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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보강 공사하는 창녕함안보, '구조적 결함' 논란

[현장] 4월까지 수문 고무판 교체 작업... 수공 "하자 보수 아닌 유지 관리 차원"

등록|2016.01.09 16:33 수정|2016.01.09 16:34

▲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가 9일 낙동강 창녕함안보를 찾아 1번 수문의 녹이 슨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가 9일 낙동강 창녕함안보를 찾아 1번 수문의 찌그러진 부분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낙동강 창녕함안보(아래 함안보)에 또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공사 현장은 창녕함안보 3개 가동보 가운데 1번 수문으로, 차수벽을 설치해 물을 빼내고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함안보는 한국수자원공사가 발주해 지에스(GS)건설이 건설했다. 함안보는 2010년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갔고, 준공일은 2012년 6월 30일이다. 준공 뒤에도 유실된 바닥보호공을 다시 투입하는 등 갖가지 보강 공사가 벌어졌다. 하자보수기간은 10년이다.

<오마이뉴스>는 "함안보에서 또 보강공사를 벌이는 것 같다"는 제보를 받고,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토목공학)와 9일 현장 답사에 나섰다.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배종혁 공동의장과 임희자 정책실장, 한은정 창원시의원 등이 동행했다.

수문 아래 찌그러져, 지지판 휘어져 있어

이번 작업을 하기 위해 1번 수문 위 다리(공도교)에서 아래로 연결된 '철재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수문 상류 쪽과 하류 쪽에는 모두 차수벽을 설치해 물을 빼냈고, 곳곳에 양수장치가 되어 있었다.

함안보 수문은 길이가 40m 규모다. 아래 바닥에서 본 수문의 규모는 굉장했다. 보는 '가동보'와 '고정보'로 이루어져 있는데, 가동보는 집중호우 등으로 상류 물을 빼내야 할 경우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보내고, 평상시에는 닫아 놓는다.

거대한 수문의 표면 곳곳에 녹이 슬어 있었다. 박창근 교수는 "수문을 열고 닫을 때 시멘트구조물 등에 부닥치면서 생긴 것으로, 녹이 슬었다면 문제다"고 말했다.

또 수문 아래 부분 곳곳이 찌그러져 있었고, '지수(止水) 고무판' 아래에 있는 지지판이 여러개 중앙 부분이 휘어져 있었다. 이같은 현장을 살펴본 박창근 교수는 "전형적인 피로파괴 현상"이라 지적했다.

▲ 낙동강 창녕함안보 1번 수문으로, 지수고무판 아래에 있는 구조물인 지지판이 휘어진채 물 속에 잠겨 있다. ⓒ 윤성효


▲ 낙동강 창녕함안보 1번 수문의 아래 부분이 여러 군데 찌그러져 있고, 상당수 표면이 녹이 슬어 있다. ⓒ 윤성효


박 교수는 "이 정도 차수벽을 설치하려면 비용이 3억~4억 원 정도 드는 것으로 알고, 현장을 보니 이는 대공사다"라며 "보의 일부 구조물에서 피로파괴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 말했다.

그는 "원래 보의 수문은 대개 20m가 최대인데, 4대강사업으로 만들어진 보의 수문은 2배인 40m다. 수압 때문에 진동이 심해 파괴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며 "지지판이 휘어지는 현상 등은 구조적 문제다. 일부 수문 구조물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한 것"이라 설명했다.

또 그는 "수자원공사는 하자보수공사가 아니라 유지관리라 하는데, 유지관리라면 수자원공사가 해야지 왜 시공사가 하고, 공사 기간이 4개월이나 되는 것이냐"며 "함안보뿐만 아니라 4대강사업 보 전반에 대한 안전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장에 나온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다르게 설명했다. 그는 "수문과 닿는 부분인 지지 고무판을 교체하는 작업을 1월부터 4월까지 하는 것으로, 하자보수공사가 아니라 유지관리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문 아래 부분이 찌그러지거나 지지판이 휘어진 것은 홍수 때 큰돌이 떠내려가면서 부닥치거나 하면서 생긴 현상이지 수압에 의한 진동 등의 구조적인 원인은 아니다"며 "점검하면서 보완 사항이 있으면 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 낙동강 창녕함안보 1번 수문으로, 한국수자원공사와 GS건설은 최근 차수벽을 설치해 물을 뺀 뒤 공사를 벌이고 있다. ⓒ 윤성효


▲ 낙동강 창녕함안보 1번 수문으로, 한국수자원공사와 GS건설은 최근 차수벽을 설치해 물을 뺀 뒤 공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수문 밑 부분이다. ⓒ 윤성효


함안보 좌안 어도 시멘트 벽면 틈 사이 벌어져

한편 함안보 좌안(강의 상류에서 볼 때 왼쪽편을 말함, 오른쪽은 우안)에 있는 시설물인 어도의 시멘트 벽면 사이가 틈이 벌어져 있었고, 철구조물 일부도 틈이 벌어져 있었다.

이에 대해 박창근 교수는 "어도 아래 부분에서 침하 현상으로 시멘트 벽면 사이에 틈이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이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틈이 많이 벌어지지 않았고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합천창녕보(합천보) 상류에는 이날 녹조 알갱이가 관찰되었고, 바닥에 흙을 퍼 올려 보니 일부는 시커먼 펄층이 나왔다.

▲ 한국수자원공사와 GS건설이 낙동강 창녕함안보 1번 수문에 차수벽을 설치해 물을 뺀 뒤 '지수고무판' 교체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9일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토목공학)가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 낙동강 창녕함안보 1번 수문(좌안)이다. 한국수자원공사와 GS건설은 차수벽을 설치해 물을 뺀 뒤 1월부터 4월까지 수문 '지수고무판' 교체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 낙동강 창녕함안보 좌안에 있는 어도의 벽면 이음새 부분이 점차 틈이 벌어지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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