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 공간이던 지하보도의 화려한 변신
수원 영동 갤러리 Y2, 관심 멀어져가던 공간에서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
▲ 벽적골 지하보도 '갤러리 Y2' ⓒ 김민규
수원 영통동 아파트 단지 사이 보행로를 걷다 보면 지하보도 출입구가 하나 보인다. 영통동 벽적골 아파트 단지와 어린이 교통공원 사이 10차선이 넘는 덕영대로를 횡단하는 지하보도이다.
어린이 교통공원 이용자 대다수는 어린 아이들과 학부모들인데 이 지하보도를 통해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다. 물론 가까운 거리에 횡단보도가 있기는 하지만 직선거리라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도 유용하다. 아침시간에는 출근이나 통학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이용한다.
숲속 같은 영통동 산책로 사이에 자리 잡은 지하보도에는 '갤러리 Y2'라는 글자를 볼 수 있다. 지하보도 입구에는 벤치까지 놓여 있어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일반적으로 지하보도라고 생각하면 어둡고 음침한 공간을 떠올리기 쉽다. 일부 시민들은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지하보도를 회피해 인근에 있는 횡단보도를 이용하기도 한다. 영통동 한 산책로에 있는 지하보도도 그런 모습일까?
깨끗하고 밝은 지하 공간
▲ 평범하게 생긴 지하보도 입구 ⓒ 김민규
벽적골 지하보도의 입구는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하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약간 오래된 느낌마저 든다. 다른 점은 쓰레기가 없어 쾌적하다는 점과 조명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야간에도 밝아 심리적으로 안심하고 지하보도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다른 지하보도와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벽적골 지하보도는 환경개선사업으로 지난 9월 22일 새롭게 태어났다. 이용이 줄어들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던 공간을 지역사회의 복지증진, 문화와 소통의 장으로 탈바꿈한다는 목적으로 약 2개월 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개소했다.
지하보도 외부에 적혀있는 '갤러리 Y2'를 보고 들어왔지만 입구에서는 전혀 변화를 알 수 없다. 하지만 지하보도 안쪽으로 들어오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수원의 명소 사진 갤러리
▲ 지하보도 내부는 전형적인 갤러리 ⓒ 김민규
지하보도 내부로 들어오면 밖에서 생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눈앞에 놓인다. 지하보도라는 것을 순간적으로 망각할 수 있다. 꽤 넓직한 공간에 밝은 지하공간은 일반 갤러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양쪽 벽면에는 세계문화유산이자 수원의 상징인 '수원 화성'과 같은 수원의 명소를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가끔씩 공연과 전시회가 열려 많은 지역민들의 소통의 장도 되고 있다.
'갤러리 Y2'로 변신한 벽적골 지하보도는 이용이 줄어들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공간을 지역사회의 복지증진과 문화와 소통의 장으로 변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단순히 기피하던 공간을 깨끗하게 개선한 차원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싶은 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디자인
▲ 경사진 바닥에 그려진 개울물 ⓒ 김민규
벽적골 지하보도 '갤러리 Y2'는 중소형 아파트 단지와 어린이 교통공원을 연결하고 있어 많은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이곳의 전체적인 디자인도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하게 꾸며져 있다.
지하보도 바닥 타일에는 형형색색 색깔이 칠해져 있고 경사를 따라 물이 흐르는 형상의 그림이 바닥에 그려져 있다. 또 정면에는 물이 흐르는 화홍문이 있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교통공원과 함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또 하나의 놀이공간이다.
수원시는 갤러리로 변신한 벽적골 지하보도와 같이 관내 지하보도 환경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미 많은 지하보도가 밝아지고 문화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 앞으로도 공공시설의 환경개선에 시민들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방치된 공간도 시민들의 참여가 함께 한다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만든 시설보다 더 가치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갤러리 Y2'가 증명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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