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신인' 아이콘 "대중이 있는 모든 무대가 좋다"
[인터뷰] 엄청난 성취 이룬 한해... "너무 빨리 떴다고? 부담 안 가지려 한다"
▲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송윤형, 비아이, 바비, 김동혁, 구준회, 김진환, 정찬우 ⓒ YG엔터테인먼트
음원을 공개하자마자 차트 1위를 차지하더니, 1만 석 규모가 넘는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콘서트를 열었다. 다른 신인 그룹은 '올해의 목표'로 잡아도 이루기 힘든 것을 데뷔하자마자 거친 셈이다.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두 차례나 경험하며 살아남은 이들은 아이콘(iKON, 비아이 김진환 바비 송윤형 구준회 김동혁 정찬우)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
무대에서는 '신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팬들을 쥐었다 폈다 하는 그들이지만, 취재진과 마주했을 때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잘됐으면 좋겠다는 소망 정도는 있었지만 신인이기에 순위를 기대하기보다 많은 분들이 들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취향저격'부터 1위를 했다"고 털어놓은 비아이는 "많이 좋아해주셔서 놀랐다"고 미소 지었다.
하루하루가 신기하다지만, 무대에 설 때를 제외하면 연습생 시절과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고. 송윤형은 "데뷔 전에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빅뱅 콘서트 오프닝 등을 했기 때문에 (데뷔했다는) 실감은 잘 못 했다"면서도 "1년 전에는 연말 시상식을 보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가게 됐다, 멜론어워즈 당시 다른 가수들과 같이 앉아있었던 순간 가장 데뷔를 실감했다"고 전했다.
아이콘은 11월, 12곡이 수록된 풀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12월로 일정을 미뤘다. 대신 지난 16일 싱글 2곡을 선보였다. 싱글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프로듀서인 테디와 쿠시가 함께한 타이틀 곡 '지못미'와 래퍼 비아이, 바비의 유닛곡인 '이리오너라'가 담겼다. 구준회는 '지못미'에 대해 "테디 형이 창법이나 음정, 박자보다 감정을 중요시하는 것 같았다"면서 "절절하고, 남자답고, 솔직하고, 슬픈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YG-양현석-빅뱅-음원 사재기 논란을 말하다
든든한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양현석과 YG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쟁쟁한 소속 가수들은 아이콘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법도 하다. 데뷔 전부터 빅뱅과 비교된 것을 두고 비아이는 "빅뱅 선배님들은 여러 장르에서 많은 성과를 이뤘다"면서 "우리도 연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분발해서 최대한 형님들과 다른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빅뱅 또한 아이콘에게 "우리와 비슷하다는 말 들으면 안되고, 같은 길을 걸으면 안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는 아이콘에게 누구보다 엄한 존재다. 비아이는 "좋은 소리보다는 쓴소리와 조언을 해주는, 굉장히 엄격하고 무서운 분"이라고 고백했다. 반면 김동혁은 "종종 작업실에 내려오셔서 확인하고 조언해주신다"면서 "한번은 잠을 못 자고 작업하던 중, 디렉팅을 보던 비아이가 잠이 든 적이 있었는데, (양현석 프로듀서가) 먼저 다가가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많이 힘드냐'고 하시더라. 그때 따뜻함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아이콘은 빅뱅과 2NE1 등 선배들 못지않은 후배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도 갖고 있었다. "회사의 큰 도움을 받은 것은 사실이고 부정할 수는 없다"고 털어놓은 비아이는 "우리도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언젠가 우리의 힘으로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비아이는 "앞으로 도움을 주고 함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데뷔곡을 발표하자마자 음원차트 1위를 찍은 탓에 '사재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아이콘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신경이 아예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라고 한 비아이는 "사실이 있었다면 더 상처가 되었을 텐데 정말 사실이 아니었다"면서 "사재기를 안 했기 때문에 더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동혁은 "다들 생각이 같았다"면서 "사실이 아닌 것에 얽매이거나 상처받지 않고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면서 계속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면 될 것 같다"고 이어 말했다.
"우리만의 색깔 찾아가는 것, 평생의 목표죠"
▲ 지난 11월 7일 <2015 멜론뮤직어워드> 참석 당시 그룹 아이콘 ⓒ 이정민
아이콘은 고속 성장했다. 빨리 떴다는 시선에 아이콘은 "사실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신인에게는 과분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부담을 가지면 오히려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최대한 긍정적인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했다. 아직은 경험이 적고 노련미가 없기 때문에 덜 다듬어진 느낌이 있지만, 경험 많은 프로듀서들의 도움을 통해 점차 질을 높여가겠다는 것이 이들의 각오다.
"우리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게 평생의 목표다. 지금은 덜 가꿔지고 어리숙한 모습이 우리의 매력이지 않나 싶다. 멤버들이 힙합을 다 좋아하기 때문에 힙합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렇다고 힙합만이 좋은 음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일단은 패기 있고 자유로운 느낌, 개구진 모습이 우리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정상에 오르기는 힘들지만,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좋은 음악을 하는 친구들"로 오래 남기 위해 이들이 가장 조심하는 것은 팬과 대중, 그리고 회사의 시선이다. 아이콘은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서 언제나 조심하려고 한다"면서 "우리끼리 약속도 했고, 스스로 다짐도 했다"고 입을 모았다. 데뷔만을 간절히 바랐던 일곱 멤버는 이제 꾸준히 좋은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또 하나의 간절함을 품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이콘이 꿈꾸는 무대는 어디일까. 이들은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간절하다"면서 "꼭 서고 싶은 무대가 있다기보다 대중이 있는 모든 무대가 좋다"고 했다. "세계로 뻗어 나가도 창피하지 않을 정도의 그룹"이 되기 위해 아이콘은 오늘도 연습실에서, 그리고 녹음실에서 자신을 다잡으며 하루하루 성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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