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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연대 기대감' 울산 북구·동구, 반전 노린다

[분석] 야권연대 기대감 팽배... 새누리당 후보들 간 고발사태 이어져

등록|2016.02.18 14:50 수정|2016.02.18 14:50

▲ 민주노총 울산본부 최용규 수석부본부장, 권오길 본부장, 이창규 사무처장(왼족부터)이 2월 18일 오전 10시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진보후보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박석철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있는 노동자의 도시 울산 북구·동구의 분위기가 4·13 총선을 55일 앞둔 현재,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민주노총과 정의당, 노동당 및 진보 무소속(민주와노동) 후보들이 연일 연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노동자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 자극의 배경은 이 지역 대기업 노동자와 수 많은 협력업체 노동자들 사이에 "정부의 노동개혁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데 있다.

당초 이 지역에서는 "4·13 총선에서 야권이 무기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진보정당 후보들이 난립되는데다 울산에서 제 1야당으로 부상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완주 의지를 보이기 때문. 따라서 한 명의 후보로 귀결될 새누리당에 야권이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것.

하지만 총선일이 다가오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민주노총과 진보정당의 의지가 강하게 표출되면서 이 지역 주류를 이루는 노동자들 사이에 진보후보 단일화에 대한 열망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다 새누리당 후보들 간 공천 경쟁이 치열해 고발사태가 이어지고, 연대가 불투명한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노동개혁에 미흡하게 대처한 점 등 때문에 파급력이 약할 것이라는 진보진영과 노동계의 자체 분석도 분위기 반전에 작용했다.

총선 앞두고 노동개혁에 맞서는 분위기 팽배

현재 울산 6개 지역구 국회의원을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6개 지역구에 모두 16명의 후보들이 공천을 신청해 경쟁이 치열하다. 이중 북구에서는 윤두환 전 국회의원과 강석구 전 북구청장, 그리고 박대동 현 의원 등 3명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구에서는 안효대 현 의원이 단수로 공천을 신청했다. 북구의 경우 박대동 의원과 윤두환 후보가 국도 7호선 확장사업의 치적을 놓고 고발전을 벌이면서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6개 지역구에 7명이 공천을 신청했는데, 북구는 이상헌 시당위원장이 단수로 공천을 신청한 반면, 동구에서는 손삼호 시당부위원장과 이수영 동구지역위원장이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진보진영은 북구의 경우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과 윤종오 전 북구청장이 출마한 상태며, 동구에서는 노동당의 이갑용 전 동구청장과 무소속(민주와노동) 김종훈 전 동구청장이 출사표를 던져 현재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동구의 경우, 3선을 노리는 새누리당 안효대 의원이 현대중공업 간부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정부의 노동개혁 강행 및 노조와 회사 간 분쟁의 현 상황과 맞물려 분위기가 좋지만은 않다.

역설적으로 이같은 새누리당 내 분위기는 노동계와 진보정당의 연대 의욕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진보 후보들과 노동계는 연일 노동개혁에 맞서는 공약과 정책을 내 놓으면서 노동자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총의 진보후보단일화에 대한 요구가 강하다. 지난 1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5만 조합원 총투표로 진보후보 단일화를 이룰 것을 촉구했던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18일 다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를 대변할 정치인을 반드시 만들어내기 위해 민중단일후보를 반드시 성사시킬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민주노총은 진보후보들의 후보단일화 방식을 오는 28일까지 확정한 후 3월 10일부터 5일간 투표해 늦어도 3월 15일까지는 마무리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총투표에는 조합원 5만여 명과, 민주노총 소속은 아니지만 동구 현대중공업 노조 1만7000여 명이 참여토록 해 노동자 후보에 대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는 계획이다.

울산 동구와 북구 진보 후보들, 강한 연대 의지 보여

진보후보들의 연대의지도 강하다. 북구에 출마한 정의당 조승수 후보 측은 "윤종오 후보측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으며 반드시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했고, 무소속(민주와 노동) 윤종오 측도 "조속히 단일화를 성사시켜 현 정권과 새누리당의 노동개악에 맞서 북구 주민과 노동자를 위해 뛰어야할 때"라고 의지를 보였다.

동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노동당 이갑용 후보는 "정부의 노동개악을 공세적으로 막아내고, 울산 동구 선거구의 전략지역구 선정과 당력 집중으로 노동자 국회의원을 당선시킬 것"이라며 연대의 가능성을 밝혔다.

무소속(민주와노동) 김종훈 후보도 "이번 만큼은 반드시 진보후보 단일화를 통해 노동자에게는 쉬운해고와 임금삭감을 강요하는 새누리당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양측은 진보후보단일화를 위해 지난 12일과 15일, 두 차례 실무 접촉을 가진데 이어 오는 23일 낮 12시 현대중공업중노조에서 만나 단일화를 위한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 투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북구 이상헌 시당위원장과, 동구에서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수영 동구지역위원장 및 손삼호 시당부위원장이 모두 완주의지를 보이면서도 진보후보들과의 연대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더민주당 울산시당 측은 "후보들이 모두 완주 의지가 강하고 중앙당에서도 진보 후보들과의 연대 지침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지역당 사정과 후보들의 의지에 따라 연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진보후보간의 단일화가 성사되어도 더불어민주당과의 최종 야권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하지만 진보진영에서는 이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진보진영 한 인사는 "북구 현대자동차 조합원 4만여 명과 협력업체 조합원 수만 명, 동구 현대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 조합원 2만여 명과 하청노동자 5만여 명의 현재 심정을 잘 알아야 한다"며 "노동개악이라는 현실에 직면한 이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하겠나"고 되물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의 연대로 한 명의 야권후보가 나서면 최적이겠지만, 이곳 노동자의 도시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으로 향하는 보수층의 표도 함께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연대가 성사되지 않아도 진보진영이 불리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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