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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전투복' 입고 야당 향해 "발목잡기·몰염치"

박근혜 대통령 기자회견, 야권 분열에 "국민심판 회피용?"

등록|2016.01.13 18:15 수정|2016.01.13 18:15

▲ 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붉은색 재킷'을 입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 때나 같은 해 8월 4대 부문 구조개혁을 강조하는 대국민담화 때도 같은 색상의 옷을 입었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결연한 의지를 밝히는 자리에서 애용돼 온 색상이라 박 대통령의 붉은 상의는 '전투복'이라고도 불린다.

옷뿐만이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직설적인 표현을 거침없이 구사하며 대결적 태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관련 기사 : "위안부 문제 역대 정부는 포기, 지금 할 수 있는 최상의 합의다")

박 대통령은 '규제 프리존 특별법' 발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한숨을 내쉬면서 "지금 같은 국회에서 어느 세월에 되겠나, 만들기도 겁난다"고 말했다. 말은 '국회'라고 했지만 소위 노동개혁법안 등 쟁점법안에 반대하는 야당과 직권상정을 거부한 정의화 국회의장을 겨냥한 걸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경제위기 상황과 부동산 대책 등을 묻는 질문에서도 "작년에 해결됐으면 여러분도 새로운 질문을 할 텐데, (이런 문제들이) 덕지덕지 쌓여있다 보니까 우리가 앞으로 나갈 수 있겠나, 발목 잡혀서"라며 국회를 '발목 잡는 세력'으로 비난했다.

"현재 당청관계가 수직적이라 보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당이 정부를 적극 뒷받침하면 수직적이라고 비판하고 당이 정부를 비난하면 쓴 소리를 하기 때문에 수평적이라는데 이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그렇게 생각하면 맨날 싸우는 게 최고 관계다, 정책이 실현되거나 말거나"라고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개헌론이나 야권의 분열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염치없는 일", "국민 심판 회피용"이라며 거칠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개헌론에 대해 "(경제활성화나 청년실업 등) 하루가 급한 상황이 좀 풀려나가야지 국민 앞에 염치가 있는 것"이라며 "모두 스톱되고 발목 잡히고 나라가 한 치 앞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런 상황을 몰아가면서 입에 개헌을 달고…(나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또 야권 분열과 관련해서는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정당이 이합집산하는 그런 일이 반복됐다"라면서 "중요한 것은 그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생각한다, 4년 동안 제대로 일하지 않다가 (이합집산하는 게) 국민 심판을 회피하기 위해선지, 국민을 위한 진실한 마음에선지,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판단'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일을 안 한 심판을 피하기 위해 이합집산 하는 게 아니냐'는 뜻으로 읽힌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높은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모르겠고 국민들께 여론조사를 해서 물어보시죠"라고 웃으면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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