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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그만하세요" 김태호 "잘 돌아간다"

공천방식 놓고 서청원과 설전, 최고회의 박차고 나와

등록|2016.02.18 11:25 수정|2016.02.18 12:17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새누리당 총선 공천방식을 놓고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공개석상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서 최고위원과 설전을 벌이던 김 대표가 회의를 박차고 나갔고,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 모습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18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처음 마이크를 잡은 건 원유철 원내대표였다. 통상 당 대표의 모두 발언 이후에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이어지지만 김 대표가 발언을 하지 않았고, 이어 서청원 최고위원도 발언을 미뤘다. 당 대표가 최고위원회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무성-서청원 서로에게 "용납하지 않겠다"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의 충돌은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난 회의 말미에 벌어졌다. 앞서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공천심사기준 발표에 반발하는 김 대표를 비판하자 김 대표가 재반박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이한구 위원장의 공천심사 기준 발표에 관해 "당 대표로서 공관위가 당헌당규의 입법취지에 벗어나거나 이 최고위원회에서 의결된 공천룰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해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도 이를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 공천과정에서는 과거에 있었던 몇 명 쳐내고 자기사람 심기 이런 공천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서 최고위원은 "공천관리위도 합의된 내용을 말하고 그걸 최고위에서 걸러야 하는데 (지도부와 갈등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김 대표가 지금 얘기한 것처럼 '용납하지 않겠다' 말하면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또 "공관위에서 합의해서 최고위에 올리도록 하라. 그간 못한 건 황진하 사무총장 당신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서 최고위원은 이어 "김 대표는 공개해서 할 말과 공개 안 할 말 구분하라고 항상 말하는데, 그래놓고 오늘 공개적으로 그런 비판을 하길래 나도 한마디 한다"라며 "그런 얘기는 하면 안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김 대표는 또 다시 "똑같은 말 반복시키는데, 공관위가 당헌당규 벗어난 행위는 절대 용납 안 하겠다"라고 반발했다. 다시 서 최고위원이 "대표의 그런 언행도 용납 안 하겠다"라고 물러서지 않자 김 대표는 "그만하세요"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전략공천'과 '상향식 공천' 충돌, 친박계 김무성 압박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도중자리를 뜨고 있다. 오른쪽은 서청원 최고위원과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황진하 사무총장. ⓒ 남소연


김 대표가 회의장 밖으로 나가고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이) 잘 돌아간다, 국민들이 보고있는데 당 지도부가..."라고 비난했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막가파식 공중전을 통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면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라며 공천관리위원회와 김 대표의 갈등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를 집중적으로 압박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와 공천룰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것이야말로 혼란,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이인제 최고위원은 "공관위가 독자적으로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당헌당규의 정신"이라며 "왜 충돌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갈등 양상은 앞서 이한구 위원장이 공관위 회의를 거쳐 우선추천을 광역시도별로 1~3곳 할 수 있다는 방식을 밝힌 것에서 시작됐다. 사실상 전략공천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김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한 '상향식 공천'과는 정면으로 대치된다.

이에 김 대표는 이 위원장의 안을 받을 수 없다고 제동을 걸었고, 이에 이 위원장이 "당 대표에게도 공천을 주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러지 않으면 콘트롤이 안 된다"라고 말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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