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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찬양 이은상-일제찬양 김동진 동상 건립 안 돼"

시민대책위, 안상수 창원시장 등에 촉구

등록|2015.11.19 13:53 수정|2015.11.19 14:22
"독재찬양 이은상, 일제찬양 김동진 동상건립 계획을 즉각 취소하라."

경남 창원에 이은상(1903~1982, 문인)과 김동진(1913~2009, 작곡가)의 동상 건립이 추진되는 가운데, '이은상·김동진 동상건립 저지 시민대책위원회'가 이같이 촉구했다.

경남민주국민행동, 경남시민단체연대회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창진시민모임,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 3·15정신계승시민연대,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로 구성된 시민대책위는 19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재경마산향우회'가 가곡 <가고파>를 작사작곡한 이은상과 김동진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은상-김동진 동상건립 저지 시민대책위원회'는 19일 창원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독재찬양 이은상, 일제찬양 김동진 동상건립 계획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최근 '재경마산향우회'는 가곡 <가고파>를 만든 이은상·김동진이 손을 잡고 있는 동상을 세우기로 했다. 이 단체는 지난 10월 31일 마산가고파국화축제장에서 시민대동제를 열었고, <가고파>와 <선구자>(윤해영 작사, 조두남 작곡), <고향의 봄>(이원수 작사, 홍난파 작곡)을 불렀다.

이 단체는 이은상·김동진이 손을 잡은 동상을 세우기로 하고, 특히 출향인사를 중심으로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이 단체는 마산서항지구에 들어서는 문화예술테마파크에 동상 건립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산 출신인 이은상은 3·15의거를 폄훼하는 등 친독재 전력이 뚜렷하다. 옛 마산시가 '노산(이은상)문학관'을 건립하려고 했지만 시민사회진영의 반발이 컸고, 이후 마산시․의회는 '노산음악관'이란 명칭을 버리고 '마산음악관'으로 확정했다.

그런데 최근 다시 이은상 동상 건립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안상수 창원시장이 시민대동제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고, 안 시장은 이은상 동상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동진은 친일행적이 뚜렷하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보면, 김동진은 일제의 괴뢰국가인 '만주국'의 수도 '신징'의 신징교향악단 제1 바이올린 주자로 입단해 1945년 8월 해방 전까지 8년간 연주활동을 했고, 작곡·지휘자로 명성을 날리면서 일제의 침략전쟁을 찬양했다.

또 그는 일제의 식민지 통치의 명분인 '오족협화'와 '왕도낙토'를 찬양하는 음악 활동을 열정적으로 했고, 만주 건국을 경축하는 '건국 10주년 경축곡'과 합창곡 '건국 10주년 찬가' 등을 작곡하고 지휘했다.

"책임은 바로 안상수 시장이 질 수밖에 없다"

시민대책위는 독재를 찬양한 이은상과 일제를 찬양한 김동진의 동상은 절대 안 된다고 외쳤다. 이들은 재경마산향우회의 모금운동에 대해, "'시민화합' '지역자산' 운운하는 일부의 출향인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고파의 작곡가인 김동진까지 끌어들여, 이은상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에 물타기를 시도하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꾀를 써도 죽을 꾀를 쓴다'는 말이 있다. 바로 그들에게 꼭 들어맞는 말이다"고 했다.

이어 "김동진은 친일 음악가로 친일인명사전에 그 이름이 올라있는 인물"이라며 "독재를 찬양한 이은상과 일제를 찬양한 김동진이 다정히 손을 잡은 동상은 상상만 해도 분통이 터지는 일"이라 덧붙였다.

시민대책위는 "일부 출향인들이 그동안 고향에서 일어났던 이은상, 조두남, 이원수의 친일, 친독재 논란도 모자라 이제는 친일음악가 김동진까지 끌어들여 도대체 어쩌자는 말인가. 우리는 이런 불순하고 음모적인 그들의 고향사랑을 단호히 거부하며 재경마산향우회는 이은상, 김동진 동상 건립계획을 즉각 취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 '재경마산향우회'가 가곡 <가고파>를 작사작곡한 이은상과 김동진의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은상-김동진 동상건립 저지 시민대책위원회'는 19일 창원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독재찬양 이은상, 일제찬양 김동진 동상건립 계획을 즉각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 윤성효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책임을 묻는 이유에 대해, 이들은 "사안 자체가 창원시의 시정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일이고, 시민들에게 이 사업을 광고하고 이해시키는 비용도 엄청나며, 동상을 만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동상을 어디에 세울 것인가 하는 공간 문제가 있다"며 "이 문제를 두고 심한 반대운동이 일어날 경우 이를 책임질 단위나 책임을 자임하고 나설 책임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라 밝혔다.

이어 "상식적으로 위의 모든 문제에 최종적 책임을 질 사람은 현재 창원시에서 안상수 시장밖에 누가 있겠는가?"라며 "애당초 이제는 고향에 다시 돌아와 살 수도 없고, 살 생각도 없는 출향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고향 사람들이 또다시 극렬하게 분열하고 대립할 수밖에 없는 말썽거리를 들고나온다는 것은 이성을 가진 출향인들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동상을 세울 장소가 마산서항지구의 문화예술공원인 것으로 언론보도에서 나왔다"며 "만일 이 공공용지에 친일, 친독재 인사들의 동상이 세워진다면 그 책임은 바로 안상수 시장이 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대책위는 "시민대동제와 관련하여 창원시가 어떤 과목의 예산을 어떤 절차를 밟아 집행했으며 그 전체 금액이 얼마인지 즉각 공개할 것", "지금 현재까지 창원시에서 만든 마산서항지구 설계도면을 즉각 공개할 것", "안상수 시장은 마산 3·15의거를 모독하고 폄훼한 이은상과 일제를 찬양한 김동진 동상 건립에 공공용지를 제공할 것인지 아닌지를 즉각 확답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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