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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팥죽 뿌린 사람들, 왜 그랬냐면

[날씨&속담] 12월 22일 동지...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 부르기도 해

등록|2015.12.22 14:32 수정|2015.12.22 14:32

▲ 동지첨치(冬至添齒).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 ⓒ 온케이웨더㈜


12월 22일은 1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冬至)다.

옛날엔 동지를 '아세(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 부르며 설 다음으로 경사스러운 날로 여겼다. 그래서인지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뜻의 '동지첨치(冬至添齒)'란 풍속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동지 때는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먹는 사람의 나이만큼 팥죽에 넣어 먹었다.

또 다른 속담으로는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가 있다. 동지가 지나면 온 세상이 새해를 맞을 준비에 들어간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선조들은 이맘 때면 몸을 움츠렸던 각종 푸성귀들이 다가올 봄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기 시작한다고 여겼다.

또한 동지를 가리켜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열이 많은 동물로 믿었던 호랑이의 생태적 특성에서 유래됐다. 날씨가 춥고 밤이 긴 동짓날에 암수가 교미를 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선조들은 동짓날 팥죽을 장독, 곳간, 헛간, 방 등에 놔두며 대문이나 벽에 뿌렸다. 팥죽의 붉은 색이 잡귀를 몰아내는 데 효과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동지팥죽이 잔병을 없애고 건강을 불러오며 액을 면하게 해준다고 전해지면서 이웃 간에 서로 나눠먹는 풍습도 생겼다.

동지에 관한 풍습은 지역별로 다양하다.

경기도 지방에서는 대개 사당(조상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지내는 곳)에 팥죽으로 차례를 지낸 다음 방, 마루 등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팥죽을 먹었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팥죽의 새알심에 찹쌀이나 수수쌀로 만든 '옹심'을 넣어 나이 수대로 먹었다. 특히 충남 연기 지역에서는 동짓날 동지불공(冬至佛供)을 드리러 절에 다녀오기도 했으며 애동지(동짓달 초순에 든 동지를 일컫는 말)에는 팥시루떡을 해 먹기도 했다.

한편, 과거 조상들은 경사스런 일이 있거나 재앙이 생겼을 때 팥죽, 팥밥, 팥떡을 해 먹기도 했다. 지금도 이런 풍습이 전해져오는데 그중 하나가 고사를 지낼 때 팥떡을 해 먹는 것이다. 아울러 요즘엔 동짓날이 아니더라도 추운 겨울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덧붙이는 글 김태환(kth1984@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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