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낙점설' 고대영 "통화한 적 없다"
[인사청문회] KBS 사장 첫 청문회... '사전 낙점설' 사실 여부 두고 논란
▲ 청문회장 나온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고대영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1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청와대가 고대영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의 선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고 후보자가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청와대 낙점' 논란이 불거진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가 이와 관련한 의혹을 부인했다. 고 후보는 16일 오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홍문종, 아래 미방위) 인사청문회에서 "김OO 청와대 홍보수석과 통화한 사실이 있나"란 질문에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친여 인사로 분류되는 강동순 전 KBS 감사의 폭로성 발언에 따른 것이다. 앞서 KBS 사장 후보였던 강동순 전 감사는 후보 탈락 후, 고대영씨가 KBS 사장 후보로 뽑히는 과정에서 청와대의 '사전 낙점'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권오훈 본부장)는 16일 노보 특보에서 강 전 감사가 "추석 연휴 때 김OO 청와대 홍보수석이 (고대영 낙점과 관련해) 이인호 KBS이사장과 A이사에게 개별적으로 전화했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12일 <뉴스타파>도 강 전 감사의 "(KBS 이사회) 맨 마지막 단계에서 (고 후보에게) 7표를 몰아준 사람은 VIP"라는 발언을 보도했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공영방송 KBS는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의혹 해명을 거듭 촉구했으나, 이인호 KBS 이사장과 강 전 감사 등 관련 증인·참고인은 청문회장에 없었다. 정호준 새정치연합 의원은 "방송법 개정에 따른 KBS 사장 첫 인사청문회인데도, 여당 거부로 증인이 한 명도 출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도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떳떳하게 나와 해명하면 될 일"이라며 "증인은커녕 참고인조차 부르지 않는 것은 여러 의혹에 대해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를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던 고 후보자는 목이 타는 듯 종이컵에 물을 따라 마셨다.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던 시간,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한 언론시민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도덕성·리더십도 갖추지 못한 불공정 편파방송 종결자, KBS에 청와대 청부 사장 고대영 절대 안 된다'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통해 고 후보자를 반대했다.
'간부 재직 시절 청와대 개입 여부' 묻자 "청와대 전화는 받았지만…"
▲ 고대영 사장 후보자 찍는 KBS 카메라고대영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가 1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청와대가 고대영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후보자의 선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듣는 고 후보자의 모습을 KBS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다. ⓒ 남소연
고 후보는 앞서 KBS 보도국장·보도본부장 재직시절 청와대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모호하게 답변했다. 그는 "후보자가 국장·본부장 할 때 청와대 개입이나 압력을 받은 적 없나"라 묻는 송호창 새정치연합 의원에게 "'있다 없다'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 정당과 청와대에서 연락을 받은 적은 있으나 간단히 답할 사항이 아니"라고 답했다.
지난해 5월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은 본인이 보도국장이던 1년 5개월간 KBS 인사·보도와 관련한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관련 기사:김시곤 KBS 전 보도국장, "청와대 압력" 폭로). 이에 관련한 감사·조사 계획을 묻는 야당 의원 질의에 고 후보자는 "파악은 해보겠다, (담당 부서에) 요청은 하겠다"라고 답변했다.
고 후보자는 서면질의 답변에서 "KBS 사장이 뉴스에 직접 관여해서는 안 되나, 방송 최종 책임자로 어떤 내용이 나가는지 파악해야 하므로 최종 큐시트는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비판 보도를 게이트 키핑할 것인지'란 질의에도 "보도 관련 사항은 보도책임자가 결정하게 돼 있고 그렇게 할 것"이라 답했다.
한편 그는 지난 2011년 7월 KBS 기자가 민주당(현 새정치연합) 지도부 비공개회의 도청사건에 연루된 데 대해 "도청은 제가 알기로는 없었다"라며 "(연루됐던) 해당 기자도 무혐의 결정이 났다"고 답했다.
이에 우상호 전병헌 새정치연합 의원은 "(고 후보는)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우 의원은 "당시 비공개회의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도청이 된 것은 맞으나, 누가 도청한 것인지 특정할 수 없어 무죄가 났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후 2시께 속개됐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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