제에서 누려온 당의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과감한 혁신 주도력을 발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개혁 방향으로는 ▲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 다당제 확립 ▲ 연정형 권력구조 제도화를 제시했다.

2020모임의 간사는 문병호 의원이 맡았고, 이상민·노웅래·유성엽·이춘석·정성호·최재천·권은희·송호창·최원식 의원이 회원으로 참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문병호·유성엽·권은희·최원식 의원 등 4명이 참석했다. 한 관계자는 "일부 교수들도 모임에 참여했지만 당사자들의 요구에 따라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참여 의원 대다수는 비주류의 기존 결사체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이다. 문 의원은 "민집모는 느슨한 모임이라 행동 통일 등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라고 새 모임 출범 이유를 설명했다.

천정배 등 외부세력과의 연대 시사... 안철수와도 공조 가능성

이들은 겉으로 정치체제 개혁을 표방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비주류를 대표해 총선 공천 등 당내 현안에 적극 목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활동할 공산이 크다. 모임에 참여한 의원 다수는 그동안 문재인 대표나 당 혁신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하며 주류 쪽과 긴장관계를 조성해왔다.

문 의원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낡은 정치를 혁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연장선상에서 당내 현안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논의할 당내 현안으로는 현 지도부 개편을 꼽으며 "당 대표 거취와 관련된 지도체제도 중요한 토론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천정배 무소속 의원 등 외부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문 의원은 "(현 지도부를 해체한 뒤 바깥 세력까지 끌어안아) 통합전당대회를 여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추는 방향이라는 게 구성원 다수의 의견"이라면서 "우리 모임 역시 취지에 동의한다면 천 의원 등 누구라도 같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비주류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안철수 의원과는 당내 현안에 따라 상호 협력관계를 맺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모임에는 송호창·최재천 의원 등 최근 안 의원과 가깜게 지내는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문 의원은 "안 의원을 회원이나 고문으로 모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현안이나 당 진로와 관련해 생각이 비슷하면 공조할 수는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 결집에 나선 비주류는 오는 12일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의원총회'을 기점으로 공천 방식과 지도체제 개편 등 당내 현안을 두고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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