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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쓰레기 분리수거, 회장 골프화도 씻었다"

최재호 (주)무학 회장의 전 창원 수행기사 B씨 밝혀... 회사 측 일부 시인

등록|2016.01.19 19:56 수정|2016.01.19 19:56
주류업체인 ㈜무학 최재호(55) 회장의 서울 수행기사로 일했던 A(43)씨가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데 이어, 창원 수행기사였던 B(33)씨도 비슷하게 당했다고 밝혔다.

B씨는 1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최 회장으로부터 당했던 '갑질'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2014년 2월~4월, 2개월 동안 일했다.

최 회장의 집은 창원 의창구에 있는 한 고층 아파트 10층이다. B씨는 최 회장의 집에 있던 쓰레기 분리수거를 다섯 차례 정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수행기사였던 A씨도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

또 B씨는 그만 두기 닷새 전에 회장의 골프화(신발)을 씻었던 적이 있다고 했으며, 최 회장으로부터 '이 새끼'라는 말을 들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창원 마산회원구 소재 봉암공단에 있는 ㈜무학 공장에서 생수와 술을 몇 차례 집에 배달했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B씨는 쓰레기 분리수거 뒤 회사 팀장한테 (이 문제에 대해) 세 차례 말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팀장한테 저는 회사에 운전하러 왔고 가사도우미한테 시키면 될 일을 시켜 너무한다고 말했다"며 "처음에는 팀장이 말해보겠다고 했고, 두 번째는 참고 해보라고 했으며, 세 번째는 아무 말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께서 비오는 날 골프를 치고 왔는데, 들어가서 골프화를 씻어 놓으라 했다.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그만두었다"고 했다. 골프화 이야기가 나온 지 닷새 뒤 그는 퇴사했다.

'바라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B씨는 "제가 바라는 것은 운전기사들의 처우 개선이다. 기사들이 힘들다"고 말했다.

▲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공단에 있는 소주 제조업체인 (주)무학. ⓒ 윤성효


운전기사 "골프화 씻어놓으라고 했던 적이 있다"

다음은 최재호 무학 회장의 창원 운전기사였던 B씨와 18일 오후에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언제부터 얼마동안 일했나.
"2014년 2월부터 4월까지 두 달 정도 일했다."

- 처음에는 어떻게 해서 일하게 되었나.
"인터넷 구인광고 보고 응시했다. 임원수행이 업무였다."

- 서울 운전기사가 회장의 집 쓰레기 분리수거를 했다고 하던데.
"저도 분리수거를 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CCTV가 있었다. 2년 전 자료가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보면 안다."

- 창원 어느 아파트였나?
"창원에 있는 고층 아파트인데, 회장님은 그 아파트 10층에 사셨다."

- 쓰레기 분리수거는 몇 번했나
"다섯번 정도 한 것 같다."

- 누가 시킨 것인지?
"회장님도 시키고 했다. 마트에서 사용하는 카트가 있었는데 거기에 쓰레기를 싣고 가라고 했다."

- 쓰레기 분리 처리는 어디에 했는지.
"1층은 아니고, 아파트 아래층에 분리수거장이 있었다. 쓰레기가 분리되어 있으면 수거함에 넣으면 되는데 분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제가 분리해서 넣었다."

- 어떤 쓰레기였나
"술병도 있고, 페트병, 종이, 택배상자 등이었다."

- 쓰레기 분리수거하라고 할 때 어떻게 하는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이거' 말하는 식이었다."

- 아파트에서 내려가는 길이니까 갖다 놓으라고 부탁할 수도 있지 않나?
"그런 말은 안 했다. 저도 내려가는 길이니까 당연히 해드릴 수는 있는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정부도 있는데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서울 기사와 비슷했다고 본다."

- 이외에 어떤 게 있었는지?
"비오는 날 골프를 치고 왔는데, 들어가서 골프화를 씻어놓으라고 하더라. 생각해 보니, 회사 직원으로 왔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회장 골프화를 어떻게 씻었다는 건지?
"골프화에 진흙이 묻어 있었고, 신발 밖과 안을 씻었다. 신발과 밑창을 현관에서 말렸다. 아파트 들어가면 다용도실 옆에 세척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서 했다."

- 그것이 언제였는지?
"그만두기 닷새 전이었다."

- 가사도우미가 있었다고 하는데.
"쓰레기 분리수거 때문에 회사에서 저를 관리하는 팀장한테 세 번 말했다. 회사에 운전하러 왔고, 가사도우미한테 시키면 되는데 너무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그 팀장이 말해보겠다 했고, 두 번째는 참고 해보라고 했으며 세번째에는 아무 말이 없었다. 골프화 씻으라고 하니까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그만 두었다."

- 그 이외 부당하다고 생각되었던 일은?
"회사에 있는 생수와 술을 회장님 댁에 배달해 드린 적이 있다. 회사에서 생수를 만드니까 집에 가져 오라고 해서 가져간 적이 있고, 술도 가져다 드린 적이 있다. 물은 세 번, 술은 두 번 정도였다."

- 다른 업체에서 운전 일할 때는 어땠는지.
"창원에 있는 대기업에서 2년간 했고, 한 중소기업에서도 운전했다. 그 때는 그런 일이 없었다."

- 회장한테 험악한 말은 들었던 적은 없었는지?
"그것도 가끔 했다. 빈도수가 많지는 않았다. 상황 설명 하자면, 차가 2대 이동해서 손님 내려 드리는데, 엇갈린 모양이다. 그래서 전화통화를 하는데 '어디 갔냐. 왔으면 전화를 해야지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어'라고 했다."

- 그 뒤 사과는 있었나.
"없었다."

- 지금 바라는 것은?
"제가 바라는 것은 운전기사들의 처우 개선이다. 기사들이 힘들다."

▲ 경남 창원 마산회원구 봉암공단에 있는 소주 제조업체인 (주)무학 본사의 공장 굴뚝. ⓒ 윤성효


무학 "분리수거된 것을 아래층으로 내리는 정도의 부탁"

B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무학 측은 일부 시인했다. 무학은 19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보낸 답변서에서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해 "회장님의 거주지 아파트 생활환경상 분리수거된 것을 아래층으로 내리는 정도 부탁한 적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골프화에 대해, 무학은 "상당 기간 경과하여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혹시 그런 상황이 있었다면, 우천 골프 후 건조를 위해 짐 정리를 시킨 정도로 생각된다"고 했다. 무학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B씨는 "회사의 주장은 말도 안 되고, 골프화를 씻으라고 한 게 맞다"고 말했다.

언행과 관련해, 무학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격의 없이 지내는 과정에서 일상적인 대화 중에 나온 표현일 수 있으나, 인격 비하나 모욕적인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B씨는 "나이 차이가 20살 정도 되고, 운전한지도 오래되지 않았는데 그만큼 친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생수·술 배달에 대해, 무학은 "생수는 회사에서 구매하여 귀가시 집으로 가져가는 경우가 있었으며, 서울 매장에서 구입한 자사 와인 1~2 상자를 한 번 정도 퇴근시 와인 냉장고에 넣기 위해 배송을 요청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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