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뒷문으로 타는 수원 '만차 버스' 해법 없을까?

만차에 일부 버스 승차 거부... 승객은 불만

등록|2015.11.25 12:08 수정|2015.11.25 12:08

▲ 퇴근시간 오목천동 수원여대 앞 교통정체 ⓒ 김민규


지난 24일 저녁, 수원시 오목천동 수원여대 입구 일대는 퇴근시간과 맞물려 화성시에서 수원시로 진입하는 차량으로 정체현상을 빚었다. 거북이 걸음만 반복하며 밀리는 도로 사정과 마찬가지로 버스도 미어터진다. 수원여대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수원역으로 버스를 타는 것은 쉽지 않다. 일부 버스노선은 기사가 손으로 'X'를 그려 보이며 승차를 할 수 없다고 표시한다. 버스 안에는 이미 입석 승객까지 꽉 차 자리가 없고 버스정류장의 승객들은 한숨만 쉬었다.

화성 봉담, 향남 등 화성 서부지역에서 수원역을 오가는 일부 버스노선은 '빗자루 노선'으로 불린다. 빗자루로 승객을 쓸어 담듯이 항상 버스가 붐비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에서는 붐비는 버스를 '가축 수송'이라며 조롱하기도 한다. 이처럼 화성 서부지역에서 수원역을 오가는 버스가 붐비는 이유는 대학과 기업체가 많은 데 비해 대중교통편은 수원역에 집중된 버스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근버스 때문에 정체 심화

이날 수원역 매산시장 버스정류장은 5~6대의 버스가 3개 차선에 걸쳐 엉켜 서 있었다. 버스정류장에 장시간 대기하는 버스와 이를 피해 앞으로 정차하려는 버스로 인해 이 일대 도로 전체가 마비가 된 것이다.

매산시장 앞 도로는 출퇴근 시간에 교통량이 매우 많지만 교통정체 주범으로 통근버스를 원인으로 꼽는 사람들도 있다. 통근버스 차량이 일반 시내버스 정류장에 정차하면서 정체가 심해졌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날도 모 제약업체 통근버스가 일반 버스정류장에 정차하고 직원들을 내려주고 있었다. 일부 통근버스는 버스정류장에서 장시간 정차를 해 불편을 초래해 일반 시내버스 기사와 서로 욕설과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버스정류장은 정해진 노선버스만 정차하는 곳인 만큼 통근버스 정차지는 다른 곳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 수원역에 통학버스를 배차한 모 대학은 버스정류장과 혼잡한 도로를 회피해 수원역 남측에 승차장을 만들었다.

탄력 배차, 거점 분산이 해법

▲ 입석 승객으로 붐비는 버스 ⓒ 김민규


출퇴근 시간마다 만차 버스와 정류장 무정차로 대중교통에 대한 불만을 갖는 시민들이 많은 만큼 개선책이 필요하다. 더욱이 뒷문으로 승차를 해야 할 정도로 미어터지는 버스를 타는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대책은 시급하다.

가장 먼저 출퇴근 시간에 배차를 충분히 늘리는 탄력적인 배차 방안이 있다. 무한정 버스를 늘릴 수는 없지만 예비차 운행 등 최대한 버스배차를 탄력적으로 운행한다면 만차 버스는 다소 줄어들 것이다.

또한 환승 거점정류장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수원 시내버스는 수원역 등 일부 지역에 너무 환승 거점이 집중된 측면이 있다. 수원역 일대를 비롯해 수원터미널, 팔달문, 장안문 등도 일부 시간대 버스노선이 집중돼 정체를 빚기도 한다. 수원역의 경우 서쪽에 환승센터가 준공된다면 상당수 버스노선이 분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환승 거점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근본적인 해법은 지하철이다. 수원시도 지난 2013년 말 수원역까지 분당선이 완전 개통된 이후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영통지역, 수원시청과 수원역을 오가는 시민들이 상당수 버스에서 지하철로 교통편을 전환했다. 그에 따라 일부 버스노선은 승객이 급감해 노선조정을 하거나 폐선되기도 했다.

수년 안에 수인선과 신분당선, 신수원선 등 수원 철도 네트워크가 격자형으로 완성되면 사정은 지금과 달라질지도 모른다. 다만 근본적인 방안과 함께 당장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덧붙이는 글 e수원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