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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버릇 없어도 고맙고 감사하다

[하부지의 육아일기 59] 무사히 한 해가 지났다

등록|2015.12.30 08:39 수정|2015.12.30 08:39

콩이와 콩콩이한 해 동안 아무 탈없이 자라줘서 고맙다. 아웅다웅 다투지만 서로 의지가 되고 버팀이 되면서 살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 문운주


"언니야 울지 마"
"......"

손녀 콩이와 콩콩이, 서로 달래고 위로하며 성장해 간다. 언니 콩이가 7살,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동안 건강하게 자라줬다. 꿈이 많다. 장래 희망이 의사가 되겠다던 아이가 선생님으로 바뀌었다. 발레리나에서 화가, 연주가로 바뀌더니 지금은 선생님이다. 꿈을 키우는 아이들과 함께 하노라면 무엇인가 꿈틀거리고 싶어진다.

조금은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지 다짐할 때가 있다. 눈 딱 감고 야단을 친다. 막무가내 떼를 쓸 때, 동생을 괴롭힐 때, TV에서 눈을 떼지 못할 때 등이다. 그때마다 젊은 시절, 어렵게 자녀를 키우던 때를 되돌아보곤 한다. 당시야 이 집 저 집 세 얻어 돌아다니던 시절이라 아이들의 양육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치스러운 때다.

당시에는 눈만 한 번 부릅뜨면 될 때였으니까. 엄하게 가르치던 때라 어리광을 한다거나 형제가 다툰다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았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도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냥 나무라기만 하면 되었다. 그래선 가 보다. 딸을 보면 답답하다. 날마다 반복되는 대화 아닌 싸움을 보는 것이.

콩콩이와 할머니고향은 어머니와 같다. 삶이 힘들 때 찾는 곳이 고향이다. 언제나 어머니는 품에 꼭 안아 준다. ⓒ 문운주


콩이와 콩콩이자매가 다투기도 하고 사이좋게 놀면서 성장해 간다. 놀이터에서 언니를 따라 높이 뛰기를 한다. ⓒ 문운주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간다. 우선 아무 사고 없이 자라준 것이 고맙다. 너무나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다. 아픈 아이, 실종된 아이, 교통사고 당한 아이 등 헤아릴 수 없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그래서 더욱 고맙다. 자매간에 아웅다웅 다투며 사는 것도, 조금은 버릇이 없는 것도 그저 고맙기만 하다.

조금 후회되는 부분이 있다. 당초 계획과는 달리 도서관에 자주 가지 못 했다. 독서통장을 만들어 어려서부터 책과 가깝게 하려는 계획을 실천하지 못 했다. 너무 공부, 공부해도 안 되지만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에의 중독만은 하지 말게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 방법은 책을 가까이하는 수밖에 없다.

마음껏 뛰어 놀게 하지 못 했다. 요즈음 아이들은 배우는 게 너무 많다. 그렇다고 뒤처지게 하긴 싫고 해서 여러 가지 가르친다. 콩이만 해도 그렇다. 바이올린, 발레, 스케이트 등을 배운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아야 하지만 시간도 없고 밖에 나가는 것이 불안하다.

농촌 체험을 하지 못했다. 도시에 갇혀지내다 보니 흙과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내년엔 실개천에서 물놀이도 하고 채소도 가꾸며 추억을 만들어가야겠다.

무우 수확콩이가 고향에서 무우를 뽑아 들고 있다. ⓒ 문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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