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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속에 피어난 학대의 꽃

[주장] 단기간에 쏟아지는 아동보호대책, 평소에는 도대체 뭘 한건가

등록|2015.12.24 16:21 수정|2015.12.24 16:21

▲ 11살 딸 A양을 2년여간 집에 감금한 채 학대한 혐의로 구속된 아버지 B(32)씨가 2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에서 인천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 연합뉴스


늘 그렇듯 인천 초등생 아동학대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갖가지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사후약방문이 만성화된 나라. 아동학대에 대한 무성의한 이 가슴 아픈 소식 앞에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 절절하다.

자기 자식을 피골이 상접하도록 짐승만도 못하게 방치하고 학대한 아이 아빠나, 아이가 학교에 오지 않는데도 공문서 하나 달랑 보내고 손 터는 학교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담임교사가 친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동학대 신고도 못하는 어이없는 제도는 더욱 기가 막힐 뿐이다. 

학교에서 그리고 지자체 주민센터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연락이 취해지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라는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한마디로 비겁한 변명이다. 연락이 안 되면 그냥 '끝'인가. 관심이 있었으면 아이가 실종됐는지 납치됐는지 죽었는지 얼마든지 알 수 있다. 아니 알아내야 한다. 우리의 아이를 보호하는 것이 사람으로서 당연한 행위이지 단순한 행정 행위인가.

갖가지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 더욱 황당무개하다. 그렇게 좋은 대책이 갑자기 우르르 쏟아질 정도면 왜 평소에는 그런 좋은 대책을 마련하고 실행하지 못한 건가. 그러고서 무슨 아동을 보호한다느니 그런 소리를 천연덕스럽게 할 수 있는지 이번 충격적인 인천 초등학생 아동학대 사건은 정부 여당, 정치권, 교육당국이 서로 손놓고 놀고 있는 데서 생겨난 합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년에 1만 건 이상이나 아동학대가 발생하고 있는데, 짐승만도 못한 부모에게 내려지는 처벌이라는 것이 솜방망이고 친권 또한 계속 유지하게 하는 것도 아동보호가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학대는 그 어떤 죄에 못지 않게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말살하는 극악한 범죄다. 주위를 둘러봐 악마같은 부모로부터 벗어나길 학수고대하는 아이가 있는지 관심을 갖는 것, 그것부터 우리가 시작하자.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위키트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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