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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PD "오전 하차 의견... 우리가 수습한다" 정형돈의 전격적인 활동 중단 발표 막전막후

출연중인 6개 프로그램 제작진 '초비상'... 모두 협의할 수 없을 만큼 상황 안좋은 듯

등록|2015.11.12 16:45 수정|2015.11.12 16:47

▲ '예능계 4대 천왕'이 쓰러졌다. 방송인 정형돈이 당분간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간판 프로그램이 <무한도전>도 마찬가지다. 그가 앓고 있던 불안장애가 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2014년 12월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 행사 당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형돈과 무한도전 멤버들. ⓒ 이정민


'예능계 4대 천왕'이 쓰러졌다. 방송인 정형돈이 당분간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년 전부터 불안장애를 앓아온 데다 최근 폐렴으로 입원하는 등 질환이 겹치면서 건강이 많이 악화됐고, 결국 회복을 위해 휴식을 택한 것이다.

정형돈의 상태는 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모든 방송 중단'이라는 연예인으로서는 극약 처방과 같은 결론에서 뿐만 아니라, 그 발표 과정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오마이스타> 취재 결과, 정형돈의 이날 발표는 전격적이었다. 대표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측과는 사전에 협의를 한 것이 확인되지만, 그것도 발표 몇시간 전인 이날 오전이며, 멤버 전원과 다 협의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른 프로그램 측과는 사전에 협의도 하지 못한 흔적도 읽힌다. 그만큼 급박했던 상황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정형돈은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왔다. 또 오늘(12일)과 13일에는 각각 K-STAR <돈워리뮤직>과 MBC <능력자들> 첫 방송을 앞두고 있었다. 그가 정력적으로 방송 활동에 임해왔던 만큼 12일 오전 그의 활동 중단 소식에 방송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형돈의 방송 중단 발표를 시작으로 <오마이스타>가 취재한 방송가의 반응까지, 숨가쁘게 흘러갔던 지난 3시간을 정리했다.

[오전 11시 55분] 전격적인 활동 중단 발표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가 보도자료를 통해 정형돈의 활동 중단 소식을 알렸다. FNC엔터테인먼트는 "이렇게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된 점에 대해 정형돈을 아껴주신 시청자분들과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온 제작진, 출연자분들께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며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형돈 활동 중단 선언 발표 전문

안녕하세요 FNC엔터테인먼트입니다.

자사 소속 방송인 정형돈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된 점에 대해 우선 정형돈씨를 아껴주신 시청자분들과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어온 제작진, 출연자분들께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휴식기 동안 건강 회복에 전념할 것이며 소속사 역시 정형돈씨가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정형돈씨가 빠른 시일 내에 방송에 복귀해 시청자분들께 유쾌한 웃음을 줄 수 있도록 소속사 차원에서도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정형돈씨에 대한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낮 12시 3분] 소속사 관계자 "오늘 <무한도전> 촬영날... 현장에서 이야기"

FNC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좀 더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이 <무한도전> 촬영날인데 촬영장에서 이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안다"며 "오래 전부터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이며, 프로그램 측에도 모두 양해를 구했다, 제작진들은 (정형돈의 불안장애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낮 12시 10분] MBC <능력자들> PD "우리도 오전에 소식 접해"

정형돈이 MC로 나선 MBC 새 예능 프로그램 <능력자들> 이지선 PD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PD는 "우리도 오전에 (정형돈의 방송 활동 중단) 소식을 접했다"며 "지금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낮 12시 28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관계자 "현재 상황 파악중"

최근 프로그램 런칭 1주년을 맞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측도 이날 오전에야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냉장고를 부탁해>의 경우 김성주-정형돈 두 MC가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만큼, 정형돈의 공백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JTBC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파악 중"이라며 "정리되는 대로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낮 12시 30분] <무도> 김태호 PD "오전에 하차 의견 모았다...뒷일은 우리가 수습"

정형돈과 2006년부터 함께해온 MBC <무한도전>의 수장 김태호 PD가 입을 열었다. 그는 <오마이스타>에 "(오늘 오전에 정형돈과 하차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뒷일은 우리가 수습해야겠지"라며 "무엇보다 정형돈의 건강이 최우선이다, (정형돈에게는) 어느 정도 안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예정된 녹화에 대해서는 "가능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낮 12시 33분]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현재 대책 회의중"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은 진행자로서의 정형돈의 위치를 공고히 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일단 2~3주 가량 방송할 분량은 남아 있지만, 정형돈의 공백이 길어질 가능성도 높은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MBC 에브리원 관계자는 "오전에 소식을 접했다"며 "현재 제작진이 대책 회의 중이다"라고 말했다.

[낮 12시 44분] K-STAR <돈워리뮤직> "해외 촬영 분량 이미 확보... 크게 지장 없을 듯"

오후 9시 첫 방송되는 K-STAR <돈워리뮤직>은 정형돈과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유재환이 메인으로 나선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프로그램 콘셉트가 두 사람이 세계를 여행하며 얻는 음악적 교감을 주제로 한 만큼, 해외 촬영 분량이 이미 확보되어 있다는 전언이다. 관계자는 "이미 정형돈과 유재환이 영국에서 어느 정도 촬영을 마쳤다"며 "방송에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후 3시 17분] 바로 전날 녹화했던 <우리동네 예체능> "방송 중단 고민하더라"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정형돈이 활동 중단을 결심하기 전 마지막으로 녹화한 프로그램이다. 11일 촬영 말미 정형돈은 불안장애 증세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제작진이 "그만 쉬라"며 만류했지만 끝까지 녹화에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유정아 PD는 <오마이스타>에 "어제(11일) 녹화가 끝나고 정형돈이 '건강이 좋지 않아 방송 활동을 쉬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며 "훌륭한 진행자인 만큼 그의 공백이 안타깝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정형돈이 건강을 찾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유 PD는 "오늘 오전 (활동 중단) 확정된 소식을 들었지만, 대체 MC 투입을 논의하는 건 시기상조라 생각해 당분간은 게스트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후 3시 40분] 정형돈 빠진 채 <무한도전> 녹화 진행

<무한도전> 녹화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에 "현재 <무한도전> 팀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형돈의 소속사 관계자는 "오늘 촬영에 정형돈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김태호 PD는 "가능할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결국 정형돈 없이 녹화가 진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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