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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빛으로 물든 옥상, 침이 '꿀꺽'

감 2000여 개 직접 말리는 충남 예산의 한 부부

등록|2015.11.17 09:55 수정|2015.11.18 11:05

▲ <무한정보신문> ⓒ 이재형


한적한 산아래 마을 울안에 서 있는 감나무는 무척이나 정겨운 시골 서정이다.

봄이면 동네 누이들은 감꽃을 주워 목걸이를 만들었고, 가을운동회가 시작될 즈음이면 어머니는 항아리를 아랫목에 두고 땡감을 따서 우렸다. 할머니는 서리가 내려 홍시가 되기 전에 곶감을 깎았다. 배고프던 시절 곶감은 최고의 간식거리였다.

봉대미산 단풍이 시샘할 빛깔

6일 오후, 산아래 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곶감을 말리는 정겨운 시골풍경을 도심의 주택 옥상에서 만났다.

옥상 한 켠이 온통 주홍빛으로 물들어 마주 보이는 봉대미산의 단풍이 다 시샘을 할 지경이다. "세상에~"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2000여 개가 넘는 곶감을 깎아 말리는 주인공은 바로 충남 예산군 예산읍 예산도매문구센터 사장 강현배씨와 그의 아내 박춘희씨이다.

강씨는 "한 5년 전부터 감을 사다가 곶감을 말리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요령도 많이 늘어 올해는 2000여 개를 깎았다. 저녁때 식구들과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깎으면 재미있다. 하루 저녁에 600~700개쯤 깎는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강씨 가족의 여유롭고 화목한 저녁의 일상이 그려진다.

"일일이 손으로 깎아 깔끔하게 햇볕에 말리니 사 먹는 것보다 맛이 더 좋다. 겨우내 두고 먹고 지인들과 나누기도 하고 재미있다"며 활짝 웃는 그의 모습이 참 넉넉하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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