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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추워도 눈 놀이가 제일 좋아요

[하부지의 육아일기 63] 콩이표 눈사람 만들기

등록|2016.01.30 16:01 수정|2016.01.30 16:02

폭설기록적인 폭설이다.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한파다. 소녀 콩이는 눈 놀이가 소원이다. 유치원을 조퇴하겠다고 고집이다. 눈 놀이를 하기 위해서다. 어릴 때의 겨울 추억 중 단연 기억에 남는 것은 눈 놀이다. ⓒ 문운주


눈이 내렸다. 기록적인 폭설이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버렸다. 당초 올 겨울은 포근하고 눈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크게 빗나갔다. 도로가 꽁꽁 얼어 교통이 마비되었다. 광주 지역 교육청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대해 25일 하루 동안 휴교령을 내렸다.

눈 놀이가 소원인 콩이

눈놀이눈을 뿌리며 즐거워 한다. 공중에 뿌리고 몸에도 뿌리고, 춥지도 않을까. ⓒ 문운주


콩이눈이 금방 내린 탓인지 잘 뭉쳐지지 않는다. 공중으로 뿌리며 논다. ⓒ 문운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파도 몰아닥쳤다.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까지 떨어졌다. 밖에 나가 눈 놀이 하기에는 너무 춥다. 그러나 제 아빠를 졸라 방수용 장갑을 준비한 콩이는 막무가내다. 눈 놀이가 소원이다.

26일 유치원에 다녀온 손녀 콩이와 눈 놀이를 하기로 했다. 집 인근 놀이터다. 예전에는 간혹 아빠와 눈 놀이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날씨가 너무 추운 탓일까. 노는 아이들이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다. 옥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부지와 손녀, 둘이서 놀 수밖에.

눈 놀이 중 제일 신나는 것은 눈싸움이다. 던지고 뿌리고 아직 눈이 뭉쳐지지 않는다. 약간 녹으면 잘 뭉쳐지는데,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즐거워한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눈 속에 돌을 넣어 던지는 얄궂은 친구도 있었다.

고드름도시에서는 고드름 보기가 쉽지 않다. 고드름을 따서 칼싸움도 하고 먹기도 했다. ⓒ 문운주


한참을 뛰어놀던 손녀, "할아버지 고드름이에요. 고드름" 하며 소리를 지른다. 도시에서 고드름 보기란 쉽지 않다.

눈사람 만들기

콩이표 눈사람아무리 굴려도 뭉쳐지지 않아 한 줌씩 가져다가 붙여 만들었다. 솔잎으로 눈과 코도 만들고 입도 만들었다. 콩이표 눈사람 만들기 성공이다. ⓒ 문운주


눈을 뭉쳐 작은 눈 뭉치를 만들고, 여기저기 굴려서 크게 만들면 된다. 조금 뭉쳐서 굴려보았다. 잘 뭉쳐지지 않는다. 금방 내린 눈이라 그렇다. 할 수 없다. 손으로 한줌씩 가져다가 붙이면서 뭉치를 만들었다. 솔가지로 눈썹도 만들고 코도 만들었다. 콩이표 눈사람이다.

겨울에는 아이들이 추위도 극복하고 체력을 단련할 수 있는 눈 놀이가 제격이다. 눈 놀이는 어린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거리다. 봄에는 꽃, 여름에는 바다, 가을에는 단풍이 있듯이 겨울에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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