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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멘'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교토 역 앞 요도바시 6층 라멘집 '차부통'에 다녀왔지요

등록|2016.01.11 17:44 수정|2016.01.11 17:44

▲ 교토 역 앞 요도바시 6층 라면집, 차부통에서 먹는 라면과 뒤에 받은 면사리입니다. ⓒ 박현국


지난 10일 저녁 교토 역 앞 요도바시 6층 라멘(라면)집 '차부통'에 다녀왔습니다. 일본 라멘은 보통 생라면을 일컫습니다. 라멘을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참 많습니다. 최근 중국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일본 생라면도 중요 관광 상품이 됐습니다. 라멘은 보통 돼지국물에 면을 말아서 먹습니다. 라멘집에 따라서 돼지고기국물에 된장, 간장, 소금, 고춧가루 따위로 넣기도 합니다.

라멘은 아마도 중국에서 시작돼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말 가운데도 '라'로 시작하는 말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말 가운데 '라'로 시작되는 말이 적은 것과 비슷합니다. 대신 라멘, 라디오 따위처럼 외래어 가운데 'ㄹ'로 시작되는 말이 많습니다.

일본 생라면은 1960년대 대만사람들이 만들어서 먹던 먹거리가 일본에 정착된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자장면이 중국 산동요리에서 시작돼 자리 잡은 것과 비슷합니다. 일본 라멘이 대만 사람들에 의해서 시작됐다는 것은 안에 들어가는 재료 이름에서 알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일본 사람들은 라멘에 넣어서 먹는 돼지고기는 차슈(燒豚)라고 하고, 죽순을 멘마(麵麻)라고 합니다. 이것들은 대만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 라면과 군만두입니다. 군만두는 라면집이나 중국음식점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습니다. ⓒ 박현국


일본사람들은 자신들이 오래전부터 만들어서 먹었던 소바 메밀국수는 그대로 소바라고 합니다. 라멘과 구분됩니다. 라멘집에서 소바 메밀 국수를 맛볼 수는 없습니다. 대신 라멘집에서는 야키소바라는 먹거리가 있지요. 그러나 이것은 메밀 국수로 만든 것이 아니고 밀가루로 만든 면을 기름에 볶아서 먹는 음식입니다. 아마도 소바 메밀국수에 익숙해 있는 일본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사용하는 이름으로 보입니다.

일본 사람들은 소바 메밀국수에 대한 애착이 강합니다. 섣달그믐 저녁 소바 메밀국수를 먹으면서 한 해 동안 있었던 좋은 인연을 다음해로 이어간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국수를 먹는 것이 세시풍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일본에서도 지역에 따라서 간토지방, 즉 도쿄 북쪽지방은 밭이 많아서 메밀을 가꾸기가 쉽기 때문에 예로부터 소바 메밀국수를 많이 먹었습니다. 그리고 간사이 이남 지역은 비교적 따뜻하여 밀을 가꾸기가 쉽기 때문에 우동을 많이 먹었습니다.

교토역 요도바시 6층 식당가에 있는 라멘집 '차부통'에서는 면 사리만 받아서 한 번 더 먹을 수 있습니다. 모든 라멘을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고 라멘 아래 호소멘(細麵)이라고 쓰인 라멘만 그렇게 합니다.

참고누리집> 라면집 차부통, http://www.yodobashi-kyoto.com/restaurant/

▲ 시가현 라이라이 라면집 라면입니다. 라면집에 따라서 개성적인 맛도 즐길 수 있습니다. ⓒ 박현국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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